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이 학교에 도착하자 북성남고의 학생들 모두 이 일을 듣고 성연을 두둔했다.또 북성제일고 게시판으로 달려가 왕영화를 비난하며 게시판을 게시판을 폭파시켜 버렸다.“모모 학교 학생은 정말 뻔뻔하다면서? 사람을 화장실에 가두는 일도 서슴없이 한다던데?”“그래, 우리 학교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눈이 돌은 거 아니야? 지고 싶지 않으면 아예 출전을 하지 마. 진짜 웃겨.”“그런 양심도 없는 학생을 보내서 너희 북성제일고의 떨어진 위상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봤어?”그날 밤, 북성제일고의 게시판이 모두 폭파되었다.모두 북성남고 학생들이 몰려와서 성연을 위한 공정함을 설파했다.물론 욕은 욕일 뿐. 성연이 수학경시대회의 우승을 따내며 학교에 영예를 안기자 학교에서는 축하하며 성연에게 상금을 수여했다.성연의 공로가 매우 크다고 생각하며 북성남고의 자랑이 되었다.그날 저녁, 이윤하는 자비로 반 전체 학우들에게 밥을 샀다.반 학우들 모두 즐거워했다.“아싸, 살아 생전에 이윤하가 한턱 내는 것을 볼 수 있다니, 지금 꿈을 꾸는 것이 아니지?”옆에 있던 짝꿍이 꼬집자 아이는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왜 나를 꼬집어?”짝꿍이 말했다.”아파? 아프면 맞는 거야. 꿈이 아니라는 뜻이지.”“우리가 이번에 송성연 덕을 보았네. 공부 잘하는 사람 덕분에 고기를 먹는다. 나는 앞으로 성연이와 가까이 지내기로 결정했다.”옆에 있던 친구가 비웃었다.“그건 네 일방적인 결정이지?”“왜? 안 돼?” 그 말투는 꽤나 뻔뻔스러웠다.성연도 아이들과 함께 따라갔다.반 전체 학우들이 함께 설득해서 피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모두들 즐거워 보이는데 자신이 다른 아이들의 흥을 방해하기도 힘들었다.모두 노래방에서 먹고 마셨다.음치 학생의 노래를 들으니 처량하게 울부짖는 듯했다.주위는 모두 시끄러운 소리, 학우들의 즐거운 웃음소리였다.이전에 성연은 늘 혼자였는데 지금은 아이들 속에 어울릴 수 있었다.성연은 이 느낌이 꽤 괜찮고 재미있다고 느꼈다.사실 인생은 일을 좀
차에 오르자 무진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뭐 먹었어?”성연은 즉시 뼈가 없는 것처럼 무진의 무거운 몸에 기대었다.“배고파서 과일을 좀 먹고 배를 채웠을 뿐이에요.”“뭐 먹고 싶어?” 무진이 물었다.“다 좋아요.” 성연도 이제 상관없었다. ‘배가 고프니 먹을 수만 있으면 돼.’물론 그녀는 무진이 자신을 데리고 맛없는 음식을 먹으러 가지 않으리라 믿었다.무진은 바로 성연을 데리고 식당에 갔다.식당은 가정식 요리가 주메뉴로 비교적 담백한 맛이었다.무진이 죽과 몇 가지 음식을 같이 주문했다.예외 없이 모두 성연이 좋아하는 음식이다.“지금 시간이 늦어서 기름진 것을 먹기에 적합하지 않아. 내일 일어나서 배가 불편하지 않도록 따뜻한 것을 먹는 게 좋아.” 무진이 설명했다.그도 성연에게 맛있는 것을 좀 먹이고 싶었다.하지만 여건은 허락하지 않으니.무진이 이렇게 세심하니 성연은 자연히 아무런 의견이 없었다.죽은 금방 나왔다.반찬도 깔끔한 것이 보기에도 맛있을 것 같았다.의심할 여지없이 무진은 어느 방면에서나 안목이 뛰어났다.‘이 집 죽, 아주 맛있네.’뒷맛이 풍성하다.성연은 평소보다 더 많이 먹었다.무진은 바로 옆에서 그녀가 먹는 것을 보면서 입가를 닦아주었다.“천천히 먹어, 서두르지 말고.”티슈의 감촉, 그리고 무진의 손끝 온도.그녀는 입술을 오므린 채 고개를 숙였다. 죽을 먹으며 마음속의 작은 부끄러움을 감추고 싶었다.어쨌든 성연도 여자아이인지라 이런 일에 있어서는 좀 대범하지 않았다.돌아가는 도중에 성연은 줄곧 무진의 어깨에 기대어 졸았다.무진은 그녀가 다른 곳에 부딪히지 않도록 그녀를 끌어안았다.“너무 피곤한 것 아니냐.”“괜찮아요. 무진 씨, 오늘 어떻게 우승을 했을까?” 성연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돌려 무진을 보았다.자세 때문에 무진이 고개를 숙이니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의 호흡이 점차 함께 섞이기 시작했다.성연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들 사이에 좁혀진 거리가 괘나 위험하다는 걸.성
이 일로 온 학교가 떠들썩했다.왕영화는 사과 동영상을 촬영해서 게시판에 올렸다.다만 사람들은 곱게 보지 않았다.만약 그들이 성연을 위한 공정한 도리를 외치지 않았더라면 북성제일고에서는 전혀 아무런 내색도 없이 흐지부지 넘어가려고 했을 터였다.주연정이 동영상을 따서 성연 앞에 놓았다.“성연아, 봐봐, 왕영화가 너에게 사과했어, 북성제일고에서 공식적으로 보낸 거야.”성연은 아래의 댓귿들을 뒤져본 다음 최근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대충 이해했다.그제서야 비로소 일이 커진 것을 알게 된 성연이다.그날 북성제일고를 떠난 후 이 일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한참이나 관심 두지 않고 지냈었다.게다가 성연도 왕영화에게 화장실에 갇힌 맛을 느끼게 해주었을 뿐이다.그래서 성연은 게시판에 인증을 했고 그녀의 이름이 드러났다.그녀는 북성제일고 공식 게시판에 간단히 대답하고 왕영화의 사과를 받아들였다.이렇게 이 일이 대략 끝이 나면서 북성남고 학생들이 더 이상 귀찮은 일을 만들 필요가 없게 되었다.결국 자신은 정당한 대우를 받았고, 왕영화도 응당한 처벌을 받은 셈이었다.성연의 글이 올라오자 북성남고 학생들은 분분히 아래에 글을 남겼다.“오오, 이렇게 착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거야.”