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진시우와 천동은 사람들을 데리고 JH 건설로 왔다.회사 쪽에서는 임아름이 먼저 연락을 했다."양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LS 그룹의 임아름이에요.""오! 임 대표!" 양신은 웃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임 대표가 이 시간에 어쩐 일로...?"4팀의 생사존망과 관련된 일이라 그녀는 아주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양 대표님, 저희가 함께 진행했던 저번 프로젝트는 이미 완벽하게 끝났어요.""제가 사람 두 명을 보내 계약서를 들고 갔..."이 말을 들은 양신은 임아름의 말을 끊으면서 말했다. "임 대표, 그건 좀 어렵겠는데. 내가 요즘 돈이 모자라서 말이야.""며칠만 더 주면 안 될까?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그 정도도 못해주는 건 아니겠지?"임아름은 인내심 있게 대답을 했다. "당연하죠, 하지만 저희는 이미 반 년이나 기다렸어요. 그래서 말인데 사인이라도 해주시면 안 될까요?"양신은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이건 또 무슨 뜻이야? 설마 내가 돈을 안 갚기라도 할 가봐?""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임 대표, 나는 목재 장사부터 시작했어. 온양시의 건축 분야에서는 내가 제일 빠삭하다고."임아름은 얼굴색이 삭 바뀌었다, 이게 바로 그녀가 걱정하던 일이었다!양신이 말한 대로 그는 온양시에서 꽤 크게 장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 이쪽 분야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혹시라도 양신의 미움을 샀다가는 LS 그룹쯤은 쉽게 보낼 수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반 년 동안이나 돈을 재촉하지 못했다."대표님, 화내지 마세요, 저희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그냥 대표님이 먼저 사인을 하시고 제가 개인 돈으로 프로젝트를 끝낸 후 대표님이 저한테 4억을 갚는 건 어떤가 물어보려고..."이 말을 들은 양신은 버럭 화를 냈다. "도대체 나를 뭐로 생각하는 거요!!"이렇게 화를 낸 양신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얼굴색이 어두운 임아름도 이를 꽉 깨물고 있었다!"빚을 낸 놈이 제일 당당하네!"...JH 건설.양신은 핸드폰을 만지작
JH 건설 아래.진시우와 천동은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딱 봐도 운동 좀 해본 건장한 남자 두 명이 걸어왔다."양 대표님이 당신들 더러 꺼지라고 했어!"둘 중 한 명은 기세등등해서 진시우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진동은 비록 겁이 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을 꼿꼿하게 쳐들고 있었다. "우리는 LS 그룹에서 왔어, 양 대표를 만나야 하는 용무가 있다고.""대표님은 시간이 없으니 얼른 썩 꺼져, 괜히 우리 손을 더럽히지 말고!"천동은 얼굴색이 좋지 못했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진시우한테 말했다. "형님, 이젠 어떡해요?"그러자 진시우는 머리를 돌려 그한테 말했다. "양 대표가 자리에 없는 것 같으니 우리는 이만 회사로 돌아갈까?""...""형님, 이건 누가 들어도 변명이잖아요! 우리가 언제 오든 다 시간 없다고 할 거라고요!"""그래?"진시우는 작게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넌 차 안에 숨어 있어, 나 혼자 올라갈 테니까.""아..." 천동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 "저도 같이 가요!"진시우는 피식 웃으면서 계약서를 들고 그들의 앞을 막아선 남자 두 명을 향해 걸어갔다."제기랄, 말귀를 못 알아듣는 모양이군."처음부터 그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던 남자는 진시우를 향해 발을 날렸다.진시우는 몸을 뒤로 젖혀 가볍게 피하고는 바로 주먹을 날렸다!퍽 소리와 함께 남자는 뒤로 자빠졌고 대문의 쓰레기통 위에 안착했다.이 모습을 본 다른 한 잠자는 순간 겁에 질렸다!진시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한 남자도 신물을 토할 정도로 때려눕혔다.하지만 로비에는 또 여덟 명 정도의 건장한 남자가 진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쉰 진시우는 바로 쏜살같이 달려들었다.퍽! 확! 쿠당!로비는 순간 혼란에 빠져버렸다, 천동은 입구에 가만히 서서 진시우를 보고 있었다."역시 형님은 대단해!"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조용해진 로비에는 양신의 비서만 남아있었다.겁을 먹은 비서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있었다
