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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심태윤이 몸을 일으켰다.

“아니요, 그쪽이 해야 하는 대답은 ‘그렇게 할게요’였어요.”

“됐어요,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 봐야겠어요.”

“윤 대표님.”

그가 A4 용지 한 장을 꺼내어 이서에게 건네주었다.

“제 전화번호예요. 3일이라는 시간을 드릴게요. 3일 후에는 제가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심태윤은 이 말을 끝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이서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심태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그는 심씨 가문이 진심으로 소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파악했기 때문에,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서를 찾아와 이렇게 오만방자한 요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점심때, 이서와 함께 식사하던 하나가 그녀의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것을 보고는 궁금해서 물었다.

“왜 그래? 오늘 음식이 입맛에 안 맞아?”

이서는 아침에 있었던 일을 간단히 말했다.

“그래서, 소희를 스파이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거야?”

모든 이야기를 들은 하나도 심태윤이 아주 영악하고 총명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일이 단 하루 만에 일어났다니.’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걸 알아차린 걸 보면, 영악한 사람인 게 분명해.’

“지금으로서는 심태윤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

“하긴, 우리는 어제만 해도 심씨 가문의 고택에 있었잖아. 만찬일 뿐이었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었어. 심 대표님 내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소희가 돌아온 걸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더라니까?”

“만약 심태윤이 정말로 심씨 가문 사람들을 찾아간다면, 분명히 소희가 네 스파이라는 것에 힘을 실어줄 사람이 나타날 거야.”

“증거가 있는지 없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어떤 사람은 그걸 빌미 삼아서라도 소희를 쫓아내려 할 테니까.”

하나가 말했다.

“맞아, 그래서 나도 지금으로선 그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하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는 걸까?”

“분명히 있긴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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