“북성제일고 아이들은 우리를 만만하게 여기는가? 감히 우리 학교 학생을 만만하게 대하다니, 흥.”“됐어, 다들 말 좀 들어. 성연이가 더 이상 추궁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했어. 그렇게 한참 떠들었으니 이제 충분해. 사람들이 농담으로 여기지 못하게 해야지.”학생들 모두 성연의 뜻을 존중해 주었다.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자신들이 소란을 피우는 것도 그다지 좋지 않으니.그래서 이 일은 이렇게 진정되었다.북성제일고 쪽.왕영화는 오히려 이 일 때문에 학우들에게도 욕을 먹었다.어디를 가나 손가락질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녀 때문에 학교가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면서.하물며 왕영화 혼자서 한 일에 학교까지 연루되었으니 정말 용납이 안되는 것이다.왕영화는 너무너무 억울했다.
곽세은은 얼굴을 가린 채 냉소를 지으며 왕영화를 바라보았다.“네가 기분 나빠서 때리려면 때려. 대신 앞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나랑 안다고 하지 마.”“넌 내가 너처럼 겉과 속이 다른 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 왕영화는 이를 악물고 떠났다.곽세은에게 처음 다가간 것은 곽세은의 집안 때문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함께 지낸 후, 그녀는 진심으로 곽세은을 친구로 생각했다.그녀는 곽세은 같이 좋은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외면당하는 게 안타까웠다.그래서 어떻게든 돕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러나 마지막에 곽세은이 자신을 물어뜯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사무실에서 곽세은이라고 자백할 걸 그랬다.자신은 그렇게 열심히 곽세은을 생각해 줬는데, 일이 터지자 곽세은은 학우들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까 봐 두려워했다.결과는?왕영화는 냉소를 지었다. 곽세은이 사람들의 호감을 사지 못하는 게 정상인 것 같았다.곽세은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곧 한 여학생이 달려왔다.“세은아, 왕영화가 너를 찾아 뭐라고 해?”곽세은은 정신을 차리고 눈시울을 붉혔다.여학생은 비로소 곽세은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왜 그래?”곽세은이 코를 훌쩍거렸다.“왕영화가 나에게 학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는데 내가 어쩔 수 없다고 했더니, 영화가…….”여학생은 듣자마자 화가 나서 말했다.“정말이지 너무 못됐다. 걔는 정말 그래도 싸. 앞으로 걔 상대하지 마.”“사실 영화는 아주 착한 애야.”곽세은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네가 그렇게 착하니 걔가 착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보건실에 가서 얼음찜질 좀 해 줄게.” 그러자 여학생이 곽세은을 부축하며 자리를 떴다.“고마워.” 곽세은이 작은 소리로 감사를 표했다.곁눈으로 왕영화 쪽 방향을 한 번 보며 입술 끝을 당겨 올렸다.그녀는 왕영화와의 관계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왕영화는 그녀가 이용한 바둑돌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우석은 자신에게 전혀 마음이 있지 않았다.그는 정
소지한의 말을 들으며 성연은 원래 음울했던 마음이 많이 옅어졌다. 그녀는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니며 말했다.“그래, 계속 그렇게 해. 그녀가 틈탈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도록.”소지한은 알았다고 대답했다.저녁 무렵에 학교가 끝나자 학생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성연이 청소할 차례였는데, 선생님은 원래 청소를 면제시켜 주려 하였다.그러나 성연은 이것이 다른 학생들에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며 거절했다.빗자루를 놓고 나오자 성연은 아직 입구에 서있는 이윤하를 보았다.그녀는 이상하다는 듯이 ‘선생님’하고 불렀다.“청소 다 했어?” 성연에게 말하는 이윤하의 음성이 많이 부드러워졌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좀 작은 일이긴 한데. 네 현재 성적은 아주 좋아. 선생님은 네가 가능한 한 현재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래. 내년에 졸업하면 학교마다 수시 정원이 있어. 그때 괜찮다면 네가 그 명단 중에 들 수 있어.”이 일에 대해 이윤하는 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성연에게 한마디 하기로 결정했다.성연은 성적이 좋아 수시모집을 하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그러나 학교에서 직접 보증하면 많은 일들을 생략할 수 있었다.성연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고.이 정원은 원래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그러나 성연의 성적이 너무 좋았다.그러니 이 정원은 당연히 성연 몫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이윤하는 말하면서 손에 든 연습문제를 꺼내 성연에게 건네주었다.“이것은 선생님이 네 실력에 맞춰서 그리고 감점 옵션에 따라 널 위해 선별한 연습 문제야. 가능한 한 빠진 부분을 찾아서 보충해. 감점해서는 안 되는 부분에서 감점을 받지 않게 하고. 돌아가서 시간이 있을 때 연습해도 돼. 해보면 나쁘지 않을 거야.”성연에게 이 연습문제를 줄 때 이윤하는 사실 마음이 좀 불안했다.어쨌든 이전에 성연과의 갈등이 있었으니까.성연과 자신이 격의 없이 지낼 수 있을
