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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하은설이 한참 허태준 칭찬을 하고 있을 때 허태준은 서재에서 허 아주버님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요즘 YT 그룹의 상황은 하은설이 말한 것처럼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허씨 가문의 둘째 아주머니가 매일 허태준의 부모님 댁으로 달려가 떼를 쓰고 있다.

“네 능력껏 허태서를 좀 도와줘!”

허 아주버님은 허태준을 열심히 설득하고 있었다.

“YT 그룹은 네 할아버지께서 오랜 시간 피나는 노력으로 세운 거야. 이렇게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

“아버지도 예상하셨겠지만, 저는 허태서를 돕지 않을 거예요.”

오랫동안 판을 짜놓은 허태준이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당연히 손을 뗄 리가 없었다.

이번 전염병은 엄청난 재앙이자, 허태서를 영원히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건 네가 허태서를 돕는 게 아니라 우리 가족을 돕는 거야.”

허 아주버님도 허태서가 꼴도 보기 싫었지만, YT 그룹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YT 그룹은 우리 집안의 뿌리와도 같아. 태준아.”

“하지만 그 뿌리가 썩어버렸으니 깨끗이 뽑아야죠.”

허태준은 어렸을 때부터 허 아주버님의 껌딱지였다. 하여 그는 YT 그룹이 허 아주버님한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중요한 존재였기에 허 아주버님은 YT 그룹이 망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YT 그룹이 망하는 것은 회사에 평생을 바친 허 아주버님에 대한 모독이었다.

“아버지, 절 믿으시죠?”

허태준은 진지하게 물었다.

허 아주버님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네 마음대로 해. 하지만 네 둘째 아주머니는... 어이구!”

허 아주버님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네 엄마가 말하기를, 네 둘째 아주머니가 완전히 미쳤대.”

허씨 가문의 둘째 숙부가 경찰서에 들어간 후로 둘째 아주머니의 처지가 매우 어려워졌다.

둘째 아주머니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YT 그룹에 입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뛰어난 외모는 둘째 숙부의 눈길을 사로잡아 허씨 가문의 한사람이 되었다.

결혼 후, 둘째 아주머니는 사직서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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