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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의 백일, 전남편은 눈이 붉어졌다
쌍둥이의 백일, 전남편은 눈이 붉어졌다
작가: 찹쌀몽

0001 화

작가: 찹쌀몽
나는 이른 아침부터 낚시하던 한 중년남성에 의해 발견되었다.

남자가 휘두른 낚싯대가 어쩌다 내 몸에 걸리자, 아무리 잡아당겨도 낚싯바늘은 빠지지 않았다.

낚싯바늘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내가 물속에 떠 있었고, 남자는 혼비백산하여 낚싯대도 내동댕이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나를 물 밖으로 끌어 올렸을 때, 나는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상태였다.

응급처치에 참여한 의사들은 내가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가족들도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나의 마지막을 준비하러 왔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최악의 상황을 잘 버텨냈고, 결국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추락하는 순간의 고통보다, 병실에서 깨어난 후의 고통이 훨씬 더 끔찍했다.

인간의 뼈는 총 206개인데, 내 경우에는 그중 108개가 부러졌고, 일부는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크고 작은 상처들이 온몸을 덮고 있었고,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지만, 동시에 끔찍한 고통의 연속이었다.

움직이는 것은커녕, 누군가 내 몸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감전된 듯한 통증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간호사가 링거를 꽂기 위해 내 손등을 가볍게 눌러 혈관을 찾기만 해도,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려 환자복이 다 젖을 정도였다.

겨우 링거 여섯 병을 맞고 나서야, 나는 겨우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심사언의 비서 김은빈이 병실로 들어왔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아연 아가씨께 사과드려야 하니, 지금 사모님을 모셔 오라고 하셨습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저와 함께 가주시죠.”

나는 침대에 누운 채 미동도 할 수 없는 상태로 김은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인지, 순간적으로 사고가 멈춘 듯했다.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었다.

“사모님, 빨리 정리하고 일어나 주세요. 괜히 또 대표님 눈 밖에 나지 마시고요. 이번에 아연 아가씨까지 납치된 게 사모님 때문이다 보니, 대표님께서 많이 화나 계십니다. 대표님에게 아연 아가씨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아시잖아요.”

조용한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조바심과 경멸이 묻어 있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참, 남편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뒀네.’

납치범이 벼랑 끝에서 한 명만 살릴 수 있다고 했을 때, 그는 단 한 순간의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첫사랑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 내던져졌다.

그런데 이제 막 죽음에서 살아 돌아와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인 나에게, 그는 자신의 첫사랑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나는 겨우 입을 열었다. 쉰 목소리가 듣기 거북할 정도로 갈라졌다.

“김 비서님, 가서 심 대표님께 전해줘요. 사과는 못 하겠다고요. 대신, 이제 심 대표님을 아연이에게 선물로 줄게요. 두 사람,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고, 예쁜 자식도 많이 낳길 바랄게요.”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눈을 감았다. 더 이상 말할 힘도 없었다.

‘아파, 너무 아파...’

온몸의 상처가 마치 수십 개의 입을 벌려 나를 갉아먹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나는 그저 빨리 잠들고 싶었다.

다행히 링거에 포함된 진정제 덕분에 나는 금방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잠들어 있었을까?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심사언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했다.

원래부터 오만하고 냉정한 이 남자는, 화가 나면 더더욱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 시선에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왜 아연이에게 사과하지 않은 거야? 당신때문에 아연이까지 납치된 거잖아. 아연이가 감기에 걸렸다는 걸 몰라?”

“그리고 내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나와 아연이 사이엔 아무것도 없다고! 그런데 왜 그런 말로 아연이를 모욕하는 거야?”

“당신, 도대체 언제까지 그 망상 속에서 살 거야? 세상이 다 당신 생각대로만 돌아간다고 착각하지 마.”

나는 멍하니 이 남자를 바라보았다.

지금 이 사람이 정말 내가 알던 심사언이 맞나?

과거의 그는 내 손에 작은 생채기라도 나면 눈가가 붉어지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온몸을 붕대로 감아 움직일 수도 없는 나를 외며한 채, 오로지 아연이 감기에 걸린 것만 신경 쓰고 있었다.

더는 견딜 수 없어, 나지막이 말했다.

“나... 많이 다쳤어. 정말 심하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도 없다고.”

나는 심사언이 이 말을 듣고서라도 나를 한 번쯤은 봐주길 바랐다. 적어도 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에 대해, 아주 조금이라도 죄책감을 가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비웃듯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진짜 다친 거 아니잖아. 설령 정말로 다쳤다 해도, 그건 다 당신이 자초한 일 아닌가?”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7년이라는 세월의 결과가 고작 이거라니.'