손건호가 앞에서 차를 몰고 고택으로 갔다.안금여는 함께 돌아가서 밥을 먹으라고 말했다.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손건호의 입가에 약간의 경련이 일었다.어쩔 수 없이 날마다 닭털을 날리는 저들에게 이미 습관이 되었다.그들이 거실에 도착했을 때 음식은 이미 다 준비되었다.무진과 성연은 안금여, 강운경과 함께 식사를 했다.매번 안여의는 습관적으로 성연의 그릇에 많은 음식을 덜어주었다. 마치 성연이 배불리 먹지 못할까 걱정하는 듯이.성연은 어쩔 수 없었다.너무 여러 번 거절하면 오히려 자신이 호의를 모르는 것처럼 느껴질 터.성연은 느릿느릿 먹을 수밖에 없었고 무진과도 일종의 호흡을 이뤘다.그녀의 눈빛 하나면, 무진도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자신이 남긴 음식을 다 먹어라.’안금여와 강운경이 눈치 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들 젊은 커플의 사이만 좋다면.저녁 식사 후.무진과 운경 앞에 장부가 무더기로 쌓여 있다.성연은 턱을 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이게 다 뭐에요?”“장부.” 무진이 대답하며 간단하게 그녀에게 설명했다.원래 WS그룹 연간 재무보고서란다. 이건 일부분에 불과하고.이어서 강씨 집안의 크고 작은 방계들은 WS그룹에 속하는 실적이라면 모두 이 장부들에 포함되어 보고될 터이다.물론 늙은 여우들과 지혜와 용기를 겨룰 때도 되었고.무진에게는 셀 수 없는 부채들이지만.모두들 모든 장부가 한데 쌓여 있으면 아마 무진이 표본검사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자세히 보지는 않은 채.많은 사람들이 그런 요행을 바라고 있었다.WS그룹은 아주 큰 기업으로 여러 무수한 계열사로 나누어져 있다.그 중에는 배후에서 몰래 이루어지는 일도 적지 않을 것이다.이전에는 악성 부채를 찾아내면 명목상으로는 안금여가 관리하는 걸로 되어 있었다.알아낸다고 해도 무진은 뒤에서 천천히 처리하고 눈감아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올해 무진은 전혀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매번 발생하는 부채들을 똑똑히 조사해 두어야 했다.성실하지 못한 사람들은
운경과 무진은 성연이 가리키는 그곳을 살펴보았다.확실히 숫자가 잘못되어 있음을 알았다.운경이 바로 물었다.“성연아, 너 어떻게 알았니?”성연은 거의 한눈에 알아차렸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만약 성연이 의술 따위를 할 줄 아는 거야 시골에서 재야 명의를 만났다면 가능할 수도 있었다.그러나 이런 장부를 보는 기술은 보통 사람들이 배우고 싶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게다가 보통 사람들은 배워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성연은 시골 출신이나 더 불가능할 테고.운경의 눈빛이 다소 가라앉았다.성연은 운경이 이미 자신을 주시하고 있음을 알았다.그래서 억지로 변명했다.“제가 숫자에 좀 민감해요. 이 세트의 데이터가 앞의 배열과 약간 차이가 있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성연은 속으로 끊임없이 후회를 했다.‘왜 쓸데없는 말을 해서는.’‘이제 됐죠?’원만한 변명이 되었기를 바라며.운경은 그래도 여전히 약간 의심스러워했다.“회계 어디 부분에서 한눈에 문제를 짚어낼 수 있었어?”이런 성연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자신들이 조사한 것과 전혀 달랐다.성연은 입술을 오므렸다. 진즉 강운경이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아직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마음이 좀 어수선하다.이렇게 많은 익숙한 사람들의 시선을 받다니.그녀는 결국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리고 한쪽에서 그녀의 반응을 보던 무진의 눈동자가 좀 더 짙은 색을 띠며 가라앉았다. 손에 있는 장부 한 권을 성연에게 건네주었다.“이것 봐, 이 안에 뭐가 잘못되었어?”과연 그가 알고 있는 성연은 참 보기 드문 인재였다.이 아이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많은 것들이 숨어 있다.성연은 지금 마음속으로 뺨을 때리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고 있다.‘자신의 입을 다스리지 못하고 이걸 폭로해?’그래서 성연은 무진에게서 장부를 받아 보고 많은 허점을 발견했다.그러나 성연은 일부러 얼마 안된다고 말했다.만약 그녀가 지금도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야말로 의심스
