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화 음흉한 속셈

강진성은 결국 성연을 욕 보이는 데 실패하고 분기탱천해서 떠났다.

안금여의 비서는 계속 나오려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안금여 측의 사람으로, 강씨 집안 전 회장이 있을 때 키운 사람이었다. 이후 줄곧 안금여 회장을 보좌해 왔기에, 자연히 둘째, 셋째 일가의 그 음흉한 속셈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러니 평소 회사에서 위세 떨기 좋아하던 강진성이 무참히 깨지는 장면에 속이 시원해지는 게 당연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는 것도 무지 힘들었다.

그녀는 이 어린 사모님이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보통 사람이 아니야.’

강진성을 만난 뒤, 성연은 단번에 회사 구경할 기분이 사라졌다.

이따가 강씨 집안의 또 다른 사람을 만날지 누가 알겠는가?

큰집 본가를 제외한 강씨 집안 사람들은 마치 미친 개처럼 사람을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물고 뜯으려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 성연은 한가하게 말다툼이나 할 시간이 없었다.

“돌아가요.”

성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작은 사모님, 구경 더 하지 않고요?”

비서의 물음에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서도 더 이상 묻지 않고 성연을 데리고 안금여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안금여의 사무실에는 아주 큰 소파가 하나 있었다.

마침 딱 성연이 바로 눕기 좋을 정도였다.

소파에 기댄 성연이 비서에게 말했다.

“여기서 나랑 같이 있을 필요 없어요. 가서 일 하세요. 난 신경 쓰지 말고요. 여기서 혼자 게임하면서 기다리면 돼요.”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필요하면 언제든 부르세요. 제 사무실은 바로 옆에 있습니다.”

말을 끝낸 비서가 곧장 나가며 친절하게 문을 닫아주었다.

부드러운 소파에 누워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던 성연은 귀를 세워 문밖의 동정을 엿듣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비서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 확실해지자, 성연은 일어나 책상 뒤로 갔다.

안금여의 컴퓨터 모니터가 아직 켜져 있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데스크톱으로 들어갔다.

컴퓨터 시스템을 켜려고 키보드 몇 개를 눌렀다.

그런데 암호가 설정되어 있어 비밀번호가 필요했다.

입술을 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