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배달 음식이나 시켜 먹는 거야?”야단을 치는 듯한 그의 말투에 심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어깨가 불편해서 어쩔 수 없이 배달시켜 먹는 거예요.”“어깨를 다쳤어?”허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어깨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마치 그녀가 입고 있는 겉옷을 통해 그녀의 어깨를 투시할 수 있는 사람처럼.“오른쪽 어깨 뼈가 조금 다쳤어요.”심유진은 자신의 다친 어깨를 조심스럽게 가리켰다.“괜찮아요. 며칠 쉬면 괜찮아진다고 했어요.”“어쩌다 다쳤어요?”여형민도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평소의 부드러운 모습인 그와 전혀 상반되는 표정이었다.심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거짓말이 튀어나왔다.“벽에 부딪쳤어요.”하지만 여형민은 그녀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 것 같았다.“진짜 혼자 부딪쳤어요? 아니면 전 남편 가족들과 상관있는 일이에요?”심유진은 그의 물음에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자신을 수상하게 쳐다보는 눈빛과 심문하듯이 몰아붙이는 말투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그가 이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사실대로 말해요. 진짜 전 남편 가족이 그랬다면 폭행으로 증거를 남겨 배상금을 물게 할 거예요.”조건이는 조건웅의 친동생이 맞지만, 이번 일은 조건웅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저도 더 많은 배상금을 받고 싶지만 아쉽게도 저의 부주의로 다쳤어요.”심유진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그래요.” 여형민은 더 캐묻지 않고 심유진의 손에 쥐어진 배달 주머니를 쳐다보았다.“매일 배달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요. 저와 태준이가 집에 아주머니를 고용했어요. 매일 저녁마다 밥을 차리고 돌아가는데 저녁이라도 같이 먹는 건 어때요?”심유진은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매일 기름진 음식과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음식들을 먹으니 집밥이 사무치게 그리웠다.하지만 이렇게 높으신 분들과 같이 밥을 먹으면 사레에 들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밀려왔다.“아니요. 이제 거의 괜찮아졌어요. 조금만 더 괜찮아지면 배달음식
병원에서 검사를 마친 심유진은 바로 택시를 타러 길가에 나갔다.병원 앞에 있는 큰 길은 항상 꽉 막힌 상태여서 택시들도 이곳에 잘 오려고 하지 않는다.심유진은 앱으로 겨우 택시를 잡고 조수석의 문을 열려고 할 때,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반대편 택시 뒷자리 문을 열었다.“빨리빨리! 여기야! 빨리 타!”그 사람은 목이 찢어지게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심유진은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뒷좌석을 가만히 쳐다보았다.그 사람은 그녀의 전 시아버지이자 조건웅의 아버지였다!시아버지가 아직 대구에 남아 있다면 전 시어머니도...역시, 멀지 않은 곳에서 조건웅의 어머니가 한 손에 짐을 챙겨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우정아를 부축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우정아는 한껏 미간을 찌푸리고 짜증을 내며 말했다.“좀 천천히 가요! 아직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빨리 걸으면 아픈 거 몰라요?”그러자 조건웅의 어머니는 바로 발걸음을 늦추고 우정아를 돌아보며 사과했다.“미안해! 미안해! 아버지가 재촉하시잖아! 나도 마음이 급해서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어. 아프면 천천히 걸어도 돼. 택시도 이미 저기서 기다리고 있으니 천천히 가도 돼.”그 모습을 본 심유진은 마음이 씁쓸했다.조건웅의 어머니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조 씨 가문에서 그의 어머니는 절대적인 권력자였다.그들은 한순간도 심유진을 자신들의 며느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녀가 조건웅의 앞날에 큰 도움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말하며 항상 그녀를 비하했다.조건웅이 그녀를 처음 집에 데려간 날, 그녀는 평소 엄두도 내지 못했던 영양제를 가득 샀다. 결국 조건웅이 부모님은 자신이 사 온 영양제를 다락방에 쑤셔 넣고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하물며, 그녀의 외모부터 지적하기 시작하더니 가정 환경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혀를 끌끌 찼다.그러더니 처음 집에 방문하는 심유진을 흘겨보며 가정부 대하듯이 대했다.손님인 그녀한테 과일을 깎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바닥을 밀고 세탁
