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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나는 기다릴 수 있다

강운경도 바빠서 정신이 없었다. 주총에서의 일에다 안금여까지 쓰러지는 바람에 뒤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밤새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하면서 나름 수확이 있었다. 운경이 나서서 주주들을 설득하자 회장 재선임 일정이 뒤로 미루어졌다. 또 구체적 사안은 안금여가 호전되면 다시 상의하기로 했다.

이 또한 몇 년 동안 안금여가 회장직에 있는 동안 세운 공헌이 막대하다는 걸 의미했다.

강상철과 강상규의 말은 사실무근이었다.

물론 최근 몇 년 동안 안금여가 WS그룹을 이끌면서 다른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안금여의 기운이 예전만 못했기 때문에 말이다.

밤 늦게까지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날이기라도 하면 차를 마시며 정신을 가다듬어야 했다.

이처럼 피로 누적이 장기화되다 보니 몸이 축나고 건강에 무리가 갔던 것이다.

그러나 WS그룹은 안금여의 안정적인 경영으로 매출과 이익이 늘어, 주주들은 상당한 배당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주주들의 욕심은 끝이 없어 이성을 마비시켰고, 탐욕에 눈먼 주주들은 강상철과 강상규를 그룹의 회장으로 추대하는 데에 찬성표를 던졌다.

안금여는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아 그룹을 잘 이끌어 왔었다. 객관적으로 얘기하자면 회사에 대단한 기여를 한 것도 없지만 특별히 손해를 끼친 것도 없었다.

안금여의 운영방식도 예전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예전 그룹의 전략적 미스로 인해 그룹전체가 위기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그로 인해 주식 가격이 하한가를 연속으로 맞는 등, 모두가 WS그룹의 위기를 예상했지만, 그 고비를 안금여가 버티며 넘겼기에 오늘날의 WS그룹이 존재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던 거였다.

주주들도 지난날의 친분을 생각해서 회장 재선출 안을 연기하는 데에 찬성했다.

그들도 쓰러져 누워 있는 안금여를 너무 심하게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강상철과 강상규의 생각은 달랐다.

새 회장 선출일정이 미뤄진 것을 안 강상철은 벼락같이 화를 냈다.

사무실 바닥에 던져진 서류가 여기저기 흩어져 뒹굴었다.

강상규는 강상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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