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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다

성연이 응급차로 병원에 들어가는 장면도 미행하던 강진성의 수하에 의해 모두 찍혔다. 거의 사진 한 장 찍을 때마다 위치를 바꾸며 아주 은밀하게 촬영하는 솜씨를 보니, 이런 도촬 일을 한 지 오래된 전문가가 분명했다.

하지만 성연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수액을 맞고 약을 처방받은 후에 성연은 집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별일 아니었는지 지금은 성연의 안색이 많이 좋아진 상태였다.

성연은 스스로 자신의 맥을 짚어 보았다. 역시 병원과 같은 결과, 음식을 잘못 먹었을 뿐이다.

성연 역시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강진성이 들고 온 인삼을 할머니가 먹은 게 아니어서.

할머니 같은 노약자가 먹고 조금 전 자신 같은 복통을 앓았다면 아마 생명이 위독했을지도 모른다.

강진성을 생각하던 성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 마음을 고쳐먹은 게 아닐까 생각하다니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

막 집에 돌아온 성연은 대문 앞에서 마침 퇴근하고 오던 무진과 맞닥트렸다.

성연을 보자 무진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오직 성연 한 사람만 담은 듯한 눈으로 성연을 그윽하니 바라보았다.

성연도 무진을 보고 반갑게 맞이했다.

“무진 씨, 퇴근했군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아래로 옮기던 무진은 성연의 손에 의료용 테이프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어두워진 안색으로 무진이 성연의 손을 들어올리며 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잡힌 손을 얼른 내린 성연이 반대쪽 손으로 집안으로 무진을 잡아 끌었다.

“들어가서 설명할게요.”

성연에게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는 내내 테이프가 눈에 거슬린 무진은 팽팽하니 입술을 꽉 다물었다.

방금 침을 맞은 탓에 테이프 위로 피가 약간 배어 나와 있었다.

거실로 들어와 소파에 앉은 후, 강진성이 선물이라고 인삼이 든 상자를 가져온 일을 얘기했다.

조금 전의 상황을 떠올린 성연은 이제서야 겁이 나기 시작했다.

“다행히 내가 먹었기에 망정이지, 할머니와 고모가 드시기라도 했다면…….”

성연의 설명을 듣던 무진의 표정이 바로 차갑게 바뀌었다.

“강진성이 감히 이런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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