성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당신들 너무 마음 놓고 있는 거 아니에요? 어찌 되었든 외부인일 수밖에 없는 나에게 이처럼 중요한 장부를 보여주다니요.’정말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하지만 고모님이 좀 배워보라고 하는데 자신이 자꾸 거절하면 그것도 좀 경우가 아니겠지?’그래서 결국 성연도 같이 장부를 보기로 했다. “네, 한 번 볼게요.”대답한 성연이 어정쩡한 미소를 지었다.성연의 표정에서 불편함을 읽어낸 무진이 부드럽게 성연의 머리를 쓸었다.성연이 고개를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고모 운경과 할머니 안금여가 있는 자리에서 무진이 이런 다정한 동작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이.평소 할머니와 고모 앞에서는 늘 점잖게 행동하던 무진이었으니.무진의 동작에 성연은 좀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저 눈빛으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지 물으려 했으나정작 당황스런 동작을 한 당사자는 바로 시선을 돌려버렸다.기가 찬 성연이 콧방귀를 뀌며 한 차례 째려본 후 고개를 돌렸다.무진과 온 가족이 회계장부를 검사했다. 성연도 곧 마음을 다잡고 차분히 같이 보기 시작했다.장부를 보는 중간 중간 성연이 안금여에게 기본적인 문제들을 물어보았다.그러면 안금여는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정말 무진의 가족들은 성연 앞에서 하나 거리낌없었다.성연 앞에서는 방비할 필요도 못 느끼는 것 같다,설명을 들은 성연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짐짓 고개를 끄덕였다.성연의 진지한 모습은 본 안금여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성연이 무엇이든 좀 배워 무진을 돕는다면 무진도 많이 힘들지 않을 테지.’부부 사이에 서로 의지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터.같이 일을 하다 보면 서로의 수고를 이해할 수도 있을 테고.거진 질문을 끝낸 성연이 본격적으로 장부를 보기 시작했다.훑어보던 중, 확실히 장부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일부 해외 지사의 것은 그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았다.구멍 난 정도가 한두 푼이 아니었다.사라진 돈들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야 말하지 않아도 뻔했
남은 일은 양대 조직의 사람들한테 맡기면 된다.무진이 굳이 손을 쓸 필요도 없었다.그래서 무진과 목현수는 그 지옥 같은 회의실에서 나왔다.이제 역사적으로 그렇게 강력했던 MS 가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MS 가문의 사람들이 이렇게 한 번의 공격도 막아내지 못할 줄은 몰랐어요.”목현수가 하찮다는 듯이 말했다.‘MS 가문이 정말 대단할 거라고 생각했지.’‘하지만 무진의 실력은 그 자체로 대단해.’“그래도 조심해야 합니다. MS 가문 사람들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요. 비록 남은 사람들의 능력이 보잘것없다 해도 대비해야 합니다.”특히 무진과 성연의 결혼식이 다가오고 있어서 무진은 더욱 조심스러웠다.“조심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목현수가 무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인연이라는 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절묘했다.그동안 무진과 목현수는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었다.그러나 이제 이 두 사람은 함께 잘 어울릴 수 있게 되었다.그래서 사람은 너무 심하게 대하지 말아야, 나중에도 잘 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두 사람은 속마음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았고, 지금은 목현수도 자신의 인연을 찾았다.“그래요.”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진은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었다.아수라문의 사람들도 MS 가문의 위치를 찾을 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했다.목현수가 없었다면 무진도 MS 가문 장로들이 있는 곳을 그렇게 빨리 찾지 못했을 것이다.A국에 있던 MS 가문의 무역회사가 없어지게 되었을 때 목현수도 소식을 들은 것 같았다.그래서 바로 무진에게 정보를 제공해서, 무진이 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올 수 있었다.“내가 아니라 샤넬 가문에 감사해야지요. 샤넬 가문에서 정보를 제공한 겁니다.”목현수가 무진에게 미소를 지었다.목현수가 우연히 미스 샤넬에게 이 일을 말했다.그리고 샤넬 가문에서 MS 가문 장로들이 있는 곳을 아는 사람이 바로
