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가 과자의 모양을 다 만들자 오븐이 예열되었다. 과자를 오븐에 넣고 원민지를 돌아보니, 달걀이 준비되어 있었다.“이제 밀가루 넣으면 되나?” 원민지는 케이크를 만들 줄 아는데 보통 이쯤 밀가루를 넣어야 해서 무의식적으로 원아에게 물었다.“제가 할게요.” 원아는 눈을 깜박였다.“설마 무슨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어?” 원민지는 궁금해하면서 자리를 원아에게 양보했다.“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케이크를 만드는 게 아니라서 절차가 좀 달라요.”원아는 가열하여 녹인 버터를 달걀물에 넣은 다음, 설탕과 우유를 적당량 넣고 마지막에
원민지는 이제야 원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초설이 말이 맞아.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질병으로 아플 때, 잘 알지 못하는 의사에게 맡겨야 할 때 나도 확실히 무력감을 느꼈어.’“그럼 왜 신약 연구의 길을 선택했어? 의사가 되지 않고?”원민지는 ‘초설’의 모든 것에 대해 궁금해져서 물었다.“이별을 하는 게 싫어요. 병원의 답답한 분위기도 싫고요. 그래서 제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원아는 어쩔 수 없이 또 거짓말을 했다.‘내 일을 내가 결정할 수 있을까?’‘아니, 이 모든 것은 안드레이의 계획이었지. 내
원민지가 주의를 주고 나서야 바둑을 두고 있던 두 노인은 ‘초설’이 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문현만은 빙그레 웃는 얼굴로 원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초설아, 여긴 어떻게? 설마 내가 여기에 있는 걸 알고 특별히 온 거냐?”원춘식은 손을 내저으며 정색했다.“문 씨, 이 염치없는 노인을 봤나? 이렇게 염치없는 사람은 또 처음이네. 초설이가 우리 집에 왔으니 당연히 나를 보러 온 거겠지. 그렇지, 초설아?”말이 끝나자 원춘식은 빙그레 웃으며 원아를 바라보았다.장난스러운 두 노인을 보고 원아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손에 든 쟁반을
“초설아, 가만히 있지 말고 너도 좀 먹어.”문현만은 원아가 먹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원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과자 하나를 집었다.그녀는 특별히 레시피를 조정해서 치아가 좋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네 사람은 차를 마시며 원아가 만든 과자를 먹고, 두 노인의 말장난을 들으며, 원아는 마음속에 행복함이 가득 찼다.‘예전에도 문 어르신이 이렇게 우리 할아버지와 말장난을 하셨지... 지금 이 모습이 너무 익숙해. 마치 예전과 같아.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다른 곳.이연은 원춘식이 살고 있는
[네, 언니. 꼭 조심할게요. 지금 운전해야 돼서 우선 끊을게요.]이연이 말했다. 소은과의 통화를 마치고 이연은 차를 몰아 이강의 집으로 갔다. 신호등에서 대기할 때, 소은의 당부가 다시 떠올랐다. 이연은 생각 끝에 송현욱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내 방금 일을 간략히 설명하고 이강의 집으로 가고 있다고 알렸다. 현욱이 답장을 보내지 않자, 이연은 그가 바쁜가 보다 하고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이강 집 근처에 도착하자 이연은 일단 주차를 했다. 지금 이강이 살고 있는 집은 예전에 이연의 가족이 살았던 곳이라, 집 앞에 가면
왕영수는 다시 이연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그 자식한테 이렇게 예쁜 여동생이 있었어? 근데 이 자식이 왜 말 안 했지? 참나, 이강 이 자식 치사하게 여태까지 계속 이런 여동생을 숨겨두고 있었다니.”그 말을 들은 이연은 어이가 없어 말도 하기 싫었다. 그녀는 곧장 이강의 방 앞으로 가서 힘껏 문을 두드렸다.“이강, 빨리 안 나와!”왕영수가 앞으로 나와 이연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이연은 이미 알아차리고 빠르게 피했다.“왜 이래!”이연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듣자, 왕영수는 히죽거리며 말했다.“이쁜이, 왜 자기 오빠의 좋은
이연이 이강을 바라보자 이강은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연은 이 작은 행동만으로도 상황을 이해했다.“이강.”이연의 목소리는 낮으면서도 경고의 기운이 섞여 있었다.이강은 몸을 떨며 얼른 왕영수에게 말했다.“형님.”왕영수는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입 닥쳐.”이강은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왕영수는 이연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원래 아가씨가 송 대표님의 여자 친구였군요. 방금 헛소리한 건 절 탓하지 말아요.”왕영수의 태도 변화를 보면서도 이연은 여전히 불쾌했다. 다시 나가라고 하기 전에 이강이 말했다.“형
“원선미, 당장 닥치고 이 집에서 나가.”이연은 둘 사이의 친밀함을 보고 다시 화가 치밀었다.‘이 여자가 이강을 계속 망치려고?’“야, 이연, 나 네 오빠의 여자친구야, 즉 네 새언니야. 여긴 네 오빠 집인데 내가 왜 나가야 해? 너 입 조심해. 기자들이 네가 가족에게 이러는 걸 알면, 송현욱도 널 싫어할 거야. 그럼 명문가에 시집가는 너의 꿈이 허물어질 거야.”원선미는 이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이연은 원선미를 상대하지 않고 이강을 보며 추궁했다. “도대체 그 불량배에게 무슨 일을 하겠다고 말 했어. 빨리 말해!”“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