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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키보드를 오래 친 탓인지 굳은살이 박인 손이 심유진의 피부를 스쳐 지나갔다. 찌릿한 전류가 둘 사이에 흘렀다. 심유진은 얼굴이 빨개져서 저도 모르게 몸을 움직였다. 허태준은 심유진이 발을 빼려는 줄 알고 얼른 발목을 잡았다.

“움직이지 마. 약 침대에 다 묻겠다.”

심유진은 몸이 굳어서는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손으로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허태준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심유진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참고 화제를 돌렸다.

“첫 출근인데 적응하기 힘들지는 않아?”

”괜찮아요.”

심유진이 허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냥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허리가 좀 아파요.”

예전에 호텔에서 일을 할 때는 온 하루 앉아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더군다나 다른 직원들처럼 방석 같은 것도 준비해 가지 않아서 오늘 하루 종일 앉아 있으려니 매우 힘들었다.

“안마해줄까?”

허태준이 말을 하면서 손에 묻은 약을 닦았다.

“아니요!”

심유진이 다급히 손을 저었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요.”

심유진은 허리가 민감했다. 허태준이 발목을 터치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심장이 뛰는데 허리를 안마해 준다는 건 상상도 하기 싫었다. 다행히 허태준도 강요하지 않았다.

“그럼 일찍 자.”

허태준이 아쉬워하면서 말했다.

“내일도 허리 아프면 말하고.”

“알겠어요.”

심유진은 대답은 그렇게 하면서도 속으로는 아무리 아파도 절대 얘기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다음날이 밝았다. 아침의 풍경은 여전히 어제와 똑같았다. 하은설이 없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외출하기 전 심유진은 허태준과 별이가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고 패딩 대신에 코트를 입었다. 그리고 안에는 보온 기능이라고는 아예 없는 얇은 흰색셔츠와 정장 바지를 매치했다. 이런 착장을 또 신발로 망칠 수는 없었다. 발목의 붓기도 이제 다 내렸기 때문에 심유진은 과감하게 하이힐을 골랐다.

허태준과 별이가 불만스러운 시선을 보냈지만 심유진은 걱정하지 말라고만 하며 가방을 들고 신속하게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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