완전한 준비를 갖추고 온 무진이 왜 그들이 두렵겠는가?MS가문이 유럽에서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지금 무진의 뒤에는 이터너티와 아수라문이라는 두 국제적 조직이 있다.게다가 목현수의 도움까지.이렇게 보면 MS 가문에게는 승산이 전혀 없었다.그러나 장로들은 아직도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무진은 그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외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싶으면 해. 내가 기다려 줄 테니까.”장로들은 서로 마주 보면서 생각했다. ‘강무진이 왜 저렇게 대담하게 말하는 거지?’원래 장로들은 외부에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었다.그러나 무진의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서, 누구도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지금 무진이 기회를 주자, 장로들은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았다.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 몇몇 장로들이 분분히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전화한 뒤에 도리어 모든 아지트가 파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자신들을 지원하러 올 방법이 없었다.그 말을 들은 장로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장로들의 표정은 정말 좋지 않았다.강무진이 이번에 정말 자신들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은 것 같았다.“어때? 장로 여러분, MS가문의 주식을 내게 넘기겠어?” 무진이 천천히 말했다.대장로는 여전히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강무진, 꿈꾸지 마!”그러자 무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상의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이장로가 허리를 똑바로 펴고 말했다.“그래! 네가 우리를 죽인다 해도 절대 타협할 수 없어!”“좋아.” 무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너희들은 줄곧 나를 사지로 몰아넣으려고 했지. 나도 결혼식 전에 너무 많은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그러니 오늘 너희들을 전부 없애 버리겠어!”무진이 손을 흔들자, 뒤에 있던 부하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MS 가문의 장로들도 무술을 좀 할 줄 알았다.그러나 소수인 장로들은 두 조직의 공격을 전혀 감당할 수가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장로들이 죽어 나가면서 회의실 전체에는 비명 소리가 가득했다.부상
무진과 목현수는 벽에 기댄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우리가 손을 댈 필요도 없겠어요. 이 MS 가문의 내홍은 꽤 심각하군요.”목현수가 무진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들의 권력 분포가 고르지 못해서 누구도 최고 지도자가 되지 못해요. 그러니 일단 사고가 터지면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지요.” 무진은 이미 꿰뚫어 보고 있었다.‘MS가문은 한쪽은 대장로파, 다른 한쪽은 삼장로파로 갈라져 있어.’‘서로 다투느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거야.’무진과 목현수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본 MS 가문사람들은 몹시 불만스러웠다.‘강무진이 우리를 뭘로 보는 거야?’‘우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거야!’지금은 그나마 이장로만 제 정신을 차린 상태였다.이장로는 바로 무진에게 다가가서 담판을 벌였다.“강무진, 당신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거요? 우리 MS 가문의 실력은 나쁘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MS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지금 장로들이 열세에 처해 있는데도 이런 태도로 나와 담판을 짓겠다는 거야?”무진은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이장로를 바라보았다.“다, 당신 너무 지나쳐!” 몇몇 장로들은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화가 났다.그들은 지금의 높은 지위에 오를 때까지 이런 위협을 받은 적이 없었다.게다가 자신들보다 훨씬 젊은 데다가 줄곧 자신들이 무시했던 A국인이다.그 말을 들은 무진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당초에 MS가문에서 사람들을 파견해서 악랄한 수법으로 나를 괴롭혔지.’‘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매번 피할 수 있었어.’‘만약 내가 운이 좋지 않았다면, 지금 여기에 서 있지 못했을 거야.’무진이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MS가문의 사람들이 자신을 상대하는 것도 모자라 성연까지 해치려고 한 것이다.“장로 여러분, 정말 두렵다면 어떤 카드를 내게 제시할 것인지 잘 생각해. 만약 내가 만족한다면 당신들을 놓아줄 수도 있겠지. 가령... MS 가문의 주식을 내게 양도한다든가 말이야.” 장로들이 상황
