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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여자애

고개를 끄덕여 알았다는 표시를 한 무진이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덮었다. 그리고 먼저 위층으로 올라가 방에서 목욕가운으로 갈아입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고개를 들던 성연이 앞을 쳐다본 채 그 자리에 못박힌 듯 멈춰 섰다.

무척 키가 큰 무진의 이목구비는 빼어나게 아름다웠다. 검은색 목욕가운과 대비를 이루며 하얀 피부가 더욱 두드러졌다. 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다비드 상 같았다.

선명하게 갈라진 복근이 가운 아래에서 슬쩍 보였다.

하늘이 오직 강무진만 편애한 듯하다.

넓은 어깨에서 잘록한 허리로 이어지는 역삼각형의 몸은 섹시함의 극치를 달린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이 남자의 외모와 몸매는 정말 최고였다. 사람을 마구 홀린다.

이 모습을 평범한 사람이 보았다면 분명 버티지 못할 것이다.

절제력이 뛰어나다 자부하는 성연조차 하마터면 마음을 뺏길 뻔했으니까.

힘껏 자신의 볼을 두드리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지금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으니 멍청하게 굴면 안된다고 재차 자신을 다그쳤다.

“와서 누우세요.”

성연이 침대 위를 톡톡 두드렸다.

무진은 성연의 말을 좇아 침대에 누웠다.

숨을 죽인 채 은침을 꺼낸 성연이 손을 내밀어 무진의 가운을 걷어 올렸다.

먼저 무진의 상처 부위를 확인한 다음, 침을 놓을 위치를 판단할 것이다.

어느덧 목욕가운이 허벅지까지 걷어 올라갔지만, 무진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그런데 오히려 성연이 왠지 볼이 뜨끈뜨끈해지더니, 귀 뒤편에도 열기가 오르는 게 느껴졌다.

가벼운 헛기침 소리와 함께 잡념을 떨친 성연이 무진의 다리를 세세하게 훑었다.

무진의 신체 비율은 원래부터 좋았다. 고르게 근육이 잡힌 두 다리가 곧고 길게 뻗어 있었다. 하지만 무릎 부위의 상처가 선명했다.

심하게 다쳤던 것 같은 상처는 아주 오래되었다.

완벽한 미옥에 흠집이 난 것 같아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무진 또한 줄곧 성연의 표정을 관찰하고 있었다.

성연이 어떻게 다쳤는지 등 자신의 상처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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