내 웃음이 너무 자조적이었을까?

순간 심사언의 눈빛이 아주 조금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 그는 다시 원래의 냉소적인 표정으로 돌아왔다.

“고이설, 연기력이 점점 늘었네.”

“이 붕대도 참 실감 나게 잘 감았어.”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내 몸에 감긴 붕대를 툭 잡아당겼다.

나는 본능적으로 숨이 턱 막혔다. 가벼운 터치도 견디기 어려운 몸 상태인데, 붕대를 억지로 잡아당기다니.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몰아쳤다.

그런데도 그는 멈추지 않고, 이번에는 내 팔을 강하게 눌렀다.

“이건 뭐야? 피야? 색깔이 아주 진한데, 설마 가짜 피를 사서 묻힌 건 아니겠지?”

“당신, 진짜 병원까지 동원해서 연극을 하는 재주가 남다르다.”

방금 맞춰 놓은 내 뼈가 다시 부서지는 것 같았다. 순간 심장이 멎을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동안 내 온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

마치 물에 빠졌다가 갓 건져 올려진 사람처럼 축축하게 젖은 채, 나는 피가 다 빠진 듯 창백한 얼굴로 겨우 입을 열었다.

심사언에게 놓아달라고, 제발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아파서 입을 여는 것조차 힘겨웠다.

그제야 심사언이 내 얼굴을 내려다보며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당신...”

그가 무언가를 말하려던 찰나, 익숙한 벨소리가 울렸다.

그는 나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전화를 받았다.

“겁먹지 마, 지금 바로 갈게.”

그 한마디를 남긴 채, 그는 서둘러 병실을 나섰다.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나를 돌아보지 않은 채.

급히 뛰어나가던 그는 내 몸에 연결된 링거 줄을 무심히 발로 건드려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 순간, 내 호흡이 갑자기 멎을 것처럼 가빠졌다.

필사적으로 심사언을 불러 세우고 싶었다.

제발, 제발 나 좀 살려 달라고. 의사라도 불러 달라고.

하지만 아무리 목을 써도, 내 입에서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숨을 들이쉬려고 해도, 마치 누군가가 내 목을 세게 조르는 것처럼 공기가 폐로 들어오지 않았다.

숨이 막혀 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시야가 점점 어두워졌다.

‘정말...이렇게 죽는 거야?'

믿을 수가 없었다.

납치범의 손에서도 살아남았고, 절벽 아래로 떨어져 암초에 부딪히고도 살아남았는데.

그런데 결국...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다니.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인데...'

순간, 가슴 한가운데서 밀려오는 통증은 지금까지의 모든 고통을 압도했다.

너무 아파서, 나는 내 사랑을 후회했다.

...

하늘이 나를 특별히 아끼는 걸까, 아니면 더 괴롭히고 싶은 걸까.

이번에도 나는 죽지 않았다.

의사들은 또 한 번, 내 끈질긴 목숨에 혀를 내둘렀다.

퇴근하기 전, 우연히 내 상태를 확인하러 왔던 수간호사가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바로 응급실로 옮겨지지 않았다면...

불과 몇 분만 더 늦었어도, 나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을 거라고 했다.

의사는 감탄스럽다는 듯 나를 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제가 본 환자 중 가장 운이 좋은 분이세요.”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힘없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깨어났을 때는 이상하게도 가슴 한쪽이 텅빈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뭔가 아주 중요한 걸 잊어버린 것만 같았다.

어린 시절부터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특별히 떠오르지 않는 기억은 없었다.

다만, 내 몸에 연결되어 있던 의료용 관이 왜 빠졌는지... 그것만이 어렴풋하고 희미했다.

의사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일부 기억이 흐려질 수 있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회복이라고.

나는 의사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괜히 깊이 생각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

...

하지만 두 번째 사고를 겪은 이후, 내 몸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침대에서 무려 두 달 넘게 누워 있어야 했고,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도 그 이후였다.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팔다리는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목이 타들어 갈 듯 말라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탁자 위의 컵조차 손으로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나는 간신히 힘을 짜내 손을 뻗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컵을 잡았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힘없이 놓친 컵이 바닥에 떨어졌고,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바닥에 쏟아진 물을 바라보니 갈증이 더욱 심해졌다.

‘다시 한 번만...’

나는 다시 물을 따르려 손을 뻗었지만—

그 순간, 병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커다란 실루엣의 한 남자가 성큼성큼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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