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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누구도 만만하지 않아

송종철이 손을 휘두르는 순간, 성연이 재빨리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아챘다.

미미한 통증과 함께 팔이 흔들리며 저렸다.

송종철이 얼마나 힘을 줬는지.

성연의 눈이 깊이 가라앉았다. 차가운 비수를 품은 듯한 눈동자가 곧바로 송종철을 찔러왔다.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에 송종철은 무의식적으로 숨을 죽였다.

무섭도록 매서운 기세에 꼼짝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놀라 멍하니 입만 벌린 채 제자리에 앉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한순간 뭔가 휙 지나간 듯 성연은 금세 원래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몸으로 확실하게 느끼지 않았다면 착각이라고 생각할 뻔했다.

‘송성연, 이 아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불현듯 이 딸의 속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송종철이다.

시골에서 올라온 성연을 쉽게 휘두를 수 있다고 줄곧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몇 차례의 계략에도 한 번을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

설마 운이 좋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가 볼 때,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송종철의 마음속에서 점점 의심이 커져갔다.

이때 차가운 시선으로 송종철을 바라보던 성연이 입을 열었다.

“진짜 때리실려고요? 아무리 그래도 잠시간이지만 강씨 집안의 며느리예요. 제 뺨을 치는 건 강씨 집안의 뺨을 친 것이나 다름없어요. 저는 보잘것없지만, 강씨 집안은 다르지요. 아버지, 잘 생각하세요.”

조금 전 성연의 눈빛을 떠올리며 또 강씨 집안과의 여러 관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결론은, 누구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돈을 요구하려던 계획은 이렇게 또 다시 허사가 되고 말았다.

성연을 쳐다보니 화가 더 치미는지, 송종철이 연신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얼른 가, 가, 빨리.”

성연이 차문을 열고 내리자, 한시도 더 있고 싶지 않은 듯 송종철은 운전기사를 재촉해서 떠나버렸다.

이때, 강무진이 보낸 차가 서서히 성연의 앞으로 와서 섰다.

아까 전부터 계속 송종철의 차를 뒤쫓았던 차다.

경거망동 말라는 강무진의 지시를 받았던 터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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