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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양심이란 게 있기나 해

무진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

둘째 할아버님 일가와 셋째 할아버님 일가의 비밀스러운 움직임은 사실 오래전부터 본가에 눌려 지내는 내내 빈번하게 있어 왔다. 그런데 이제 드디어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된 건가?

‘하지만, 그럼 또 어찌 될까? 저들을 핑계로 판을 한 번 뒤집어 봐?’

‘우습군.’

저들 눈에 강무진은 겨우 조광증이나 앓고 있는 쓰레기였다.

강무진이야말로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진짜 주인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무진이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이 일, 회장님께 보고했나?”

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십니다.”

무진이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님이 걱정하시지 않도록 이 일을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겠군.”

“보스, 당신의 능력은 이미 회장님이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회장님께선 먼저 주주들을 다독이실 겁니다.”

손건호의 어조에는 일말의 감탄이 묻어났다.

강무진의 능력은 모두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바이다.

더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숨겨왔을 뿐이다.

대답없이 창밖을 바라보는 무진의 눈빛이 점점 깊어져 갔다.

송씨 집안.

송종철과 임수정은 침대에 누워 엎치락뒤치락하며 밤새도록 편히 자지 못했다.

어깨를 으쓱하게 해주던 딸이 경찰에 구류 중이었고, 임씨 집안에서는 합의를 해주지 않아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쫓아다닌 며칠이다.

현재 세력도 인맥도 없는 송씨 집안으로서는 도움을 청할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송종철은 죽기 살기로 악착같이 일해서 오늘날에 이른 사람이었다.

그러나 겨우 상층부 한 귀퉁이에 비집고 들어섰을 뿐, 그 중심부의 집안에서는 송씨를 안중에도 두지 않을 터였다.

하물며 이번에 건드린 게 임씨 집안의 아들이다.

임씨 집안은 북성에서 이름난 상류층 가문이고.

그러니 누가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송종철을 보고 임씨 집안에 미움 살 짓을 하겠는가?

임수정은 잠이 오지 않자 아예 일어나 물 한 잔을 들고 침대 옆을 서성거렸다.

가뜩이나 마음이 답답하던 송종철은 임수정의 발소리에 결국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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