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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네, 나연이 날 좋아하는 거 눈 달린 사람은 다 안다고……, 근데 나랑 나연이……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거든요.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믿지 않아요.”

그는 정말 억울했다.

타임머신이 있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딸기 농장에서 ‘질투 유발 작전’을 펼쳤던 자신을 한바탕 두들겨 패고 싶었다.

‘어떻게 그렇게 수준 낮은 방법을 생각해 냈을까?’

이서가 물었다.

“하나는, 상언 씨가 나연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안 믿는 거예요, 아니면 나연이가 상언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안 믿는 거예요?”

이상언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네? 뭔…… 차이가 있나요?”

“물론 차이가 있죠.”

이서가 진지하게 얘기했다.

“상언 씨는 여자 마음을 너무 몰라요. 나연이 상언 씨를 좋아한다면, 상언 씨가 나연에게 마음이 있든 없든, 하나는 계속 이 상황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둘이 함께 있는 모습도 직접 두 눈으로 봤으니…….”

“하지만 그건…….”

이서는 손을 흔들었다.

“설령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할지라도 마음이 께름한 건 어쩔 수 없어요. 게다가 더 큰 함정은…….”

“함정이요?”

“나연이 상언 씨를 좋아한다는 거예요.”

“…….”

“게다가…….”

이상언은 울상이 된 얼굴로 말했다.

“또 있어요?”

“네.”

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연, 하나 이름도 비슷한데다, 나연이 한참 어리고…….”

“네? 이름이 완전 다른 데…….”

이상언의 입술 근육이 부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여자는 그래요. 별 거 아닌 포인트에도 예민하게 받아들일 때 있거든요.”

이상언의 당황한 표정을 본 이서가 말을 이었다.

“상언 씨, 설마 여자친구 처음 사귀는 건 아니죠?”

“그건 아닌데…….”

전에도 여러 차례 연애를 했지만, 모두 가볍게 만난 사이였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여자 쪽이 이상언의 비위를 맞추려고 갖은 노력을 해 왔었다.

임하나는 그가 처음으로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여자였다.

“나 어떻게 해야 하죠?”

이상언은 속수무책이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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