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은 겨우 하루 반 걸려 해독제 제조를 끝냈다.하지만 그녀도 일주일 후에야 무진과 연락이 닿았다.역시 변장을 한 후에 무진과 만나기로 약속했다.성연은 무진과 만날 때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옷을 입었다.다행히 겨울이기도 해서, 터틀넥 스웨터에 장갑을 껴서 원래 모습과 관련된 어떤 특징도 드러내지 않았다.어쨌든 무진과 아침저녁으로 오랫동안 함께 지냈기 때문에, 그녀는 여전히 무진이 알아차릴까 봐 걱정이 되었다.해독제를 챙긴 성연은 처음 만났던 그 카페에 가서 무진을 기다렸다.무진이 곧 도착했다.성연은 나무상자에 담긴 알약을 무진에게 건넸다.“강 대표님, 당신이 원하던 물건이 바로 안에 있습니다. 이 알약은 많은 진귀한 약재가 사용되었으니, 조금씩 사용하는 거 잊지 마세요. 다 없어지지 않도록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며칠 더 기다려야 해요.”무진은 정중하게 약 상자를 받은 후 양복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고 선생님, 걱정 마세요. 약을 잘 받았습니다. 이번 일은 정말 당신을 귀찮게 했습니다.”“천만에요. 돈을 받고 해주는 일인데, 당연한 거죠.” 성연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말했다. “약은 내가 이미 줬어요. 나중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직접 연락해도 돼요. 별일 없으면 갈게요.”그녀는 막 걸어서 가려고 하는 순간,무진이 불러 세웠다.“고 선생님, 이 일을 도와주셨으니 제가 식사에 초대하고 싶습니다.”성연은 무진의 부탁을 바로 완곡하게 거절했다.“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제가 잠시 일이 있어서 당신과 함께 식사할 수 없을 것 같네요.”그녀는 무진의에 곁에 오래 있으면 노출될까 봐 걱정했다.고 선생이라는 신분으로 무진과 너무 많이 접촉하고 싶지 않았다.무진이 정말 뭐라도 발견하게 되면, 그땐 정말 제대로 설명하기 힘들었다.그리고 직접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했다.만약 정말 드러나기라도 한다면 난감하기 그지없는 장면이 충분히 상상이 되었다.그리고 성연은 떠나기 전에 자신의 외부 신분에 관해 어떤 것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드러나
성연이 이미 여러 차례 거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진은 끈질기게 초대했다.성연이 그와 밥을 먹지 않는 한 그만두지 않을 태세다.성연은 마음속으로 다른 여자에게 밥 사주는데 왜 이리 열심인 건지 욕을 퍼부었다. 성연은 좀 불쾌했다. 물론 얼굴에는 드러내지 않은 채.무진의 이런 행동은 마치 마음속에 박힌 가시처럼 그녀를 불편하게 하지만 그 느낌이 그리 분명하지는 않았다.무진은 성연의 가라앉은 기분을 느꼈지만 모르는 체했다.무진이 계속 말했다.“고 선생님, 이 옆에 마침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맛도 괜찮더군요. 가서 먹어 보시죠.”무진은 아주 저자세라고 말할 정도로 태도를 낮추었다.성연을 제외하고는 누구 앞에서도 이런 말투로 말을 해 본 적이 없었다.성연은 마음속으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고 선생이 무진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무진은 고 선생을 유난히 특별하게 대했다.성연은 그가 재삼 설득하는 것을 보고도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성연은 무진과 함께 식당으로 걸어갔다.손건호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식당 룸에 도착하면 손건호는 밖에 있고 무진과 성연은 안에 있다.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성연은 갑자기 말했다.“대표님 비서도 함께 식사하도록 하지요. 어차피 수저 한 쌍 더 놓는 것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세요?”성연은 만약 손건호도 함께 한다면 무진의 주의력이 내내 자신에게만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면 드러날 확률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성연은 이런 제안을 했다.누가 알았겠는가, 말을 듣던 무진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나 한순간에 그의 얼굴색이 다시 평소처럼 회복되며 담담하게 말했다.“손 비서는 나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가 불편하게 생각할 테니, 고 선생님은 그를 신경 쓰시지 않아도 됩니다.”차분한 표정의 무진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무진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성연은 바로 느낄 수 있었다.기분이 좋지 않은
