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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정말 너무 창피해

‘자신에게 이렇게 큰 자식이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아는 게 겁나는 거야? 내가 혹시라도 자신에게 매달릴까 봐 미리 돈을 주는 거야?’

이런저런 생각에 성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지금 느끼는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일부러 전화를 해서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말하다니, 너무 창피스럽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빠, 엄마’라는 단어는 성연에게 더 이상 ‘사랑’의 의미가 아니었다.

그녀의 부모는 정말 구역질 날 정도로 이기적인 사람들이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애써 마음속의 분노를 억눌렀다.

“굳이 이렇게 알려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어머니에게 연락할 생각 없으니까요.”

말을 마치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성연의 눈동자가 사납게 일렁이는 기운으로 가득 찼다.

이제 이런 일에는 면역이 생겨 아무렇지 않다고 되뇌었지만, 마음속에서 이는 슬픔은 어쩔 수 없었다.

‘이게 뭐야?’

‘원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나를 낳은 거야?’

‘하지만 고마운 것도 있어. 생명을 줬으니, 오늘의 송성연이 있는 거니까.’

휴대폰을 한쪽에 두고 물을 마시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냉장고를 열고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꺼지지 못한 마음속의 불덩어리로 인해 성연의 마음은 점점 더 뜨겁게 타올랐다.

마침 집사가 지나가는 것을 본 성연이 물었다.

“집사님, 혹시 게임을 연결할 수 있는 장비가 있을까요? 갑자기 게임을 하고 싶어서요.”

잠시 머뭇거리던 집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는 안 된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괜찮을 것도 같았다.

‘사모님은 아직 어린 나이니까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게 정상이지. 이 정도는 괜찮겠지 뭐.’

‘도련님도 이해하실 거야.’

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집사가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에 게임기를 연결해 주자, 성연이 능숙하게 게임기를 조작했다.

집사는 금방 게임을 설치해 주었다. 성연이 그냥 게임을 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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