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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지환은 이천이 전화를 끊고 나서야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는 먼 곳의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하은철의 시체를 봐야지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두운 밤하늘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튿날.

잠에서 깬 이서는 지환과 함께 아침을 먹은 후 회사에 출근했다.

하은철이라는 방해꾼이 사라지자, 이서는 하루하루 기분이 상쾌해졌고, 자신이 직장 생활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느꼈다.

회의할 때, 사람들이 파리 떼처럼 윙윙거리는 것을 듣던 이서는 이 일을 지환에게 맡기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지환 씨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

‘어쨌든 전에 말한 것처럼 간단한 신분을 가진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이 문제를 생각하자, 이서의 이마가 서서히 아파져 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관자놀이를 꽉 눌렀는데,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피부를 통해 혈관을 파고드는 듯했다.

“윤 대표님.”

새로 부임한 비서가 들어오자마자 이서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고 긴장한 듯 물었다.

“괜찮으세요? 제가 의사를 불러올까요?”

이서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김하늘에게 집중하려 애썼다. 그러자 고통이 점점 감내되는 듯했다.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김하늘을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무슨 일 있어요?”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낀 김하늘이 이서의 얼굴을 살폈다.

그녀의 얼굴을 무서울 만큼 창백했으며, 백지장보다 더 하얗게 변해 있었다.

“윤 대표님, 병원에 모셔다 드릴까요?”

“아니에요.”

이서가 손을 흔들었다.

“곧 괜찮아질 거예요.”

‘지환 씨의 신분이 뭔지 생각하지만 않으면, 곧 괜찮아질 거야.’

이서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김하늘은 그녀가 생기를 되찾는 것을 보고서야 안심하고 말했다.

“윤 대표님, 밖에 어떤 분이 오셨는데, 스스로를 심소희 씨의 동생이라고 했습니다. 대표님을 만나 뵐 일이 있다는데, 한 번 나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서가 눈을 감았다.

“심태윤인 모양이네요.”

“네, 심태윤 씨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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