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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의심

무진이 사무실 안을 한 바퀴 휘이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사무실이 이처럼 커도 몸을 숨길 만한 곳은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의 알반지를 돌리며 휠체어를 조작해 옆 사무실로 갔다.

“내 아내는?”

마침 티 룸에서 커피를 들고 나오던 차였는지, 비서의 손에 든 커피에서는 여전히 김이 나고 있었다. 무진의 말을 듣자마자, 비서가 바로 대답했다.

“사모님은 사무실에 계십니다.”

그런데 비서의 대답이 나왔을 때, 성연이 밖에서 들어왔다.

비서의 눈이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어, 안에 계시지 않았습니까?”

그녀가 왔을 때, 분명 문이 잘 닫혀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성연이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방금 커피를 끓이러 갔을 때, 향낭을 찾으러 나갔어요. 아까 밖에서 떨어트린 것 같아서요. 찾으러 나갔다 지금 오는 거예요.”

비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업무가 바빠서 매 순간 성연을 살피지 못하는 게 정상이었다.

성연이 다시 안금여의 사무실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비서 언니, 뭐 먹을 거 있어요? 배가 좀 고픈데요.”

성연이 홀쪽해진 배를 더듬었다. 아침을 조금 먹었더니 지금 배가 항의하고 있었다.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가져 준비해 오겠습니다. 뭐 드시고 싶은 게 있어요?”

비서가 얼른 대답했다. 없어도 만들어 줘야 할 판이다.

어린 사모님이 입을 열었다.

“그냥 아무거나 먹으면 돼요. 무진 씨는요? 뭐 먹고 싶어요?”

성연이 무진을 보며 물었다.

사무실 안 무겁게 팽팽하던 공기가 어느새 성연에 의해 가벼워졌다.

무진은 줄곧 성연을 관찰 중이었다.

상당히 침착한 모습의 성연이 자리에 앉아서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맞다, 당신, 회의 끝났어요?”

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회의 내용은 알아듣지도 못해.”

이미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무진은 회의실에서 휴대폰으로 전송되었던 ‘비상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때,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는 비서가 언뜻 보이자 무진이 입을 열어 지시했다.

“담백하고 간단한 음식들로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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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경
왜 연재가 않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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