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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허태준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내일 얘기합시다.”

...

항상 별이 생각뿐인 심유진은 길가의 가게에서 국수 두 그릇을 포장했다. 그녀는 허태준이 허씨 가문의 별장에 가도록 계속 재촉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9시가 넘었다. 모두 잠을 자지 못한 듯 허 씨 별장에는 여전히 불빛이 환하게 비쳤다.

허태준은 미리 허 아주머니한테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모가 문을 열어주며 깜짝 의아해했다.

“도련님, 왜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별이는 자나요?”

허태준은 물었다.

보모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오늘 사모님 기분이 안 좋으셔서 도련님이 하루 종일 사모님과 함께 있어줬지 뭐예요. 두 분이 저녁을 먹고 서재에 그림을 그리러 들어가고는 나오지 않았어요.”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는 심유진을 데리고 서재로 발길을 옮겼다.

허 아주머니와 별이는 똑같이 책상에 엎드려 한 손에 붓 하나씩 쥐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아빠! 엄마!”

허태준과 심유진을 본 별이는 붓을 한쪽에 집어 던지고 단숨에 뛰어가서 반겼다.

별이를 품에 안자 허태준의 표정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며칠 동안 할머니 말 잘 들었어?”

허태준은 별이의 코를 콕 치면서 물었다.

별이가 아무 말도 못 하자 허 아주머니가 앞장서서 말했다.

“별이가 말을 어찌나 잘 듣는지 심지어 오늘 나한테 맛있는 것도 해줬어!”

허 아주머니의 붉은 눈시울과 잠긴 목소리로 그녀가 한참 울었음을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허 아주머니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정말요?”

심유진은 눈을 부릅뜨며 별이를 놀렸다.

“별이가 이렇게 대단한 아이였어?”

별이는 쑥스러워서 볼이 빨개졌다.

“아주머니가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래도 아주 대단해.”

허 아주머니는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유진이 왔어?”

허 아주머니의 눈길은 심유진한테서 멈춰 섰다. 그녀는 너무 기뻤다.

“일 때문에 잠시 들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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