심유진의 최대 약점은 바로 마음이 너그러운 것이다.조건웅이 무릎을 꿇고 맹세를 하자 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 너무 냉혈인처럼 보일 것 같았다.사실, 그녀도 그와 헤어지고 너무 가슴이 아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그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결국 결혼식까지 올렸으며 그녀가 모아 놓은 돈으로 대구에 집을 마련했다.조건웅의 부모님이 같이 지내자고 제안을 했으나 조건웅은 완강하게 거절했다. 부모님은 가문에 여자가 잘못 들어와 자신들의 아들을 나쁜 길로 인도했다고 소리를 질렀으며 결혼 후, 심유진이 계속하여 임신을 하지 못하자 조건웅의 어머니는 동네에서 유명한 의사한테 병을 보이자고 말했다. 그 제안마저 거절당하자 조건웅의 부모님은 두 사람을 이혼하게 만들고 조건웅을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려는 마음이 더욱 커져갔다.그날, 조건웅은 자신의 부모님에게 버럭 화를 내며 다시 이런 일로 심유진한테 압력을 넣으면 집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다.그 모습을 본 심유진은 조건웅을 더욱 마음에 들어 했다. 그 일이 있기 전에 그와 우정아가 이미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너, 이 미친년이 왜 여기에 있어? 아직도 우리 며느리 괴롭히려고?”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목소리가 심유진을 오랜 추억에서 깨웠다.택시 뒷자리에 앉은 조건웅의 아버지가 머리를 내밀고 그녀를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다.심유진은 정신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말했다.“이 택시 제가 불렀어요. 내려주세요.”“어떻게 네가 부른 택시야? 택시에 너의 이름이라도 적혀 있어?”조건웅의 아버지는 택시에 앉아 마구 행패를 부렸다.조건웅의 아버지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심유진은 바로 택시 운전사를 보며 말했다.“기사님, 제가 택시를 앱으로 불렀어요.”택시 운전사는 아주 정직한 사람이었다.“아저씨, 이 아가씨가 부른 택시 맞아요. 그러니까 얼른 내리세요.”“내가 왜 이 택시에 못 앉아?”조건웅의 아버지는 두 눈을 더욱 크게 떴다. 그 모습이 마
움직이지 못하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거리에 주저앉은 심유진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차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데 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걸까...머릿속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말이 울리고 있지만 그녀의 몸은 움직여지지 않는다..."끼익!!!!!!!!!"고막이 찢어질듯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왔다.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길가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막으며 심유진이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얼마나 지났을까... 몇 초 ... 몇 분... 십 분... 사람들의 목소리와 도시의 소음이 그녀의 귀에 조금씩 들려왔다.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그녀는 차에 치여 날아가지 않았다. 위험한 순간에 차는 그녀의 바로 코앞에서 멈춰 다행히 큰 사고로 번지진 않았다.이 사고로 지나가는 차들도 모두 속도를 줄이고 길가에 있던 사람들은 심유진을 에워쌌다."아가씨, 괜찮아요?""일어날 수 있겠어요?""아가씨, 저 보여요?"“아가씨,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녀를 걱정하며 물었다.심유진은 눈을 깜박거렸다. 충격으로 인해 멈췄던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그때, 한 낯선 남자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심유진은 남자의 손을 잡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감사합니다."겨우 감사 인사를 전한 그녀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아픈 건지 놀란 건지 목소리가 떨리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그녀를 향해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 빨리 병원에 갑시다. 모두 저의 책임이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남자의 진솔한 태도에 심유진은 멍한 표정으로 상대방을 쳐다보며 물었다."왜 당신이 책임을 지는 거죠?"그러자 남자는 몸을 돌려 심유진이 주저앉았던 자리에 급하게 멈춰 선 자신의 은색 고급 외제차를 가리키며 말했다."아가씨, 하마터면 제 차에 치일 뻔했어요. 기억이 나지 않는 거예요?"심유진은 두 눈을 깜박이며 남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자신에게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차만 확인하고 운