무진은 평소에 담백한 음식들 위주로 먹는데 방금 그가 주문한 음식들은 모두 자극적이었다.무진과 같은 사람들은 건강에 주의하기 때문에 성연은 좀 의심스러웠다.동시에 그녀는 무진이 자신을 떠보기 위해 주문한 것이 아닌가 추측했다.그래서 마음이 조마조마한 성연이 물었던 것이다.만약 그녀가 무진을 의심하게 하지 않았다면, 기껏해야 마음대로 이야기를 나눴을 뿐, 무진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그 말을 듣던 무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미안합니다. 무의식 중에 내 약혼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시켰네요. 만약 고 선생님이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시 주문하겠습니다.”성연의 마음속에 기쁨이라는 감정이 마구 솟아올랐다.그러나 무진이 눈앞에 있는 관계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얼굴 표정도 바꾸지 않은 채 성연은 차분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먹을 수 있습니다. 번거롭게 바꾸시지 않아도 됩니다.”무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거의 주문을 다한 것을 보고는 메뉴판을 덮고 종업원에게 건넸다.성연은 턱을 괴고 테이블 위에 새겨진 꽃무늬를 무료하게 바라보았다.지금 그녀는 무진과 함께 한 공간에 있었다.도저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분위기가 좀 경직되었다.말이 많아지면 실수도 많아진다는 원리에 따라 성연은 자연히 입을 열지 생각이다.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평소에 마음이 초조하거나 심심하거나 긴장하면 작은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성연이다.게임의 세계에 몰입하면 모든 고민을 잠시 잊을 수 있다.그녀는 스테이지를 통과할 때의 스릴을 즐겼고, 난이도 높은 게임을 하며 자신의 정복욕을 자극했다.성연은 머리를 파묻은 채 게임에 몰두했다.무진은 맞은편의 그녀를 바라보았다. 특히 게임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무진의 눈동자는 더욱 어두워졌다.무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바로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무진의 시선이 흔적 없이 성연의 몸으로 향했다.뜨거운 무진의 눈빛을 성연이 눈치 채지 않을 수
중도에 무진은 화장실에 갔다가 전화를 걸어 성연이 집에 있는지 물었다.그러자 집사가 대답했다. “도련님, 잊으셨습니까? 사모님은 아직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하고 계십니다.”무진이 눈살을 찌푸렸다.“이렇게 늦었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까?”집사가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고 말했다.“아직 30분 정도 남았습니다. 평소에 운전기사가 2시간 늦게 모시러 갑니다.”무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그의 마음속에 황당한 생각이 하나 들어왔다.고 선생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성연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또 감히 확신하지 못했다.성연을 쉽게 떠볼 수도 없고.만약 자신에게 들킨 성연이 자신을 떠날까 봐 겁이 났다.그는 성연에게 많은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캐보지 않았다.성연이 떠날까 걱정하는 가장 중요한 까닭이다.그러니 차라리 모른 척하는 게 낫다.무진이 눈앞의 스크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단지 방금 고 선생과 함께 있으면서 점점 더 그녀가 성연같이 느껴졌다.마음이 좀 어수선하다.똑똑똑-화장실 문에서 가벼운 소리가 들려왔다.무진은 모든 감정을 가라앉히고 큰 소리로 말했다.“들어와.”무진의 대답을 들은 손건호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그리고 무진 앞에 공손히 서서 불렀다.“보스.”무진이 눈을 들어 그를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손건호는 바로 말했다.“경비원이 고 선생님이 준 해독제를 먹고 벌써 회복되습니다.”무진의 눈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는데, 뜻밖에도 그렇게 빨리 회복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니나 다를까 명의의 제자는 명불허전이다.무진이 물었다.“경비원이 뭐래?”손건호가 말했다.“경비원이 말하길, 강상철, 강상규 쪽 사람들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죽어도 아까울 것이 없다. 뜻밖에도 감히 당신에게 손을 대다니요. 보스, 지금 이미 유용한 소식을 들었으니 그가 약간의 처벌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경비원의 역할이 아직 크긴 하지만.그러나 무진에게 닥