무진은 자신이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오웬을 진짜 살해한 자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오웬이 죽어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바로 안진검이지. 안진검은 줄곧 가문 사람들이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기를 바랐어. 지난번에 오웬은 적호에게 살해당했어.” 무진은 그래도 호의를 베풀어서 진실을 말했다.“그럴 리가?” 삼장로의 안색이 또 바뀌는 것이 그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내 말은 다 했으니까 삼장로가 잘 생각해 보시길.” 이곳에 오기 전에 무진은 MS 가문에 대한 자료를 얻었다.각 장로들의 배경에 대해서 적혀 있었다.무진은 기억력이 좋은 데다가 지난번 오웬과 충돌했기 때문에, 삼장로에 대해서도 많은 인상을 받았다.풀이 죽은 삼장로가 고개를 숙였다.‘확실히, 오웬의 존재는 안진검에게 방해가 돼.’‘오웬이 있기 때문에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오웬에게 주목했지.’‘게다가 대장로가 두둔하면서 안진검의 존재감은 더욱 없어지게 되었어.’삼장로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오웬은 결국 적의 손에 죽지 않고 자기 편의 손에 죽은 것이다.음험한 표정을 한 삼장로가 곁눈질로 대장로를 보면서 천천히 다가갔다.“당신이지? 당신이 안진검에게 죽이라고 시켰지?”이 일을 들은 대장로도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일이 결국 이렇게 된 걸 전혀 몰랐다.“나는 몰라.” 대장로가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바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 삼장로가 대장로의 목을 졸랐다.“틀림없이 당신이야. 그렇지? 줄곧 내가 눈에 거슬렸는데 마침 오웬이 안진검의 앞길을 막으니까, 내 유일한 자식을 없애기로 모의한 거야! 당신은 아들이 없어도 되겠지만, 왜 내 아들을 죽인 거야!”격분한 삼장로는 뺨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눈에 핏발이 선 모습이 이미 광기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대장로는 필사적으로 삼장로의 손을 떼어 놓으려고 했다.“놔! 내가 말했잖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오웬이 죽던 날부터 삼장로는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이제 누군가를 찾
MS 가문의 회의실은 내부의 사람들만 알 수 있다.문이 갑자기 열리자 사람들은 일제히 문을 쳐다보았다.강무진이 직접 올 줄은 몰랐다.MS 가문의 장로들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강무진, 여기가 어딘지 알고 온 거야?” 삼장로는 친아들을 잃었다.지금 바로 자신의 원수인 무진을 만나게 되었다.‘내가 찾아가기도 전에 강무진이 제 발로 걸어 들어왔어.’‘강무진에게 이런 배짱이 있었네.’“당신들이 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토론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이제 내가 왔으니 당신들이 굳이 나를 찾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 무진의 목소리는 냉담했다.그러나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고 냉정한 모습이었다.그렇다. MS 가문의 회의실에 들어온 사람은 바로 무진이었다.또 다른 한 사람은 목현수였다.두 사람의 뒤에는 아수라문과 이터너티의 부하들이 뒤따랐다.성연은 이미 무진에게 자신의 신분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달리 변명할 말도 없었기에.무진이 MS 가문을 받아 칠 생각임을 알게 된 성연은 특별히 정예 부하들을 골라서 무진을 도와주었다.원래 성연도 직접 오려고 했지만 안전을 염려한 무진이 집에 머무르도록 했다.성연은 어쩔 수 없이 타협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고의 부하들을 보내 무진을 보호하게 했다.“다, 당신이 어떻게 여길 온 거야?” 장로들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여기는 유럽에서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강무진은 또 어떻게 알았을까?’한 장로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말했겠어? 안진검이 잡혔는데 걔 말고 또 누가 있겠어?”장로들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그래, 여기는 아주 외진 곳이야.’‘안진검 말고는 강무진에게 말할 사람이 없어.’아까까지만 해도 넓었던 회의실이 바로 무진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MS 가문의 장로들은 모두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진퇴양난이야.’무진은 허둥대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가롭게 바라보았다.“우리 지사의 정보는 바로 안진검이 폭로한 거지?”이때 한 장로가 모두 마음속으로 생각하던 걸 무진에게