진시우는 그의 오른쪽 어깨를 향해 주먹을 날렸고 그의 어깨는 힘 없이 축 늘어져 버렸다.콩알만 한 땀방울이 양신의 머리에서 떨어졌다."가... 가만두지 않겠어... LS 그룹도..."진시우는 그의 머리를 확 낚아채더니 다시 책상으로 쿵 내리쳤다, 그러자 코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사인할게!"양신은 단단히 화가 났다!이 계약서에는 어쩔 수 없이 사인을 하겠지만 그는 LS 그룹을 꼭 망하게 하리라 다짐을 했다!진시우는 양신을 놔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진작에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요."양신은 종이를 뽑아 피를 닦으며 진시우를 노려봤다.그는 펜을 들고 대충 자신의 이름을 사인하고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꺼져!"진시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계약서를 챙겨 들고는 바로 몸을 돌려 나갔다.천동은 사인이 되어 있는 계약서를 보고 금세 싱글벙글해졌다."역시 형님은 못하는 일이 없네요!"그는 헤벌쭉해서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봤다."형님, 여기서 잠깐 기다려요. 제가 금방 차를 갖고 올게요!"천동은 잔뜩 흥분한 모습이었다. 육성준 이 개자식 아름 누나 털끝도 못 건드리게 할 거야!우리 4팀이 이튿날에 바로 문제를 해결했으니 더 이상 트집도 못 잡겠지!진시우는 길 옆에서 천동이 오기를 기다렸다.이때 낯선 차 한 대가 그의 앞에 와서 천천히 멈춰 섰다, 진시우는 운전석을 힐끔 봤다.차에서 내린 사람은 잔뜩 겁을 먹은 모양새였다."지, 진시우 형님..."그는 다름 아닌 방해진의 양아들인 곽동현이었다!진시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그러자 곽동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저는 친구를 만나러...""그럼 형님은 왜 여기에 있습니까?"곽동현도 아주 의혹스러웠다. 지금은 출근 시간이고 LS 그룹은 이곳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이곳 대표한테 사인받을 일이 있어서, 우리 회사랑 협력한 일이 있거든."진시우는 JH 건설을 가리키면서 말했다.곽동현은 멈칫하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자, 장난하지 마!"양신은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놀랐고 그의 눈빛에는 공포로 가득했다. 몇 년 전 그는 오천용과 겨뤄본 적이 있다.하지만 그는 아주 처참히 패배를 했었다!그리고 영길 사형제한테 보복까지 당했던 그는 그들의 실력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얼마 전 영길 사형제가 살해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놀란 동시에 아주 기뻤다.곽동현이 방금 전에 사무실로 쳐들어 온 그 젊은이가 가해자라는 것을 말하기 전까지는 말이다...곽동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더 무서운 것은 진시우 형님이 수도의 대단한 사람도 알고 있어, 형님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진짜로 큰일 난다고!"양신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그걸 왜 이제야 말해!"양신은 후다닥 핸드폰을 꺼내 방금 전에 걸었던 번호를 하나하나 다시 걸기 시작했다."양 대표, 이게 무슨..."양신은 눈에 띄게 몸을 떨었고 그의 이마에서는 콩알만 한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내가 방금 모든 건설 업계 사장들한테 전화를 걸어서 LS 그룹과의 협력을 그만둬라고 했거든..."쾅!곽동현은 번개를 맞은 것처럼 제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양신은 이제 완전히 망했구나!"제기랄! 왜 다 통화 중이야?!" 양신의 눈동자는 빨갛게 되어 있었고 급해서 미칠 지경이었다."..."같은 시각 LS 그룹.수많은 전화를 받고 난 영업부의 부장 서준산은 얼굴색이 아주 나빴다.서준산은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임아름의 사무실로 왔다."대표님, 큰일 났어요. 방금 재료 공급 업체 사장들이 전화 와서 저희와 협력을 그만둔다고 했어요!"임아름은 잠깐 멈칫하다가 이렇게 물었다. "왜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서준산의 얼굴색은 아주 나빴다. "대표님, 이건 작은 일이 아니에요. 업계에 소문이 퍼지고 나면 다른 공급 업체들도 문제가 생길 수..."서준산의 말을 들으며 임아름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아빠!"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임하운이었다.