성연은 차에서 내려 무진과 함께 연구소로 돌아갔다. 무진이 떠난 뒤에 그녀의 얼굴은 평온과 냉담함이 사라지고 초조한 빛이 가득했다.그녀는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교복을 꺼내 갈아입고 화장을 지우고 청아한 작은 얼굴을 드러냈다.위장한 그 옷을 벗어버린 성연은 문을 열고 곧 떠나려 했다.연구소 직원 한 명이 자료를 가지고 입구로 오는 것이 보였다.성연을 본 직원의 눈이 반짝였다.“보스, 계셨어요? 마침 제가 여기에 모르는 곳이 있습니다. 좀 가르쳐 주실 수 있습니까?”“오늘은 일이 있으니 다음에 하자.” 성연은 말을 마친 후 발걸음이 멈추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그 직원은 제자리에 서서 성연의 뒷모습을 보고 다소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 문제는 그를 며칠 동안 곤경에 빠뜨렸는데, 가까스로 보스를 만났건만 결국 버려졌다.그가 슬퍼하는 것을 2초도 기다리지 않고, 한 사람이 뒤에서 그의 어깨를 잡아당겼다.“무슨 어려운 문제야? 형님에게 보여줘. 저렇게 바쁜 보스를 방해하면 안 돼지.”직원이 콧방귀를 뀌었다.“네가 할 수 있으면, 내가 그렇게 한 문제에 매달려 있었겠어?”말이 끝나자 그는 자료를 들고 떠났다. 다른 직원은 그 모습을 보며 하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따라갔다.성연은 연구실에서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쉬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그녀는 차가 뒤집히기라도 하는지 줄곧 운전사에게 빨리 하라고 재촉했다.운전사는 그녀가 그렇게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감히 지체하지 못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엠파이어 하우스로 갔다.이 운전사는 여전히 성실해서 평소 성연이 집에 도착할 때보다 시정이 절반으로 단축되었다.그녀는 돈을 더 주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집안으로 들어갔다.힐끗 훑어보니 거실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본 성연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무진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소파에 앉자마자 집사가 다가와 물었다.“작은 사모님, 야식을 드시겠습니까? 오늘 밤 야식은 무엇을 준비할까까?”성연은 자신이 방금 무진과 먹었
무진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성연은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핸드폰 화면을 넘기면서 만둣국을 홀짝홀짝 먹고 있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인다.그러나 무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걸어가서 성연의 휴대전화를 채어 갔다.온라인 기사를 보고 있던 중에 갑자기 무진이 폰을 뺐어가니, 성연의 얼굴에 짜증이 묻어났다.“무진 씨, 뭐 하는 거예요?”무진은 성연의 뺨을 쥐었다.그의 동작은 가볍지 않았다. 곧 성연의 볼에 붉은 자국을 남겼다. 이 동작은 일종의 징벌의 의미가 있다.성연은 뺨이 아팠다. 얼굴을 가리고 눈에 생리적인 눈물이 맺혔다. 눈물이 눈가에 맴돌았다. 떨어질 듯 말 듯 불쌍해 보였다.무진은 마음이 약해지지 않은 채 화면을 끄고 휴대폰을 다른 쪽에 놓았다.자신은 성연의 옆에 앉았다.성연은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의자를 들고 좀 멀리 떨어져 고개를 숙이고 만둣국을 먹었다.무진이 어쩔 수 없이 말했다.“어쨌든 넌 의술을 한다는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 핸드폰을 보는 게 눈에 좋지 않다는 것을 몰라? 응?”그 이유를 듣고 성연은 어이가 없었다.“무진 씨, 당신 방금 영감님 같은 소리 한 거 알아요? 난 어쨌든 성인인데 가끔 놀면 어때서? 게다가 그동안 내가 그렇게 바빠서 놀면서 긴장을 풀고 싶었는데, 당신은 아무 말도 없이 손을 댔어!”성연은 가슴이 답답해서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돌아갔다. 그리고 고소하는 눈빛으로 무진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오래 허둥지둥 일하며 애써 도와줬건만, 이런 작은 자유마저 박탈하다니.‘나는 뭐 쉬운가?’“나는…….”무진은 단지 집안의 어린이들에게 좋은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성연의 반응이 그렇게 격렬할 줄은 몰랐다.성연은 계속 머리를 묻고 그릇에 있는 만둣국을 재빨리 먹었다.입에 만두를 물고 있는 그녀의 동작은 매우 무거워서 마치 만두에게 분풀이를 하려는 것 같다.강씨 집안 요리사의 솜씨는 아주 좋아서 작은 만두 속의 재료가 아주 꽉 찼다.“맛이 신선하고, 성연은 원래 무진을 초