“삼장로의 말이 맞아요. 이렇게 앉아서 죽기만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A국에서만 고개를 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더욱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겁니다.”MS 가문 사람들은 체면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 용인하겠는가?“나는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동원할 것을 요구합니다! 전력을 다해서 WS그룹과 싸워서 내 아들과 우리 가문이 이전에 받았던 수치를 설욕해야 합니다!”핏발이 선 삼장로의 눈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한으로 뒤덮여 있었다.“그래요, 손해 본 건 손해를 본 겁니다. 이렇게 된 이상 그런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어요. 강무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다른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강무진은 절대 쉽게 놔줄 수 없어.’‘이 분노를 풀지 않으면 안 돼!’“모두들 너무 쉽게 생각하는군요. 강무진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 쪽에선 가장 정예들을 파견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강무진에게 꺾였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요.”“이는 강무진이 절대 상대하기 쉽지 않은 상대라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같은 늙은이들만 남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가 여전히 문제입니다.”한 장로가 지금 MS 가문에게 가장 곤란한 부분을 언급했다.그 말을 듣자 장로들은 하나같이 안색이 달라졌다.그렇다. 그들도 지금은 무진이 더없이 강한 상대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게다가 자신들은 유럽에 있기에 A국으로 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A국은 게다가 무진의 홈 그라운드이다.거기서 무진을 상대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이전의 휘황찬란했던 MS 가문은 유럽에서는 거의 말만 해도 될 정도였다.그러나 지금 무진과 같은 상대를 만나자 MS 가문 전체가 괴롭게 되었다.회의실 전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대장로는 코웃음을 쳤다.‘이 사람들이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생각해 낼 줄 알았지.’‘결국 여전히 속수무책인 상태잖아?’대장로와 친한 사람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대장로, 어쨌든 좀 신중해
안진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MS 가문의 장로들은 회의에서 분노를 터뜨렸다.회의실에 도착하자마자 삼장로가 대장로를 향해 비아냥거렸다.“당신의 수양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말하지 않았어요? 우리 지사들이 문을 닫게 된 건 틀림없이 안진검 때문입니다. 이제 겨우 시작이겠지요. 곧 우리를 모두 팔아 넘길 겁니다.”원래는 삼장로도 안진검에게 희망을 걸었다.오웬의 죽음은 삼장로의 가슴에 맺힌 한이었다.안진검이 그 울분을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안진검이 잡혔을 뿐만 아니라 MS가문에 그렇게 많은 손실을 입힐 줄은 몰랐다.오웬의 원수는 고사하고 MS 가문을 더욱 수렁으로 몰아넣은 것이다.이 사실이 삼장로를 극도로 괴롭게 만들었다.‘안진검을 찢어 죽이지 못해서 원통할 뿐이야!’대장로는 모든 잘못을 안진검에게 떠넘기는 삼장로의 말이 불만스러웠다.‘우리 가문이 지금 손해를 본 건 맞아.’‘하지만 이전에 진검이가 가문에 가져다준 이익이 더 많아.’대장로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삼장로, 진검이 지금 무진의 손에 떨어져서 생사를 알 수 없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요? 설사 진검이 그런 정보를 넘겼다 해도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겁니다!”“아마도 강무진의 혹독한 고문을 받았겠지요. 진검이 우리 가문에 그렇게 오래 있었기에 모두 진검을 우리 일원으로 여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대장로도 마음속으로는 안진검을 원망했다.이제 MS 가문의 A국 수출입 무역 활동은 모두 중단되었다.MS 가문이 기본적으로 대단히 수세에 몰리게 된 것이다.그래도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안진검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대장로, 당신의 말은 틀렸어요. 우리 가문의 신조는 적이 어떤 수단을 써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역시나 A국 사람이라 패기가 전혀 없는 거지요.” 장로들 중에서 누군가가 대장로를 힐끗 보면서 조롱했다.“진검이 우리 가문에 가져다준 좋은 것들은 모두 잊었습니까?” 대장로의 목소리가 순