LS 그룹 아래, 혼다 어코드 한 대가 대문 앞에 와서 멈춰 섰다.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경비원의 말림에도 불구하고 안으로 달려들어갔다.그는 황급한 모양새로 엘리베이터를 눌렀다.그는 다름 아닌 JH 건설의 대표 양신이었다.곽동현의 말대로 그는 바로 사과를 하러 LS 그룹으로 왔다!1초라도 더 늦었다가는 큰일이 날 가봐 말이다!그는 생전 처음 엘리베이터가 늦다고 생각했다!...회의실 안.육성준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천 팀장, 우리가 일을 잘 했다고 칭찬이라도 해야 하나?"천동은 심장이 떨리는 것만 같았다, 육성준의 말에는 다른 뜻이 있었다!이때 천윤제가 잔뜩 우중충한 얼굴로 일어섰다."하, 할아버지..."짝!천윤제는 손을 올려 그의 뺨을 때렸고 천동은 미처 반응하지도 못했다.천동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할아버지, 제가 혹시 뭘 잘못했나요...""이 등신아! 너 때문에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 천윤제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누가 임 대표 허락도 없이 거길 가래?! 네가 그렇게 대단하냐?"천동은 속으로 아주 억울했다. 그를 사인받으러 보낸 것도 회사고 지금 그를 나무라고 있는 것도 회사였다!임무를 완성한 지금 칭찬을 해주기는커녕 모두가 보고 있는 곳에서 할아버지한테 뺨까지 맞았다!육현철 부자는 옆에서 비웃음 가득한 기색으로 구경만 하고 있었다.임아름은 심호흡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양 대표님이 방금 온양시 건설 공급상한테 전화를 돌렸어.""LS 그룹과의 협력을 멈추라고 말이야.""넌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양 대표를 화나게 한거야?"천동은 몸을 움찔 떨었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그도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몰랐다.그는 그저 단순하게 육성준의 꼼수에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저, 저..."천동은 놀란 나머지 말도 제대로 못했다.그러자 육성준은 또 이렇게 비웃어댔다. "천 팀장 뇌 용량이 부족한 모양이야? 일할 때 여기까지는 생각 못 했나 봐?"천동은 분노 가득한
육현철은 끊긴 전화를 보고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다.육성준은 얼굴색이 나쁜 아버지를 보고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그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한참 지난 후에야 육현철은 이렇게 말했다. "양신 이 자식 미친 거 아니야?"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조사를 해봐야겠어, 천동이랑 만난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육성준은 황급히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버지. 제가 제대로 조사해 낼게요!"육현철은 심호흡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천동 이 자식 운도 좋네, 다음은 없을 줄 알아!"육성준은 위로하듯이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4팀에 새로 온 부팀장 진시우가 저랑 내기를 했어요, 1달 내에 30조짜리 계약을 따내지 못한다면 4팀을 해산하겠다고요!"육현철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괜찮네!""그렇다면 천동 그 자식은 너한테 맡기마, 나는 아직 임아름과 임하운을 상대해야 하니.""맡겨만 주세요!" 육성준은 자신만만해서 말했다. "4팀은 1달 내에 무조건 해산하게 될 거예요!"기분이 약간 좋아진 육현철은 이렇게 말했다. "강진웅이 두 달 뒤에 운양시로 온다던데 같이 나가서 밥이라도 먹자."이 말을 들은 육성준은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강진웅은 서울의 유명한 기업가였다!이사장 사무실."아빠, 양 대표님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임아름은 이렇게 질문을 했다.오늘 일어난 일은 다 너무 기상천외 했다.임하운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도 모르지... 진짜 깜짝 놀랐다니까!""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물어봐야겠어. 일단 급한 일은 해결했으니 육현철 부자가 꽤나 속을 썩이겠어."이렇게 말하며 임하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천동 이 자식은 역시 너무 충동적이야. 매번마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는 없으니까 제대로 감시해.""제가 경고할게요."임하운은 파일을 뒤적거리면서 말했다. "강진웅이 얼마 뒤에 운양시로 온다더구나, 우리도 만흥 부동산의 이사를 만날 기회