"네, 괜찮아요."심유진은 작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어깨에 붕대는..."남자는 그녀의 부풀어 오른 오른쪽 어깨를 가리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이건 일주일 전에 이미 다친 상처에요. 상처가 다시 벌어져서 붕대를 새로 감았어요. 차에 치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다칠 수 있겠어요. 당신 잘못 아니에요."심유진의 설명에도 남자의 굳은 얼굴은 풀어지지 않았다."약은 처방했나요? 제가 가지러 갈게요."남자는 심유진을 걱정하며 물었지만, 심유진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그러면 걸을 수 있겠어요? 제가 부축해 줄까요? 지금 밖에 차가 심하게 막히고 있어요. 택시 잡기 힘들 것 같으니까 제가 집으로 데려다줄게요."남자의 과분한 친절에 심유진은 남자를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아니요. 친구한테 데리러 와달라고 하면 돼요." 그녀는 아무 핑계나 댔다.심유진이 강하게 경계하며 말하자 남자는 재빨리 눈치채고 해명에 나섰다."오해하지 마세요. 저 다른 의도는 없어요. 아가씨 혼자 불편할까 봐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 친구가 데리러 올 때까지 같이 있어 드릴게요."'휴... 어떡하지?'심유진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를 데리러 올 친구는 없었다. 심유진과 제일 친한 친구 하은설은 2년 전 해외연수를 떠났다.심지어 그녀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고 했다.심유진은 한참 고민을 하다 여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여형민은 새 로펌을 설립하는 단계라고 했으며 아직 정식으로 개업하지 않고 수중에 새로운 사건을 맡지 않아 매우 한가하다고 했다. 게다가 CY 그룹은 병원에서 두 정거장 건너에 있어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유진 매니저님?" 여형민은 아주 반가운 목소리로 그녀의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에요?"심유진은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변호사님 혹시 지금 시간 괜찮으시면 S 대학병원에 와주실 수 있어요?"여형민의 얼굴에 남았던 웃음기가 바로 사라졌다."S 대학병원에는 어쩐 일이에요?
허태준은 정재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네."허태준은 짧은 대답만 하고 심유진한테 눈길을 돌렸다.하지만 허태준의 쌀쌀맞은 태도에도 정재하는 계속하여 말했다."여기서 허태준 대표님을 만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허 태표님은 저의 오래된 우상입니다."허태준은 그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심유진을 쳐다보며 재촉했다."안 갈 거야?"그가 몸을 돌리자 심유진은 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며 병원 밖을 나서려고 하자 정재하도 빠른 걸음으로 심유진의 곁에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물었다."허태준 대표님이랑은 무슨 사이에요? 혹시 친구세요?"친구?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조금 전에 친구가 데리러 온다는 말을 했으니 빼도 박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형민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왜 허태준이 나타났을까? 허태준에게 차마 물어보지도 못하는 심유진은 어쩔 바를 몰라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정재하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구세주라도 만난 듯 심유진의 손을 꽉 쥐었다."저도 허태준 대표님과 친구가 되고 싶어요. 다리 좀 놓아주실 수 있으세요? 제발요. 거절은 사양할게요.""그건..."심유진은 허태준의 커다란 등을 바라보며 한참 후에야 대답했다. "허태준 대표님의 의견도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뒤에서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허태준은 바로 자리에 멈춰 섰다.뒤를 돌아본 그는 심유진과 정재하 두 사람이 손을 꽉 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심유진은 얼굴이 따가운 느낌을 받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허태준의 싸늘한 눈빛은 본 그녀는 몸을 흠칫 떨며 머리를 숙였다.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입꼬리가 조금 아래로 내려갔다. 어쩐지 심유진은 그의 기분이 언짢은 느낌을 받았다.아무 영문도 모르는 정재하는 입을 헤 벌리고 그를 향해 웃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허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정재하는 얼굴을 붉히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그리
