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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나 몰라라 할 수 없다.

성연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무진이 계속 자리를 안 뜨면 어떻게 할머니에게 침을 놓지?’

무진 앞에서 침을 놓아서는 안 된다. 그랬다간 자신의 신분이 들통날 수 있으니…….

‘내 신분이 노출되어서는 절대 안 돼.’

마침 조승호가 중환자실에서 나왔다. 밤새 환자를 돌보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고모부.”

무진이 고모부를 불렀다.

“할머니를 뵙고 싶어?”

조승호가 물었다.

무진은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들어가봐도 돼. 다만 지금 할머니께선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해. 외부의 어떤 자극도 더이상 견뎌낼 수 없으셔. 규정상 중환자실은 30분간 한 명만 가능하니, 들어가봐.”

조승호는 안금여의 주치의로서 안금여를 치료하는 것 외에는 강씨 집안에 관한 어떠한 일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집안 일 어디서부터 관심을 가져야하는지도 모르기에 사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조카 무진과의 접촉도 거의 없었다. 무진을 담당하는 주치의 또한 따로 있어서 그가 개입할 입장도 아니었다.

“고모부,감사합니다.”

무진은 감사의 말을 전한 뒤, 휠체어를 조종해서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이때 성연이 앞으로 가 무진의 휠체어를 잡았다.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자 무진이 고개를 들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성연을 바라보았다.

“왜?”

“제가 다녀올게요. 할머니도 분명 저를 보고 싶어하실 거예요.”

성연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야.’

중환자실에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지금 들어가면 안금여를 치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속으로 ‘아싸!’하고 외쳤다.

“그래도 내가 가야지. 할머니를 뵙고 싶어.”

무진이 승낙하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안금여가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바로 자신일 테니까.

할머니에게는 속으로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비록 집안 권력다툼에 의해 무너졌지만…….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할머니는 그의 혈육이었다. 천성이 좀 차갑긴 하지만 전혀 감정이 없을 만큼 무정하지는 않았다.

무진이 거절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성연이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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