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창민에게 친딸은 그저 돈이 나오는 항아리에 불과했다.“알겠어. 검사 결과는 얼마나 기다려야 해?”소창민은 여전히 간 이식을 한 후에 받을 수 있는 돈만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배 선생님이 빠르게 진행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세요.”동준은 시간을 확인하며, 아무리 빨라도 약 30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소창민은 이 말을 듣고 다시 조용해졌다.30분 후, 사윤은 검사 결과지를 들고 나타났다.동준이 곧바로 다가가 물었다.“어떻습니까? 이식 가능합니까?”“당사자보다 더 신경 쓰는 것 같네요?”사윤은
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사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많은 환자들이 회복 후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그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곤 했으며, 일부는 친구가 되어 종종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를 하기도 했다.이런 인연들은 대부분 의료라는 공통점에서 비롯되었다.하지만 사윤과 소남의 만남은 조금 달랐다.그것은 11년 전의 일이었다.그 당시 사윤은 아직 의사가 아니었고, 의대 장학금을 받고 있던 학생이었다. 교수들 사이에서 가장 재능 있고 뛰어난 의대생으로 손꼽히던 시절이었다.원래 이 사실만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사
사윤은 병실에 더 이상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말했다.“이제 임영은 병실로 갈 건데, 동 비서님도 같이 갈래요?”동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저는 먼저 회사로 돌아갈게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톡으로 연락해주세요.”그는 영은에게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녀를 만나고 싶지도 않았다.“그럼 동 비서님이 아무 일도 안 생기길 기도해줘요.”사윤은 웃으며 떠났다. 그는 간호사에게 소창민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당부한 후, 위층으로 향했다.간호사실에 도착한 사윤은 바로 영은을 찾지 않고, 간호사실의
비록 영은이 이 병동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했지만, 그녀가 간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었다. 수간호사는 그런 영은을 위해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이 주사는 회복을 돕기 위한 거예요. 3일 동안 연속으로 맞아야 합니다.”수간호사는 병을 그녀 앞에 내밀며 말했고, 관례에 따라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시죠?”“임영은.”영은은 대답하면서, 뒤에서 가식적인 미소를 띠고 있는 사윤을 경계했다. 그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간호사는 영은의 손 팔찌에 적힌 이름을 확인한 후, 주사액 병을 걸었다.병은 크지
“이게 뭐죠?”“이식 수술 후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한 약이에요.”사윤은 링거액의 속도를 정상으로 조정하며 말했다.“이 주사는 3일간 연속으로 맞게 될 거예요. 3일 후에 수술을 할 예정이에요.”일반적으로 갑작스러운 간 기증이 있을 때는 이런 주사를 맞을 시간이 없었기에 이식 후 거부 반응이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하지만 임영은처럼 이식 시점을 미리 결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사를 사전에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이식 수술? 간이 확보됐다는 거야?”영은은 마음속에서 큰 기쁨을 느꼈지만, 곧 이상한 점을 깨달았
사실 조금 전 병실에서 사윤은 임영은을 속였다. 그 주사는 실제로 그녀의 수술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가 말했던 효과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사윤은 영은이 소창민의 간을 이식받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방법으로 그녀를 겁주었다. 왜냐하면 지금 영은에게는 어떤 고집보다도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영은이 이를 확인하려 들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M국에서 그의 지도교수가 현재 연구 중인 약물이 실제로 인체의 세포 활성화를 도와줄 수 있지만, 부작용
영은은 소세아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세아는 쇼핑몰에서 옷을 고르고 있었다. 핸드폰이 진동하자 그녀는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확인했고, 영은의 전화였다.세아는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여보세요. 영은아, 생각해 봤어?]“병원으로 와.”영은은 짧게 말했다.세아는 시즌 최신 컬렉션을 바라보며 태연하게 말했다.[지금 할 일이 있어서 그러는 데. 전화로 얘기하면 안될까? 내가 페트르에게 전해줄게.]“전화는 누군가 엿들을 수 있어서 신뢰가 안 가. 네가 오지 않으면, 이 일은 없었던 걸로 할 거야.”영은은 짜증
“알겠어.”영은은 세아와 협력하기로 했다.“그럼 난 이만 돌아갈게. 좋은 소식을 기대해. 좋은 친구로서 내가 꼭 최고가로 네 일을 처리해 줄게. 어쨌든 너도 불쌍한 사람 아니겠어?”세아는 영은에게 동정하는 척했지만, 사실 영은의 생사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돈이 되는 일이 아니었다면, 세아가 이렇게 여러 번 여기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세아가 떠난 후, 영은은 주사액을 바라보았다. 거의 다 떨어져 가고 있었다. 그녀는 간호 호출 버튼을 눌렀다.수간호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무슨 일이세요?”“주사액이 거의 다 떨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