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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모르는 척 해

무진이 대표실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손건호가 들어와서 편지 한 통을 건넸다.

“보스, 누가 익명의 편지를 보스의 차량 와이퍼에 끼워 놓고 갔습니다. 편지에 ‘대표님 친전’이라고 쓰여 있고요. 편지는 제가 이미 한 차례 스캔해 보았는데, 별다른 위험한 사항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편지입니다.”

손건호가 차분한 음성으로 설명했다.

무진이 편지를 받아 봉투 앞면을 보니 역시 ‘강무진 친전’이라고 적혀 있었다. 글자는 인쇄되어 있어서 누가 보냈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편지를 보낸 이가 상당히 신중한 성격 같다.

무진이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린 채 봉투를 뜯었다.

안에는 다른 시간 대에 찍힌 7~8장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모두 성연과 곽연철이 만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

사진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다지 친밀한 동작을 드러내고 있지도 않았다.

무진은 이 사진들을 자신에게 보낸 이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편지를 보낸 이는 이 사진 때문에 사이가 벌어질 만큼 자신과 성연 사이의 감정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게다가 이전부터 성연과 곽연철이 알고 있었다면 만나는 게 별로 이상할 것도 없을 텐데.

오히려 이 사진을 보낸 이의 속셈이 무엇인지 도시 알 수가 없다.

이 사람은 이간계를 쓰려는 게 분명했다. 자신과 성연을 이간질하고 두 사라의 감정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으로.

그러나 그건 불가능한 일, 무진이 믿을 리가 없으니 말이다.

또한 성연이 자신의 뒤에서 이런 일을 할 리가 없고.

곁에서 사진을 들여다 본 손건호의 눈에 깜짝 놀란 빛이 어렸다.

“작은 사모님과 제왕그룹 곽연철 회장이잖습니까? 이게…….”

사진만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없지만, 남녀 두 사람이 이런 은밀한 장소를 드나드는 것 자체가 의심받기 좋은 일이다.

이 사람은 사진들을 이용해서 자기 보스가 사모님을 오해하게 만들 생각인 게 분명했다.

손건호는 얼른 보스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다. 하지만 아주 침착한 보스의 표정을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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