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욱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원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사랑이란 정말 사람을 변화시키는구나.’‘송현욱이 지금 연이에게 보이는 모습은 과거 공포의 섬을 무자비하게 소탕하던 그 위풍당당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야. 이런 사람이 정말 같은 사람인가 싶네.’“아이들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마요.” 이연은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다. 그녀는 결혼한 이후로 얼굴이 붉어지는 일이 훨씬 더 많아졌다. 게다가 결혼 서류를 제출한 이후, 현욱은 예전보다 더 이연에게 애정 표현을 하며 가까이 다가왔다.“뭐가
“미리 아이를 돌보는 법을 배울 기회를 주는 거지.” 소남이 말했다.현욱과 이연이 결혼했으니, 언젠가는 두 사람도 아이를 가질 날이 올 것이다.현욱은 소남의 말을 듣고 갑자기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이연을 바라보며 일부러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우리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야겠는데.”“우리 아직 결혼식도 안 했잖아요.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요.” 이연은 일부러 웃으며 거절했다.사실 결혼식은 이연에게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어릴 적엔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꿈을 꾸기
그것은 이연의 꿈이었다.‘현욱 씨가 반드시 연이의 그 꿈을 이루어줄 거야.’원아는 속으로 말하며 현욱이 이연에 대한 사랑을 믿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 결혼식을 올리는 건 정말 적절하지 않아요.” 이연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현욱과 이연의 결혼은 원래 몰래 진행된 일이었는데, 이제 결혼식을 한다는 것은 송씨 가문 전체에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셈이었다. 비록 송씨 가문 사람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사이에서 할 수 있는 방해가 많았다.“연이 씨, 남편을 꼭 믿어야 해요. 송
소남이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자, 원아는 마치 타조처럼 이불 속에 몸을 파묻고 있었다. 원아의 머리조차 보이지 않았다.소남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렇게 있으면 답답하지 않아요?”‘답답하지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예요...’원아는 이불 속에서 빠르게 뛰는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마치 나쁜 짓을 저지르기 전의 아이처럼 긴장되고 어색한 기분을 느꼈다.그녀가 잠든 척하자, 소남은 다정하게 말했다. “걱정 마요. 오늘 밤은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내일 할 일이 많았고, 원아도 도와야 하기에, 오늘 밤 지나치게
소남이 차를 몰고 별장을 빠져나가자, 원아는 밖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왜 그래요?” 소남이 물었다.“아직 명절인데, 저 사람들이 여기서 왔다 갔다 하는 게 마치 명절이 아닌 것처럼 보여서요.” 원아는 별장 밖에서 배회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호장민이 외부에 전시 안내판이 있다고 했을 때, 원아는 궁금해서 한 번 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는 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명절은 건축가들에게 각종 건축물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일 거예요. 그리고 인
“동 비서님이 잘못한 게 없잖아요.” 원아는 소남이 농담을 한다는 걸 알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고, 눈가에도 즐거운 기운이 묻어났다. 그녀는 이런 가벼운 대화가 좋았다.“당신이 있으면, 나는 그 누구도 필요 없어요.” 소남이 말했다. 그에게는 원아가 누구보다 중요한 존재였다.원아는 얼굴이 붉어졌다. 소남의 말이 왠지 모르게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얼굴이 뜨거워진 걸 느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는데, 그때야 둘이 방금 지나온 건물이 바로 사당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대표님, 저기 사당
“하셨어요.” 소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김재산은 이미 문현만을 통해 뜻을 전했고, 그 내용은 소남에게도 전달됐었다. 이장 김재산은 이 사당을 마을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만들고 싶어 했고, 사당이 마을 사람들에게만 아니라 외부인에게도 개방되길 원했다. 그렇게 되면 마을 수익도 늘어날 수 있었다.“그렇다면 다행이고.” 김재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문현만이 이미 이 일을 언급한 이상, 김재산도 자신이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그럼 이제 측량을 시작하겠습니다.”소남이 말했다.“좋아. 그럼 지금부터 너도 바쁠
“여기 안전모 받아요 안전에 유의하고요.” 소남이 원아에게 새 안전모를 건네며 말했다.“네, 고마워요”원아는 말한 후, 안전모를 썼다. 소남이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작업하는 것을 오랜만에 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세심함을 잃지 않고 있었다. 이런 오래된 사당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평소에는 큰 사고가 없었지만, 언제든지 무너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했다.원아가 안전모를 쓰고 있는 동안, 윤우가 다가와 공손하게 물었다. “문 대표님, 제가 도울 일이 있을까요?”“몇 학년이지?” 소남이 물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