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은 여기까지 말하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마음속에 살아있는 동안 사회를 행복하게 하고 더 많은 아이들과 아이들을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이 생각이 굳어진 후 성연의 마음은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앞으로 언젠가는 여길 떠날 것이다.성연은 강씨 집안 가족들이 준 따뜻함에 연연해 하며 아쉬워해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자신은 잘 지내게 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고생하고 있으니까.자신이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다. 그저 희망일 뿐. 그녀의 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스승님이 할 수 있었던 일은 그녀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는 것.빈부귀천 없이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 속에서 살아갈 운명이다.하고 싶다고 생각했으니 되돌릴 수 없다.강씨 집안 가족들은…….할머니와 고모가 저렇게 좋으신 분들이니 틀림없이 자신을 이해해 줄 것이다.그런 생각을 하며 성연의 생각들이 모두 정리되었다. 흩어진 긴 머리를 쓸어보니 이미 다 말랐다.성연은 하품을 한 번 한 뒤 강무진에게 말했다.“나 자러 갈래요. 졸려.” “우유 한 잔 마시고 자.” 무진이 한마디했다. “안 마셔요.” 성연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강씨 집안의 우유는 아주 신선했다. 하지만 성연이 느끼기에 우유에는 항상 비린 맛이 나서 별로 즐기지 않았다.매번 무진과 안금여는 왜 그토록 우유를 마시라고 권하는지 모르겠다. “너는 아직도 몸이 더 자라야지…….”무진이 성연을 힐끗 보며 한 마디 더했다.“너무 작아.”성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화가 나서 무진의 곁으로 다가가 자신의 키와 비교했다. 성연은 거의 1미터 70센티미터였다. 반면 무진은 거의 1미터 90 이고. ‘도대체 이 사람은 뭘 먹고 이렇게 자란 거야.’잠시 비교해 보던 성연은 좀 충격을 받았다. ‘그래, 확실히 좀 작은 건 맞아.’ 매서운 눈초리로 무진을 쏘아 보았다.“마셔요. 마신다고!”말이 끝나자마자 거실로 간 성연은 냉
환한 조명 아래 가지런히 내려 뜬 속눈썹 아래 그늘이 지며 무진의 얼굴에서는 어떤 생각도 드러나지 않았다.하지만 생각에 잠겼던 무진은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자신이 저 여자애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음을.처음 만났을 때, 알았어야 했다. 이토록 특별한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불가능함을.자신의 자제력을 너무 과대평가했다. 송성연의 매력은 너무 과소평가했고.그러나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일 밖에. 그 뒷감당이야 나중 문제고.다음 날은 주말이라, 성연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고3 학생들은 모두 보충수업이 있었지만, 성연에게는 아무런 해당 사항이 없었다.성연의 성적은 보충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게 이미 시험을 통해 증명된 바.성연의 보충수업 불참에 대해 교장선생님이 묵인하자 다른 선생님들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렇게 화창한 주말에 무진은 회사에 나갔다특별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해진 성연은 따로 보관해 두었던 생일선물을 모두 꺼내 오게 해서 확인하기 시작했다.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채 하나씩 뜯어보았다.하나같이 값나가는 선물들이었다. 휴대폰에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이 선물들의 대략적인 가격을 추산해보니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성연은 오전 내내 바쁘게 움직인 끝에 모든 선물들을 다 확인했다.그녀의 다리 주변에 온갖 비싼 물건들이 쌓였다.정원에서 돌아온 집사의 눈에 선물 더미에 파묻혀 있는 성연이 보였다.잠시 멍하니 쳐다보던 집사가 조심스럽게 선물더미를 피해 성연에게 다가가 물었다.“사모님, 어떻게 하시려고요?”성연이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모두 팔려고요.”성연의 말에 아연실색한 집사가 다시 물었다.“혹시 돈이 필요하십니까?”모두 생일연회에 참석했던 고위 인사들이 엄선한 선물들이었다.가격이 가장 저렴해 보이는 것만 해도 수천만 원은 되어 보인다. 판다면 무척 아까울 터.물론 돈이 부족하거나 따로 필요한 게 아니었다. 평소 먹고 마시는 것이 모두 강
