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창민은 마스크를 내리고 몸을 굽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나야, 내가 네 아빠야!”임영은의 눈에 살기가 서렸다.마스크를 쓴 채로도 이 남자를 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절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었다!“내 아버지는 임문정 지사야. 너 같은 뻔뻔한 인간 따위가 아니라고!”영은은 매섭게 말하며 몸을 뒤로 빼려 했다.영은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자 소창민은 금세 화를 내며 말했다.“그건 네 양아버지고, 내가 네 친아버지야! 네 간은 내가 준 거잖아. 어떻게 그런 불효스러운 말을 할 수 있니?”임영은
“와, 어떻게 저럴 수 있지?”주변 사람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맞아 맞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그래도 아버지가 딸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기회도 안 주고 발로 차다니...”“아버지한테 저러면 나중에 벌받지...”“그렇지, 저건 너무 심해. 아무리 그래도 친부잖아, 간까지 기증해줬는데.”“맞아, 간 기증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우리 조카도 간 기증자 기다린 지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의사가 6개월만 더 지나면 상태가 나빠질 거라고 했어. 간이 안 맞아서 부모님도 계속 기다리고 있어, 매일 울면서. 정말 안타까워
“소창민? 임영은 씨 소창민 님 때문에 기절한 겁니까?”사윤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일부러 모르는 척하지 마. 소창민 하고 날 만나게 한 거 네가 계획한 거잖아.”영은은 머리카락이 엉망인 채로 앉아,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사윤이 그녀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소창민을 일부러 만나게 한 거라 생각했다.“임영은 씨, 지금 그 발언에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임영은 님의 건강은 임 지사님과 사모님께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도 소창민 님의 주치의로서 수술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
임영은은 간병인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영은은 소창민의 목소리를 듣고 모습이 보이기도 전에 바로 그라는 걸 알아차렸다. 간병인이 조금만 더 빨리 움직였다면, 소창민과 마주치지 않았을 것이다. “저...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간병인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소창민이 휠체어를 붙잡고 있었다. 소창민을 강제로 밀면 다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불이익을 당할까 봐 결국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정말 쓸모없어!!”영은은 간병인에게 화풀이하며 다시 한번 소리쳤다.옆에 있던 의사는 마치 못 볼 것을 본 것
야심한 밤, A시의 최상급 부지에 자리 잡은 고급 저택에 검은색 링컨 한 대가 들어서고 있었다.원아의 두 눈은 비단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상대방은 그녀가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겁내지 말자, 심호흡을 하자.”“원아야, 넌 할 수 있어,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라며 원아는 속으로 자신한테 말했다.차가 별장으로 들어가니 더욱더 긴장됬다.일이 이지경에 이르니 오직 할 수 있는 건 자아 위로뿐이었다.문소남은 훤칠한 키에 근육질 몸매를 가졌고 문을 열어보니 침실에 서 있는 원아가 한눈에 보였는데 그녀는 꽃보다
일을 마치고 문소남은 떠났다.피곤했던 원아는 한참 동안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의사 말로는 이렇게 하면 임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문소남은 회사일을 마치고 매일 별장에 왔었다.박기사와 정집사는 반백이 넘는 부부였는데 피곤한 도련님에게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하지만 성질이 도도한 도련님은 주장이 세고 말하기 어렵기로 소문났었다!그래서 부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원아는 정력이 왕성한 도련님을 상대하느라 매일 지쳐있었고 나른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이번 달 마지막 밤.원아는 때로는
“강수 씨, 난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는 딸이 두 명 있어요. 비록 선미는 당신의 친자식이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당신을 아빠라고 불렀어요…”이혜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병상에 누워있던 원강수는“할 말 있으면 해, 내가 너를 가장 아끼는 남편이잖아”라며 말했다.이혜진은“당신이 날 아끼고 우리 선미를 아끼는 줄 알아요…”라며 원강수의 손을 잡고“원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해외로 유학 보낸다고 하지 않았어요? 우리 선미도 원아보다 겨우 두 살 많은데, 지금 하루 종일 술집에 틀어박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아서 정말 걱정이에요.
원아는 고개를 저으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낯선 엄마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원아의 절친 이연이었다.“안녕, 너랑 영상통화 한지 오래됐는데 날 일부러 피하는 거야?”이연은 투덜대며 말했다.“너 정말 영국 갈 생각이었어?그쪽에서 누가 괴롭히면 어떡해?”“그리고 내가 듣기로는 외국에서는 침실에서 남녀가 섞여 산다고 하던데, 네가 반드시 주의해야 해. 내 말 뭔지 알지? 내가 너에게 솔직하게 말할게, 만약 외국 남자와 뜨거운 밤을 보낼 시 안전조치 잘 해야 되!”이연은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