여형민은 심유진을 돌아보며 물었다."방금 부탁을 잊지 말라고 한 거 같은데, 무슨 부탁이에요?""그러니까..."심유진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일단, 잠시 비밀이에요.""쳇!"여형민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말했다."벌써 다른 사람과 비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 거예요? 흥! 심유진 씨 너무하네요."'그래서 허태준이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던 거였어.'입술은 삐죽 내밀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건 멈출 수 없었다.차 키가 없는 허태준은 미리 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찾고 그 곁에 가만히 서있었다.여형민이 차 문을 열자 그는 바로 조수석에 앉았다."음? 너 항상 뒷자리에만 앉았잖아? 왜 갑자기 조수석에 앉는 거야?"여형민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두 사람이 함께 이동할 때에도 허태준은 항상 뒷자리만 고집했다.여형민은 그런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이나 불만을 말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너 진짜 나를 전용 기사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그런 여형민의 말에도 허태준은 줄곧 뒷자리만 고집하고 조수석에 앉지 않았다.허태준은 앞을 똑바로 쳐다보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더러워."그의 말에 여형민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너 조금 전까지 뒷자리에 앉아 병원에 오지 않았어?"심유진은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탔다.더러운 건 차가 아니다. 그러면 남은 건 그녀 밖에 없다.비록 매우 상처받는 말이지만 허태준의 결벽증을 알고 있는 심유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차 문을 닫았다.아마 이 세상 사람들 중에 그의 눈에는 더럽지 않은 사람이 몇 명 없을 것이다."유진 매니저님, 어디로 가시나요?"여형민은 차에 시동을 걸며 물었다."집으로 가면 돼요."그의 물음에 심유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여형민은 백미러로 그녀를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차에 치일 뻔했던 건 어떻게 된 일이에요?"심유진은 머릿속으로 구상을 하고 말을 잘 정리하고 나서 말했다.“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예전 시부모님과 상간녀를 만났어요. 그들과 작은
심유진이 어깨의 상처를 모두 치료하고 다시 호텔에 출근한 것은 2주일 뒤였다.직장 동료들은 그녀의 복귀를 축하해 주기 위해 대구에서 제일 유명한 레스토랑의 VIP 룸을 빌려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룸에는 갖가지 예쁜 풍선들로 장식하고, 2단 케이크도 주문했으며 현수막도 걸었다.‘축! 심유진 매니저님 복귀!’동료들의 착한 마음을 아는 심유진도 기쁜 마음으로 동료들이 건네는 술을 모두 받아 마셨다.결국 얼마 가지 못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했다.이현이 취한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려고 주소를 물었으나 다른 동료들도 그녀의 집 주소를 모른다고 했다. 다른 동료들도 심유진을 깨우며 그녀의 집 주소나 가족 전화번호를 물었으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술에 취해있었다.“어머!”그때, 한 동료가 테이블 위에 포크를 내려놓고 말했다.“저 유진 매니저님 남편 번호를 알아요! 지난번에 유진 매니저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어 저의 휴대전화로 남편한테 전화를 걸어 제가 저장해 두었어요.”“빨리 전화 걸어보세요!”다른 한 동료가 재촉하며 말하자, 곁에 있던 동료가 작은 목소리가 물었다.“심유진 매니저 남편이랑 이혼하지 않았어요?”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처음 듣는 소식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심유진을 쳐다보았다.“정말이에요?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예요!”“진짜 몰랐어요! 심 매니저 평소와 똑같지 않았어요? 이혼한 사람 같지 않았어요.”“그러니까요! 이혼했다는 소문, 진짜 제대로 들은 거 맞아요?”동료들의 질문 폭격에 심유진의 이혼을 폭로한 사람은 자신도 이 소식의 진실성을 확신하지 못했다.“저도 데스크 직원한테 들었어요. 한 달 전 즘에 심 매니저 시부모님이 호텔에 찾아와 난동을 부리자 심 매니저가 남편이 밖에서 다른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곧 이혼한다고 말했어요.”“심 매니저 같은 와이프를 두고 바람을 피운다고요?”“진짜 얼마나 대단한 여자랑 불륜을 저지르고 있을까요?”“그러니까요. 정말 그 남자 미친 거 아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