집사는 이 일을 무진에 보고했다.끝까지 보고를 들은 뒤 무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두 성연이 받은 선물이었다. 선물을 처리할 권리도 그녀에게 있었고.그러니 무진은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예상을 벗어나는 아이다.무진은 성연이 돈이 필요한가보다 하고 생각했다.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내내 게임을 하던 성연이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서 인터넷에 올린 선물들을 사겠다는 사람들에게 회신을 보내고 있었다.성연이 사진을 꽤 잘 찍었던 데다가 가격도 적당했다. 인터넷에 올린 후 문의와 주문을 해오는 사람들이 많았다.성연이 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물건을 팔아본 건 처음이었다.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니, 성연은 더욱 자신감을 가졌다.무진은 그녀 옆에 앉아 또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인터넷 직거래로 한창 바쁜 그녀를 보고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문서철 사이에서 미리 준비해 왔던 블랙카드를 꺼내어 성연에게 건넸다.한창 게임을 하느라 바쁘던 성연은 무언가 자신의 눈앞을 가리자 짜증이 났다. 고개를 치켜들고 눈앞의 문건을 똑바로 응시하던 성연이 순간 멍해서 물었다.“뭐예요?”눈앞에 내밀어진 블랙카드에 대해서는 성연도 알고 있었다. 전세계 어디서든 한도액 없이 사용 가능한 한정판 카드였다.엄청 까다로운 가입절차를 거친 극소수의 블랙 카드 소지자들은 세계 최고의 VVIP급 대우를 받았다.‘아니, 이 카드를 왜 내 앞에 들이미는 거야? 자랑하는 거야 뭐야?’하지만 다음 순간 무진의 입에서 나온 말에 깜짝 놀랐다.“넣어 둬.”“네?” 성연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졌다. ‘이 한정판 블랙카드를 강무진이 나한테 준다고?’‘강무진, 너무 마음 내키는 대로 아냐?’‘지난 번에는 바닷가 저택을 선물해서 자신을 놀래키더니, 이번엔 자신의 블랙카드를 준다고?’“자.” 성연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무진이 다시 한 번 더 내밀었다.성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렇게
월요일, 성연이 올린 선물들이 아주 짧은 시간에 다 팔렸다.판매 금액을 모두 은행계좌에 넣은 성연은 서한기를 찾아 보건실로 갔다.마침 배가 아픈 학생에게 서한기는 약을 처방해 주고 있었다.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바로 들어가지 않던 성연은 약을 처방받은 학생이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갔다.약병을 정리한 서한기가 성연을 보더니 다소 놀라워하며 물었다.“보스, 어떻게 오셨습니까?”요즘 성연은 보통 수요일과 금요일에만 보건실을 찾았다.월요일에 오는 건 처음이었다.성연은 카드를 책상 위에 올린 후에 말했다.“여기에 들어있는 돈을 소원재단에 보내.”소원재단은 자선사업을 위해 성연이 설립한 것이다.고개를 끄덕인 서한기가 카드를 받았다.그런 뒤 놀리듯 물었다.“보스, 이 돈은 어디서 난 겁니까?”성연이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리셀 사이트에서 생일 선물 거래한 돈.”그제야 돈의 출처를 알게 된 서한기가 말했다.“뭐 이것도 어찌 보면 그 부자들을 위해 덕을 쌓는 셈이네요. 세상에 부자들도 많은데 왜 그렇게 많은 비극이 발생할까요?”“모든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원조의 손길을 내미는 게 아니니까.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게 그들의 의무도 아니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거지 뭐.”자신이 그렇게 한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부자들의 돈도 그냥 그저 얻은 것이 아니었다.원하면 주는 것이고, 원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무슨 평등이니 불평등이니 할 것도 없었다.“하긴. 근데 보스, 그렇게 많은 물건들을 팔았는데 강씨 집안에서 아무 말도 안 해요?”강씨 집안은 백 년을 이어온 명문세가였다. 서한기가 볼 때, 그런 집안들에는 이런저런 규정들이 분명 엄청 많을 텐데 말이다.강씨 집안에 들어간 성연이 여러모로 괴롭힘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의 생각과 달리 괜찮은 건가?사람들이 준 선물을 성연이 이렇게 처리해 버렸으니.느낌이 좀 안 좋았다.“별말 없었어. 팔 건 다 팔았는데. 그 많
