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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병원에서 검사를 마친 심유진은 바로 택시를 타러 길가에 나갔다.

병원 앞에 있는 큰 길은 항상 꽉 막힌 상태여서 택시들도 이곳에 잘 오려고 하지 않는다.

심유진은 앱으로 겨우 택시를 잡고 조수석의 문을 열려고 할 때,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반대편 택시 뒷자리 문을 열었다.

“빨리빨리! 여기야! 빨리 타!”

그 사람은 목이 찢어지게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심유진은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뒷좌석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 사람은 그녀의 전 시아버지이자 조건웅의 아버지였다!

시아버지가 아직 대구에 남아 있다면 전 시어머니도...

역시, 멀지 않은 곳에서 조건웅의 어머니가 한 손에 짐을 챙겨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우정아를 부축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우정아는 한껏 미간을 찌푸리고 짜증을 내며 말했다.

“좀 천천히 가요! 아직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빨리 걸으면 아픈 거 몰라요?”

그러자 조건웅의 어머니는 바로 발걸음을 늦추고 우정아를 돌아보며 사과했다.

“미안해! 미안해! 아버지가 재촉하시잖아! 나도 마음이 급해서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어. 아프면 천천히 걸어도 돼. 택시도 이미 저기서 기다리고 있으니 천천히 가도 돼.”

그 모습을 본 심유진은 마음이 씁쓸했다.

조건웅의 어머니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조 씨 가문에서 그의 어머니는 절대적인 권력자였다.

그들은 한순간도 심유진을 자신들의 며느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녀가 조건웅의 앞날에 큰 도움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말하며 항상 그녀를 비하했다.

조건웅이 그녀를 처음 집에 데려간 날, 그녀는 평소 엄두도 내지 못했던 영양제를 가득 샀다. 결국 조건웅이 부모님은 자신이 사 온 영양제를 다락방에 쑤셔 넣고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하물며, 그녀의 외모부터 지적하기 시작하더니 가정 환경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혀를 끌끌 찼다.

그러더니 처음 집에 방문하는 심유진을 흘겨보며 가정부 대하듯이 대했다.

손님인 그녀한테 과일을 깎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바닥을 밀고 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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