“너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아니면 너희 할아버지 손에 죽었어!”임아름이 천동을 쏘아보며 말했다.천동은 임아름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말대꾸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저 바보같이 웃었다.임아름도 그런 천동을 보니 화가 가라앉았다.“오늘 누구랑 같이 JH건설에 간 거야?”그 말을 들은 천동이 멈칫하더니 침착한 척을 하며 진시우를 가리켰다.“시우 형이랑 같이 갔습니다.”‘진시우? 정말 진시우였어…’천동의 대답을 들은 임아름이 생각했다.“계약서는 어떻게 받아냈어?”임아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제가 들어가자마자 마구잡이로 때려 부쉈더니 양 대표가 항복했습니다.”천동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하지만 그 대답을 들은 임아름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자랑스러운가 봐.”“아니요, 아닙니다…”“네 월급에서 50만 원 깎을 거야! 그리고 진시우, 너는 천 팀장이 막 나가는데도 그걸 감춰준 거야? 생각이라는 게 있는 거야?”임아름이 진시우를 흘겨보더니 말했다.“너도 월급에서 90만 원 깎을 거야! 다음에도 이러면 두 배로 깎는다!”말을 마친 그녀가 4팀 사무실을 벗어났다.“일도 다 했는데 월급을 깎다니…”천동이 우울하게 중얼거렸다.“90만 원을 이렇게 날리다니.”진시우도 옆에서 한숨을 쉬었다.그때, 진시우의 휴대폰이 울렸다.조중헌이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할아버지, 안녕하세요.”“시우야, 오늘 저녁에 시간 있느냐?”조중헌의 말투는 진지했다.“네, 시간 있어요.”진시우는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대답했다.“그럼 다행이구나, 대표님 한 분이 나를 찾아오셔서 자기 아내의 병을 치료해달라고 하는데 내가 잘 몰라서 네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구나.”“네, 퇴근하고 찾아뵐게요.”“이미 연희를 보냈다, 네가 시간이 없다고 하면 연희한테 너를 묶어서 데려오라고 했다.”그 말을 들은 진시우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조연희가 자신을 납치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네, 그럼 이따
조연희의 차 안.“그 환자 정말 이상하다니까요, 분명 아프다고 하는데 할아버지께서 맥을 짚었을 때에는 이상한 점이 없었단 말이죠. 분명 아픈데도 없는데 컨디션은 굉장히 좋지 않았어요, 곧 숨을 넘길 사람 같았어요. 할아버지께서 많은 방법을 시험해 봤는데 모두 소용없었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께서도 답답해서 시우 오빠한테 연락을 한 거예요, 오빠한테 무슨 방법이 있을까 하고.” 조연희의 말을 들은 진시우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마음속으로 상황을 추측해냈지만 환자를 보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할아버지께서는 세상이 커서 이상한 것도 많다고 하셨어요, 의술도 마찬가지라고 했어요, 그 누구도 어떤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죽을 때까지 보고 배워야 한다고 했어요. 예전에는 그 말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믿게 됐어요.”조연희가 감탄했다.조연희의 말을 들은 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께서 한 말이 맞아, 내 사부님도 나한테 그렇게 말씀하셨거든.”“하지만 시우 오빠가 우리 할아버지보다 훨씬 대단하잖아요!”“네 할아버지께서 그 말을 듣는다면 꽤 슬퍼하시겠는데.”“그럴 일 없어요.”그렇게 두 사람은 얘기를 나누며 약만당에 도착했다.진시우는 약만당에 들어서자마자 고귀함을 뽐내는 한 중년 남자를 보게 되었다.남자의 옆에는 안색이 하얗고 입술에도 혈색이 없는 중년 여자가 앉아있었다. 아마도 남자의 아내인 듯했다.얼른 달려 나온 조중헌은 진시우를 보자마자 표정이 밝아졌다.“시우야, 얼른 와라!”조중헌이 다시 중년 남자에게 진시우를 소개했다.“강 대표님, 이 분은 저를 도와줄 분입니다.”그 말을 들은 중년 남자의 안색이 조금 변했다.“조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실력을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선생님은 지금 저를 가지고 노는 겁니까? 제 아내의 병을 고칠 수 없다면 말씀하세요, 탓하지 않겠습니다, 서울로 가서 다른 의사를 찾으면 되니까!”그는 조중헌이 유명한 명의라도 불러올 줄 알았지만 진시우를 보고 나니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