저녁 무렵 수업이 끝나자 성연은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골목에서 잠시 기다리게 했다.그리고 진미선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러 나오라고 했다.성연의 전화를 받은 진미선은 믿을 수가 없었다. 성연이 먼저 자신에게 전화를 걸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마침 남편 왕대관이 곁에 있었다.남편은 자신이 익히 알고 있는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그것 봐. 내 생각이 맞았지? 성연이 마음에는 여전히 당신의 ‘엄마’라는 존재가 있는 거야.”또한 기뻐서 어찌할 줄을 모르던 그녀의 목소리는 아직도 약간 떨리고 있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돼요?”“뭘 어떻게 해? 당연히 만나러 나가야지. 내가 저녁에 회식이 있어서 당신을 데리고 갈 수가 없어. 좀 침착하게 잘해.” 왕대관이 진미선의 어깨를 두드렸다.진미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알았어요.”늦게 가면 성연이 짜증을 낼까 걱정된 진미선이 얼른 옷을 갈아입고 성연의 학교 옆에 있는 까페로 갔다.까페에 도착했을 때, 성연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여전히 어찌해야 좋을 지 어색해하며 진미선이 성연을 불렀다.“성연아.”성연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는데, 약간 나른한 표정이다.“앉으세요.”진미선이 의자를 당겨 자리에 앉자 성연이 종업원을 불러 음료수를 주문했다.“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전화로 해도 돼. 귀찮게 일부러 여기서 나를 기다릴 필요 없이 말이야.” 현재 성연의 신분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인 만큼 자연히 성연을 살살 달래며 구슬려야 했다.“당신이 강씨 집안 고택에 찾아갔다고 들었어요. 원하는 게 뭐예요?”성연의 말투가 상당히 차가웠다.진미선은 자신이 찾아간 일을 안금여가 성연에게 알릴 줄은 몰랐다.긴장으로 몸이 뻣뻣하게 굳은 진미선이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성연아, 네 엄마로서 네가 강씨 집안에 시집간 것을 알게 된 이상 당연히 방문해서 인사해야지.”성연이 한쪽 입술 꼬리를 치켜 올린 채 조소했다.“여기 우리 두 사람밖에 없으니, 굳이 나한테까지 진
하고자 했던 말을 마친 성연은 더 이상 까페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책가방을 들고 돌아갈 생각이었다.꼭 해야 할 말은 자신이 이미 충분히 전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진미선이 좀 더 자신을 제대로 알았다면, 조금만 더 양심이 있었다면 다시 따지고 들지 않았을 터.성연을 쳐다본 진미성이 재빨리 성연 곁으로 걸어가 손을 잡고 간청했다.“성연아, 너 지금 능력이 있잖니? 엄마가 부탁할게. 널 키워 주신 네 외할머니를 봐서라도 이번 한 번만 좀 도와주렴. 내가 왕씨 집안에서 입지를 좀 다지도록 말이다.”진미선을 쳐다보던 성연은 생각했다.‘어쩜 이젠 자기 감정 숨기는 것도 귀찮은 모양이지?’마음속에 이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어쩌면 진짜 혈연관계에서 오는 감정일지도 모른다.성연은 늘 스스로 그딴 거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자신을 이처럼 이익 수단으로만 여기는 진미선과 마주하고 있으니 그녀 역시 마음 한 켠이 선득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저도 모르게 진미선에게 자신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자신을 도구로 여기는 것 외에 진미선에게 털끝 만한 모녀의 정이 남아 있기라도 할까?‘뭐, 그래도 괜찮아.’진미선이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 이상, 자신도 그녀를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이후 성연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더라도 지나치다 할 수 없었다. 진미선과는 더더욱 관계없고.그냥, 자신을 낳아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지 뭐.성연이 잠시 눈을 감았다. 결국엔 마음을 모질게 먹지 못했다.성연이 눈을 떴을 때, 이미 평정심을 되찾은 후였다.진미선을 응시한 채 말했다.“강씨 집안은 포기하세요. 대신 제왕그룹을 소개해 드리죠. 단 이번 한 번뿐이에요!”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인정을 받을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두 진미선의 일이다.이 정도까지 해 준 것으로 이미 계산이 끝난 셈이다.어릴 적 모녀의 정 같은 건 조금도 없이 딸을 버리고 가버린 진미선에 비하면 자신은 훨씬 관대하지 않은가.물
