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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그녀가 자신을 의지하는 게 좋아

그날 저녁, 성연은 그들과 함께 아주 늦은 시각까지 장부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진 다 훑어봤을 때쯤 성연은 아주 익숙해져 있었다.

장부를 보는 속도가 정말 많이 빨라졌다.

장부 뒷부분을 보던 성연이 연신 하품을 했다.

평소 일과가 무척 규칙적이었던 성연은 별일 없으면 늘 일찍 잤다. 그러니 지금 장부를 한참 들여다보던 중에 쏟아지는 잠을 견딜 수 없던 참이다.

그녀 옆에 앉아있던 무진이 나지막한 음성으로 물었다.

“졸려? 먼저 올라가서 자.”

성연은 무진의 말에 억지로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좀 더 볼게요.”

‘할머님과 고모님, 두 어른도 여기서 버티고 계시는데 내가 어떻게 잠을 자러 가?’

무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잠시 더 버티던 성연은 점점 내려오는 눈꺼풀에 결국 졸음을 참지 못하고 소파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장부를 보다 잠시 고개를 든 안금여의 눈에 새끼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잠든 성연이 보였다.

저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을 지은 안금여가

침실에 가서 자게 하려고 성연의 어깨를 두드려 깨우려했다.

그러나 무진이 손을 저으며 제지했다.

손에 들고 있던 장부를 놓은 무진이 몸을 숙여 성연을 안아 든 채 직접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 모습을 보던 안금여와 강운경의 눈에 거의 경악에 가까운 빛이 어렸다.

저 두 사람의 사이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

안금여가 실소하며 말했다.

“우리 무진이가 점점 더 인간미가 넘치는구나. 이전에는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해서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줄줄 모르더니.”

무진의 결혼 때문에 적지 않은 걱정을 했던 안금여였다.

무진에게 적당한 아가씨를 소개하기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무진이 하나같이 흥미 없어하는 걸 알고는 안금여도 점차 마음을 비웠었다.

그런데 무진이 이렇게 마음을 주는 사람을 찾게 될 줄이야.

역시, 이 ‘연분’이라는 건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운경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성연이가 무진이 마음에 드나봐요.”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살 줄 아는 성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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