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리고 대표님의 파일은 정리해서 책상 위에 놓아뒀어요.”원아는 중간에 그에게 말했다.“그래요, 고마워요.”두 사람은 아이들을 깨울까 봐 말을 아끼며 위층으로 올라갔다.소남은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 샤워를 했고, 원아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지만, 문을 닫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남이 곧 올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남자를 기다렸다. 며칠 되지 않았지만, 자신은 이미 이 모든 것에 익숙해졌다.소남이 들어와서 자는 것, 심지어 자신을 안고 자는 것까지, 원아는 벌써 다 익숙해졌다.마치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원아는 순간적으로 긴장해 숨소리가 이유 없이 무거워졌다.소남의 손은 여전히 원아의 몸 위에서 원하는 위치로 움직이는 동시에 소남은 그녀의 긴장된 숨소리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자요, 더 이상 당신을 건드리지 않을게요.”원아는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감각이 더 예민해졌다.옷감 너머로 남자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몸에 닿아, 떨림이 계속해서 느껴졌다.소남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겠다고 하고는 정말로 움직이지 않았다.그러나 이로 인해 오히려 더 불편해진 원아는 약 10분 정도
“문제가 없으면, 서명하고 지장 찍으세요. 각자 한 부씩 보관할 겁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이미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소창민은 계약서 말미에 흐릿한 글씨로 자신의 이름을 적고, 지장을 찍었다.“돈은?”그는 두꺼운 현금다발을 빨리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조금만 기다리세요.”동준은 서류 가방에서 돈을 꺼내며 말했다.“여기 300만 원입니다.”“왜 이렇게 조금만 줘?”소창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매우 불만스러워했다. 그는 소남에게서 더 많은 ‘계약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동준은 다시 설명했다.“문 대표님께서는 소
“틀림없어요. 기자들 앞에서 임영은의 삶을 망가뜨린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에요.”동준이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이 일에 그도 직접 관여했기 때문이다.사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호랑이도 제 새끼는 안 해친다고들 하는데, 임영은의 아버지는 호랑이보다 더 잔인하네요. 그런 아버지를 만난 임영은도 참 불행하네요.”“왜요, 배 선생님? 이제 임영은을 동정하시는 건가요?”동준이 농담조로 물었다.“임영은이 한 짓을 보면 동정할 만한 건 아니죠. 다만, 그런 아버지를 두고 살았다는 건...” 사윤은 한숨을 쉬었다.‘불쌍한 사람에게
소창민에게 친딸은 그저 돈이 나오는 항아리에 불과했다.“알겠어. 검사 결과는 얼마나 기다려야 해?”소창민은 여전히 간 이식을 한 후에 받을 수 있는 돈만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배 선생님이 빠르게 진행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세요.”동준은 시간을 확인하며, 아무리 빨라도 약 30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소창민은 이 말을 듣고 다시 조용해졌다.30분 후, 사윤은 검사 결과지를 들고 나타났다.동준이 곧바로 다가가 물었다.“어떻습니까? 이식 가능합니까?”“당사자보다 더 신경 쓰는 것 같네요?”사윤은
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사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많은 환자들이 회복 후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그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곤 했으며, 일부는 친구가 되어 종종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를 하기도 했다.이런 인연들은 대부분 의료라는 공통점에서 비롯되었다.하지만 사윤과 소남의 만남은 조금 달랐다.그것은 11년 전의 일이었다.그 당시 사윤은 아직 의사가 아니었고, 의대 장학금을 받고 있던 학생이었다. 교수들 사이에서 가장 재능 있고 뛰어난 의대생으로 손꼽히던 시절이었다.원래 이 사실만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사
사윤은 병실에 더 이상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말했다.“이제 임영은 병실로 갈 건데, 동 비서님도 같이 갈래요?”동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저는 먼저 회사로 돌아갈게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톡으로 연락해주세요.”그는 영은에게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녀를 만나고 싶지도 않았다.“그럼 동 비서님이 아무 일도 안 생기길 기도해줘요.”사윤은 웃으며 떠났다. 그는 간호사에게 소창민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당부한 후, 위층으로 향했다.간호사실에 도착한 사윤은 바로 영은을 찾지 않고, 간호사실의
비록 영은이 이 병동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했지만, 그녀가 간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었다. 수간호사는 그런 영은을 위해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이 주사는 회복을 돕기 위한 거예요. 3일 동안 연속으로 맞아야 합니다.”수간호사는 병을 그녀 앞에 내밀며 말했고, 관례에 따라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시죠?”“임영은.”영은은 대답하면서, 뒤에서 가식적인 미소를 띠고 있는 사윤을 경계했다. 그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간호사는 영은의 손 팔찌에 적힌 이름을 확인한 후, 주사액 병을 걸었다.병은 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