곧 취조실에서는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신체에서 감각이 가장 예민한 손가락이기에 안진검은 정말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그러나 어느 누구도 안진검을 동정하지 않았다.안진검의 손은 곧 선혈이 낭자해졌다.두 번째 손톱을 뽑으려고 하자 안진검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마, 말할게.”안진검의 온몸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강무진이 이렇게 독할 줄은 몰랐어. 전에는 너무나 온화한 모습만 보였던 거야.’무진이 멈추라는 신호를 하자 부하가 한쪽으로 물러섰다.“말해봐.” 무진이 안진검의 앞으로 다가갔다.안진검은 입을 열고 정보를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말을 마친 안진검은 두려워하면서 무진을 바라보았다.“내가 아는 건 이 정도야. MS 가문에서 나를 중시하는 것 같지만, 사실 속으로는 나를 경계하고 있어서 많이 알지는 못해.”“좋아.” 무진은 부하에게 안진검이 말한 것들이 사실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그 후 이틀 동안 여러 무역회사의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책임자들도 감쪽같이 사라졌다.또 경찰청 앞으로 몇 개의 박스가 도착했다.박스 안에는 수입이 금지된 밀수품들이 들어 있었다.금지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과 음료수, 심지어 분해된 총기까지도 들어 있었다.이 일은 경찰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곧 전국의 모든 무역 회사를 대상으로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이 일은 바로 손건호가 처리한 것이다.그리고 무진에게 결과를 보고했다.“안진검이 말한 정보대로 법률을 위반한 MS 가문의 회사들을 모두 없앴습니다.”무진은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안진검이 속이지 않은 모양이네.”“보스,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손건호가 물었다.“지금은 일단 MS 가문 쪽에서 다른 움직임이 있는지 지켜봐야겠어. 안진검은 우리가 모르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거야.”무진은 안진검이 다 털어놓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조급해하지 않았다.‘그 회사들을 없애서 MS 가문 세력은 크게 약화되었어.’‘이제 A국 시장에서 M
성연은 고개를 저었다.“이 일은 무진 씨에게 사과할게요. 하지만 무진 씨, MS가문의 사람들이 무진 씨를 불리하게 만들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어요.”무진은 감격에 겨워서 말을 잇기가 어려웠다. ‘결국 성연이 한 모든 일은 역시 나를 위해서였어.’무진의 감동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성연을 품에 꼭 안자 두 사람의 체온이 얇은 옷을 통해 서로에게 전달되었다.이를 본 성연은 무진에게 진상을 알릴 때의 조마조마함도 순식간에 사라졌다.성연도 무진을 꼭 안고서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집으로 돌아간 후 무진은 성연에게 먼저 쉬라고 했다.하루 종일 너무 많은 기복을 겪어서 성연도 몹시 피곤했다.무진이 함께 해 주자 성연은 곧 잠이 들었다.성연의 잠자는 얼굴을 보자 무진의 마음은 더욱 부드럽게 녹아들었다.성연에게 이불을 덮어주고서 침대에서 일어난 무진은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입구에 도착하자 무진의 표정이 바로 가라앉았다.지하 감옥으로 가서 직접 안진검을 심문했다.“당신은 MS 가문의 사람이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성연에게 접근한 거야?”안진검은 어차피 무진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속여도 재미없을 것이다.그래서 그대로 자백했다.“맞아, MS 가문의 대장로가 내 의부야, 네가 나를 잡았으니 MS 가문의 사람들이 반드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냉소하던 무진은 곧이어 마음속으로 벌컥 화를 냈다.“너는 지금 내 손에 떨어졌는데, 또 무슨 자격으로 내게 조건을 제시하는 거야?”안진검은 웃으며 말했다.“너희 WS그룹은 확실히 괜찮아. 그러나 국제적으로는 MS가문과 아직 거리가 멀어. 내가 충고하지. 어쨌든 MS가문에게 미움을 사지 않는 게 좋아. 그렇지 않으면, 그때 어떻게 죽게 될지도 모르게 될 거야.”“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무진의 입꼬리가 올라갔지만, 눈빛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안진검은 무진이 자신과 조건을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긴장도 하지 않았고, 자세도 점차 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