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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그래도 싸다

정우석은 원래 한 두 마디 좋게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성연의 표정이 별안간 싸늘해졌다.

온몸에 가차없는 기운이 감돌았다.

정우석은 자신이 한 마디만 더 보태면 성연이 자신을 싫어하게 될 것을 직감했다.

입으로 나가려던 설득의 말을 정우석이 삼켰다.

그래서 말을 바꾸어 성연의 요구에 따라 말할 수밖에 없었다.

성연을 도와 교무주임을 설득했다.

“선생님, 왕영화 스스로 지은 죄입니다. 벌을 받아서 자기 죄를 기억하게 해야 합니다.”

모두가 호시탐탐 교무주임의 처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교무주임은 왕영화를 화장실로 보내 가둘 수밖에 없었다.

왕영화는 억울하다며 울었다.

그녀는 화장실에서 용서를 빌었다.

“송성연 학생, 나는 잘못했어. 너를 화장실에 가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는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아. 나를 내보내 줘.”

이 일을 이제 전교생이 다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아마 지금이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이 화장실에 갇혔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고.

생각만 해도 창피해 죽을 것 같았다.

왕영화는 화장실에서 문을 두드렸다. 얼른 이 고문을 끝내고 싶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도 성연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이제야 잘못을 알았다고? 애초에 자신을 안에 가둘 때 이런 각오도 안 한 거야?’

성연은 이런 사람에 대해 절대 마음을 약하게 먹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문 앞에서 자신이 화장실에 갇힌 시간을 세었다.

“송성연, 내가 정말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어. 나를 내 보내줘, 내 보내줘.”

왕영화는 주위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으니 견딜 수가 없었다.

분명히 십 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왕영화는 한 십 년은 지난 것 같았다.

‘왜 아무도 자신을 내보내 주지 않을까?’

왕영화는 앞으로 고개를 들고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성연은 딱 봐도 건드리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녀는 강가희를 대신해서 이 일을 한 것을 약간 후회했다.

얼마가 지나서 밖에서 성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됐어요.”

이어서 교무주임이 문을 열고 왕영화를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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