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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곧 재판일이 되었다.

김욱이 손을 썼기에 유럽에서 명성이 자자한 변호사들은 허택양이 아무리 높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그를 변호하려 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집에서 연습한데로 증인석에 앉자 마자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납치 후에 당했던 비참한 일들을 이야기 하며 도중에 여러 차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울어 진심으로 배심원들을 감동시켰다.

강성 등 '거짓된 증인' 들이 그녀의 주장을 실증하였고 강성과 허택양의 톡 기록 및 체결한 계약도 모두 증거로 제출되였다. 이정도면 허택양을 감옥에 보내는게 거의 확실해진 셈이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저 하은설이 나올 때 약간의 변고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힘들까봐 걱정한 허태준은 검찰이랑 미리 얘기해서 특별히 그녀를 마지막에 놓았다.

허택양은 하은설이 올 줄은 몰랐었기 때문에 그녀를 볼 때 매우 놀랐다.

하은설은 이날 올 블랙으로 아주 수수하게 옷을 입었다. 얼굴은 화장을 하지 않아 약간 창백했다. 물론 이는 배심원들의 동정을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허택양의 눈에는 그녀가 그 때문에 슬퍼하고 그를 위해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앞의 몇차례의 고발이 지난후 허택양은 거의 자기가 이 소송에서 져서 앞으로 몇년간 이국타향의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하은설의 출현은 그에게 이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을 주었다.

그는 기대에 부풀어 하은설을 바라보았다. 두 눈이 마치 그녀의 몸에 붙은 것 같았다.

하은설은 고개를 들어 대범하게 그와 눈을 마주쳤으며 심지어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위로하는 눈빛을 보냈다.

허택양의 팽팽하던 몸이 곧바로 풀렸다.

하은설은 그날 발생했던 일을 조금도 덧붙이지 않고 전부 사실대로 진술했다. "피고인이 저에게 자신이 제 친구의 아들을 데려갔으니 저더러 그와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저희는 백화점 부근의 커피숍에 갔지만 제 친구의 아들은 거기에 없었습니다. 피고인이 저에게 준 커피를 마신 후 전 의식을 잃었었습니다. 그 후의 일은 분명하지 않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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