다음 날, 안금여는 회사에 갔다. 월요일은 회의와 총결산이 있는 날이었다.지난 한 주간 내내 무진은 자취를 감추었고, 무진이 자리를 비운 동안에 안금여가 관리해 왔다.회사의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들 뒤에서 이에 대해 떠들어댔고, 온갖 버전의 말들이 쏟아졌다.안금여도 들었지만 못 들은 척했다. 사람들이 떠들고 싶은 대로 떠들라고 내버려 뒀다.평소에 강상철과 강상규는 시늉만 하다가 회의가 끝난 후에 자신들의 의견을 말했다.그러나 오늘은 아예 대놓고 자신들의 목적을 바로 말했다.“회장님, 회사 대표 자리가 일주일이나 비어 있습니다. 이제 적당한 사람을 찾아 회사를 맡아 관리하게 해야 합니다. 옛말에도, 나라에는 하루라도 왕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 내 많은 사람들이 회장님 결단만 기다리고 있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 강상철이 먼저 의견을 제시하며 선전포고를 했다.무진의 사고 있은 후로 이미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무진에 관해서는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강상철, 강상규 쪽에서 파견한 수하들도 별다른 소식을 얻지 못했다.그 말은 강무진이 어쩌면 정말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설령 강무진의 수단과 능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말이다.결국에는 자신들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무진이 없는 지금, 큰 집은 안금여 늙은이 혼자였다. 강상철과 강상규는 당연히 두려움을 상실했다. 큰 집의 입장 같은 건 봐줄 생각 없이 대담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말했다.주주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무진이 나타나지 않은 지 일주일이 지나며, 안금여의 관리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강상철, 강상규는 모든 주주들이 자신들의 편에 설 것이라고 자신했다.그래서 강상철과 강상규는 회의 절차 같은 건 신경 쓰지도 않은 채 그런 말을 한 것이다.“업무보고를 위해 많은 부서장들이 아직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업무 보고 끝나고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안금여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강상철,
회장 안금여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자, 당연히 아무도 믿지 않았다.그저 안금여가 자기 마음대로 강무진의 자리에 앉힐 사람을 찾았다고만 생각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무진 대표가 없으면 큰 집의 권위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안금여가 아무리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해도 대체를 바꿀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상석에 앉아 있던 안금여는 저들의 반응을 눈에 담으며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찰칵-누군가 회의실 문을 열었다.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보았다.검은 슈트 차림의 무진이 사람들 앞에 서 있었다.비서 손건호가 여전히 그의 곁을 지켜 선 채로.그 모습을 목격한 회의장 내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강무진 대표, 차가 강에 추락하면서 살아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구조대원들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까?”“근데 어떻게 멀쩡한 모습으로 여기에 나타난 거지요?”“안금여 회장은 강무진 대표가 살아 있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도, 일부러 여태까지 숨긴 채 이때를 기다렸던 걸까요?”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제각각 달랐다.다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중, 가장 놀란 이들은 당연히 강상철과 강상규 쪽 사람들이었다.강상철과 강상규의 눈에 충격의 빛이 가득했다. 강상규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네가 어떻게 아직도 살아 있어?”분명히 처음부터 무진이 행방을 쫓아 많은 사람들을 파견했지만, 무진의 그림자도 찾을 수 없었다.모든 수색과 조사에서 강무진은 이미 죽은 것이 확실하다고 결론을 지었다.게다가 시신도 찾을 수 없었다.그때, 강상철과 강상규 모두 속이 다 시원함을 느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강무진만 없으면, 큰 집은 쓰러지고 말 테니까.그리고 자신들이 회사를 물려받는 것도 시간문제일 테니까.그런데 지금, 강무진이 멀쩡한 모습으로 자신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이걸 자신들이 어떻게 받아들인다는 말인가?애초에 수하들에게 수색 범위를 넓혀 강무진을 찾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