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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심유진의 최대 약점은 바로 마음이 너그러운 것이다.

조건웅이 무릎을 꿇고 맹세를 하자 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 너무 냉혈인처럼 보일 것 같았다.

사실, 그녀도 그와 헤어지고 너무 가슴이 아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그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결국 결혼식까지 올렸으며 그녀가 모아 놓은 돈으로 대구에 집을 마련했다.

조건웅의 부모님이 같이 지내자고 제안을 했으나 조건웅은 완강하게 거절했다.

부모님은 가문에 여자가 잘못 들어와 자신들의 아들을 나쁜 길로 인도했다고 소리를 질렀으며 결혼 후, 심유진이 계속하여 임신을 하지 못하자 조건웅의 어머니는 동네에서 유명한 의사한테 병을 보이자고 말했다. 그 제안마저 거절당하자 조건웅의 부모님은 두 사람을 이혼하게 만들고 조건웅을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려는 마음이 더욱 커져갔다.

그날, 조건웅은 자신의 부모님에게 버럭 화를 내며 다시 이런 일로 심유진한테 압력을 넣으면 집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본 심유진은 조건웅을 더욱 마음에 들어 했다. 그 일이 있기 전에 그와 우정아가 이미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너, 이 미친년이 왜 여기에 있어? 아직도 우리 며느리 괴롭히려고?”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목소리가 심유진을 오랜 추억에서 깨웠다.

택시 뒷자리에 앉은 조건웅의 아버지가 머리를 내밀고 그녀를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심유진은 정신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말했다.

“이 택시 제가 불렀어요. 내려주세요.”

“어떻게 네가 부른 택시야? 택시에 너의 이름이라도 적혀 있어?”

조건웅의 아버지는 택시에 앉아 마구 행패를 부렸다.

조건웅의 아버지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심유진은 바로 택시 운전사를 보며 말했다.

“기사님, 제가 택시를 앱으로 불렀어요.”

택시 운전사는 아주 정직한 사람이었다.

“아저씨, 이 아가씨가 부른 택시 맞아요. 그러니까 얼른 내리세요.”

“내가 왜 이 택시에 못 앉아?”

조건웅의 아버지는 두 눈을 더욱 크게 떴다. 그 모습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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