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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확실히 좀 싸군

한 번 쳐다본 후, 성연은 고개를 숙인 채 죽을 떠먹었다. 마치 식탁 위의 죽이 수표보다 더 중요하다는 듯이. 그다지 가슴이 뛰지도 않는다는 듯이.

성연이 웃었다.

“100억, 음, 내가 겨우 100억 가치란 거예요?”

곁에 서 있던 손건호가 곁눈질로 성연을 쳐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100억, 다른 사람 같으면 엄청나다고 여길 텐데, 역시 이 분은 눈에 차지도 않으신가 보군.’

이점 역시 순박한 시골 사람의 기운과는 다른 듯하다.

그런데, 손건호를 더 놀라게 하는 일이 일어났다.

한쪽편에 앉은 강무진이 성연의 소감에 동의한 것이다.

“그러게. 100억은 확실히 좀 싸군. 아무리 해도 1000억은 돼야 할 텐데 말이야. 하지만 송종철은 이 액수에 맞지. 100억은 너에 대한 가치가 아닐 거야…….”

강무진의 눈에, 사실 이 녀석이 보여주는 것들은 가치를 따질 수가 없었다.

‘이 말은 듣기 좋네. 마음에 들어.’

성연이 뻗쳐 일어난 성질을 잠시 가다듬었다.

입가를 닦은 성연이 그릇 안의 음식을 깨끗이 비웠다.

식탁 위의 수표를 집어 가방에 넣고 지퍼를 채운 뒤에 가방을 툭툭 쳤다.

“송종철은 1000원도 받을 자격 없어요.”

성연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송종철이 그녀에게 쓴 시간과 에너지는 겨우 한 손으로 세고도 남았다.

기억을 하는 순간부터 성연은 줄곧 외할머니와 살았다.

만약 가끔씩 찾아와서 위선적으로 굴지 않았더라면, 저런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성연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도, 아무 것도 아니었다.

가뿐하게 100억을 번 성연은 기분 좋게 학교로 갔다.

힘 하나 들이지 않고 100억 번 걸 기념하는 축하 파티를 해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점심 시간에 서한기를 불러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야지.’

성연이 학교에 가고 난 뒤, 망설이던 손건호가 한 마디 했다.

“보스, 사모님께 너무 잘해 주시는 건 아닌지…….”

이건 잘해 주는 정도가 아니라, 숫제 성연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정도의 방임에 가까웠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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