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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왜그래?”

허태준이 심유진을 보며 물었다.

“당신 얼굴이……”

심유진이 풉하고 웃었다.

허태준은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보더니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거기가 아니라……”

심유진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 손가락으로 그의 얼굴에 붙은 밥풀을 떼어냈다.

그녀의 손끝이 얼굴에 닿자 허태준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심유진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허태준은 헛기침을 하며 휴지 두 장을 뽑아 그녀에게 건넸다.

“여기에 닦아. 그리고…… 고마워.”

말을 마친 그는 차의 시동을 걸었다.

**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차가 막히지 않아 시내에서 팔공산까지 가는 데 겨우 두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팔공산은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관광산으로 걸어서 올라가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심유진은 허태준이 당연히 케이블카를 탈 줄 알고 케이블카를 타는 곳에 줄을 섰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예상과는 반대로 케이블카 옆에 있는 등산로를 택했다.

심유진은 용기를 내 그의 외투를 잡아당겼다.

“저…… 우리 케이블카 타고 가는 거 아닌가요?”

허태준은 자신의 주머니에 핸드폰을 꺼내더니 심유진에게 보여줬다.

“나 핸드폰밖에 안 가져왔어.”

그런데 공교롭게도 심유진도 현금이 없었다.

심유진은 삼성페이는 되겠지 하고 매표소로 향했지만, 매표소 직원이 케이블카는 현금결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는 수 없이 두 사람은 팔공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평소 체력이 좋지 않은 심유진은 헥헥거리며 그의 뒤를 쫓았고, 허태준은 뒤를 돌아 그녀를 보았다.

“잠깐 쉴까?” 그는 심유진에게 물었다.

심유진은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경사가 꽤 있는 산이라 등산로 양쪽에는 긴 안전끈이 있었다.

그녀는 그 끈에 온몸을 의지했다.

다행히 산을 오르는 사람이 없어 심유진은 아예 계단에 주저앉았고 허태준이 그 옆에 서있었다.

마침 생수 몇 상자를 메고 산에 오르는 짐꾼이 신기한 듯 그들을 몇 번 더 보았다.

“아가씨, 산 초입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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