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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누가 견딜 수 있어

송씨 집안의 일은 무진에게 맡기는 게 확실히 더 타당할 터.

그에 대해 안금여 또한 이견이 없었다.

원래 오늘 방문한 것도 무진이 얼굴이 보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차를 한 잔을 나눈 뒤, 안금여가 돌아갔다.

바쁜 가운데 잠시 짬을 낸 집사가 거실에 앉아 있는 무진에게 다가왔다.

“도련님, 저녁에는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무진의 입은 그리 까다롭지 않은 편이었지만, 집사는 매번 조리법을 바꾸어 영양이 풍부한 음식들을 만들어 주려 했다.

매번 물어본 후에야 주방에 신선한 식재료를 준비하게 하고, 또 몸을 보양하는 음식을 만들게 했다.

무진이 바로 대답했다.

“샤브샤브.”

‘샤브샤브?’

집사는 의아했다.

‘도련님이 한 번도 드셔 본 적이 없는 것인데?’

또 나이가 들어 귀가 약해진 게 아닌가 의심했다.

메뉴를 말한 무진은 집사가 여전히 제자리에서 꼼짝도 않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또 뭔가?”

“아닙니다, 도련님. 다시 한 번 확인하겠습니다. ‘샤브샤브’, 맞으십니까?”

무진이 똑똑히 들을 수 있도록 특히 ‘샤브샤브'를 강조하며 물었다.

“응.”

무진이 조용히 대답했다.

왠지 언짢은 듯한 기운을 느낀 집사가 잠시도 지체 않고 얼른 주방으로 달려 갔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성연은 식탁에 올려진 샤브샤브 용 화로를 보고 눈썹이 찌푸려졌다.

“오늘 저녁, 이거 먹어요?”

화로 옆에 앉아 있는 무진은 블랙 셔츠 차림이었다. 온몸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마치 인간계의 화식은 먹지 않는 듯, 김이 무럭무럭 나는 샤브샤브와 조금도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잘 먹는다고 해서.”

무진의 대답에 성연이 벙 쪘다. 잠시 후,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누구한테 들은 거예요? 이런 엉터리 정보라니. 가끔 한 번씩 먹으면 몰라도, 두 끼 연달아 먹으면 누가 견디겠어요?”

점심에 서한기와 먹었던 것도 아직 소화가 안되어 위가 불편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무진이 성연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식기를 세팅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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