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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걱정하지 마. 옷 망가져도 갚으라고 안 할게.”

심유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토록 너그러운 사람이면서 저번에는 왜 꼭 배상을 요구했을까?

**

이소연이 경찰에게 잡히고 나서야 여형민은 자리를 뜰 수 있었다.

그가 GS 건물 아래로 내려왔을 때 원래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지고 없었고 소방관들도 안전 매트에 있던 공기를 빼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아쉬운 말투로 말했다.

“한참 기다렸는데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다니, 정말 재미없어!”

차에 다시 올라탄 뒤 허태준이 그에게 물었다.

“어때?”

여형민은 안전벨트를 매고 난 뒤 시동을 걸며 말했다.

“<<궁금한 스토리 Y>>의 호 편집장이 찾아갔었대.”

“<<궁금한 스토리 Y>>의 편집장?”

허태준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방송국 편집장이 그 여자에 관한 일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편집장 주변 친구가 마침 조 씨 가문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을까? 이 일이 이슈로 몰릴 것 같아서 프로그램 시청률도 높여주고자 그 편집장한테 얘기했거나, 그 프로그램 편집장이 밖에서 종일 취재하다가 마침 이소연 씨와 마주쳤고, 이소연 씨는 책임을 미루기 위해 그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거나. 어차피 이소연 씨가 한 말 중에 믿을만한 얘기는 단 하나도 없었어.”

여형민은 온갖 추측을 정리해서 얘기했다.

“게다가 우린 그걸 사주한 사람이 제작팀이라는 걸 알아냈잖아? 기부금 사건도 모두 제작팀에서 벌인 짓이야. 이러면 들어맞지 않아?”

허태준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호 편집장에 대해 알아보라고 할게.”

심유진은 <<궁금한 스토리 Y>>의 호 편집장을 알고 있었다.

“전에 저를 만나러 호텔까지 찾아왔던 세 명 중 한 명이에요.”

긴 머리에 싸가지없는 태도를 가진 여자 편집장이었다.

그 뒤 심유진에게 연락했을 때 호 편집장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만약 이 일을 계획한 사람이 그녀라면 그때 그녀가 심유진을 대하던 태도가 왜 그토록 쌀쌀맞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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