까페를 나온 성연은 한 차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힌 후, 제왕그룹의 대표 곽연철에게 전화를 걸었다.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을 찾아 간 후에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곽 대표님, 나에요.”전화기 맞은편의 사람이 곧 정중하게 대답했다. “보스, 무슨 일이십니까?”“내일 왕대관의 회사에 직접 가서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Z시 개발 프로젝트를 그들에게 넘겨주세요. 진미선이 소개했다고 말하면 됩니다.” 진미선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진미선에게도 말했듯이 이번 딱 한 번만 도울 것이다.앞으로 더는 진미선에 대해 약한 마음을 먹지 않을 터.그들 사이에 프로젝트 하나 던져주고 철저히 끝내는 것이다. 성연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살아있는 그녀는 생명 없는 저런 것들과 비교할 수조차 없이 중요하니까.곽연철이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왕대관의 회사, 보스가 그렇게 신경을 쓸 정도로 가치가 있습니까?”성연은 때로 회사도 관리하기 귀찮았다.모든 일에 대한 전권을 아래 수하들에게 위임하여 처리하게 했다.성연이 직접 입을 열어 지시하는 경우는 정말 보기 드물었다.성연은 이유를 간단히 설명한 뒤에 곽연철에게 말했다.“그 프로젝트 하나만 줄 겁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끝나거나 중간에 문제가 생겨 저쪽에서 찾아오더라도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내 체면을 봐서 저쪽에 양보할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성연은 아주 원칙적인 사람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끝난 후 재미를 본 진미선이 분명 이렇게 끝내려 하지 않을 거라는 점 또한 잘 알고 있었다.물론 더 이상은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이번 프로젝트를 잘만 성공시킨다면 최소 수십 억에서 백억 정도의 이윤을 남길 수 있을 터.진미선이 자신에게 한 것에 비해 성연 자신은 정말 양반 아닌가.전혀 신경 쓸 필요도 없었지만 그래도 외할머니를 생각해서 기회를 주었다.더 이상은 욕심내지 않기를 바랄 뿐.성연의 부모라면, 그녀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은 모두 절 알고 있었다.곽연철이 대답
저녁을 먹은 성연은 오늘도 소파에 앉아서 게임을 했다.지금 성연과 가까워지고 싶었던 무진이 소파로 다가와서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건 새로운 게임 같은데? 재미 있어?”지금 하고 있는 게임은 성연이 개발한 것이 아니라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이었다.게임에 완전히 빠져든 성연은 이 게임 사양이 아주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 게임을 만든 사람은 천재였다. 기회가 있으면 만나보고 싶었다.“꽤 재미 있어요. 한번 해 볼래요?” 지금 회사를 관리하느라 무진이 엄청 바쁘다는 사실을 잘 아는 성연은 당연히 게임을 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형식적으로 물었다.그런데 강무진이 대답하며 성연의 옆에 앉을 줄 눈가 알았겠는가.“재미있어 보이는데?”게임은 성연이 흥미를 가지는 것이라 무진과 3일 밤낮을 이야기하게 해도 끄떡없을 것이다.무진의 말을 들은 성연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재미있어요. 게임 보는 안목이 있네요. 이 게임의 디자인과 애니메이션 모두 아주 좋아요. 그리고 게임 모드도 자극적이고. 아주 재미있는 게임 체험을 했어요. 아마 아저씨도 해 보면 감동하게 될 걸요.”듣고 있던 무진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너 지금 이 게임을 홍보하는 거야?”성연이 입을 벌린 채 웃었다.“그건 아니지만, 재미있는 게임은 꼭 알아줘야 해요.”“응, 나도 믿어. 네가 마음에 들었다면 분명 나쁘지 않을 거야.” 무진이 이 말을 할 때, 마치 또 다른 의미를 말하고 있는 듯이 아주 진지하고 중요한 뜻이 담긴 것처럼 느껴졌다. 저도 모르게 슬쩍 무진을 곁눈질한 성연의 눈에 무진의 여상한 표정이 보였다. 성연은 속으로 중얼중얼거렸다.“설마 내가 너무 많은 걸 생각했나?”무진은 게임에 자신을 초대한 사람을 보고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이전에 성연과 한 번 플레이 한 적이 있었던 무진은 익숙한 듯이 게임 조종기를 가져갔다.무진의 동작을 바라보던 성연이 턱을 괸 채 쳐다보았다.“정말 플레이 할 거에요?”“물론. 안 돼?”무진이 되물었다.“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