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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되도록 만나는 일 없으면 해

강무진은 성연이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 맞아. 매사 거침없이 행동하는 애가 어떻게 앉아서 예의 같은 걸 배우고 있겠어?’

그는 휠체어를 조종하여 소파 쪽으로 갔다.

“고모는 바쁘신 분인데, 이런 일로 귀찮게 해드릴 수는 없죠.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예절 선생님을 모셔와서 성연이를 지도하게 하겠습니다.”

그러자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

“나는 오히려 성연의 이런 성격이 마음에 든다. 이제 우리 집안에도 규칙에 매이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도 되었지 않니? 그런 사람이 집안을 이끌면 좋겠다.”

그 말을 들은 성연이 깜짝 놀라 안금여를 쳐다봤다.

할머니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말씀해 주실 줄은 몰랐다.

성연은 할머니가 더 좋아질 것만 같았다.

한참 대화를 나누던 안금여는 피곤이 몰려오는 듯했다. 아직 열 시도 채 되지 않았는데.

크게 하품을 하고는 이내 한숨을 쉬었다.

“이제 정말 늙었나 보다. 에너지 넘치는 젊은 너희들을 따라 갈 수가 없구나. 성연아, 무진아! 할머니는 더 이상 여기 못 있겠다. 그만 방에 들어가 쉬어야겠어. 낡은 뼈마디가 더는 안된다고 신호를 보내는구나.”

강운경이 얼른 일어나 안금여를 부축했다.

“엄마, 천천히요.”

계단 입구까지 간 강운경이 고개를 돌려 무진과 성연을 쳐다보았다.

“둘 다 조심해서 들어가. 오늘은 푹 쉬고 시간이 될 때 또 보자.”

강운경에게 인사를 건넨 두 사람은 강씨 고택을 나섰다.

돌아가는 길에 한참을 망설이던 성연이 입을 열었다. 걱정거리가 생겼다.

“설마 정말 예절 선생님을 데려오는 건 아니죠? 난 싫어요.”

무진은 속으로 혼자 생각했다. 설령 예절 선생을 모셔온다 해도, 이틀도 안 돼 거품 물고 때려치울 거라고.

성연이 먼저 싫다고 말한 이상, 그도 굳이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배우지 않아도 돼. 하지만, 배우는 척은 해야 해. 나중에 고모가 물어볼 때, 뭐라고 할 말은 있어야지.”

성연도 그쯤은 충분히 이해한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강운경도 있지만, 괜히 트집을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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