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가 카드로 위층으로 올라가 객실 앞에 도착했을 때 참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호텔을 떠난 지금까지 소남 씨가 나에게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연락도 없었어. 설마 지금 안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지도...’원아는 그가 이미 잠들었기를 바랐고,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도 자신이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왔는지 설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녀는 결국 용기를 내어 카드를 댔다. 마치 늦게 돌아온 어린아이처럼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자신이 늦게 돌아왔기 때문에 문 뒤에서 기다리는 것은 일종의 질문이었다.결국, 그녀는 소남을 속이
“오늘 저녁은 밥을 할 필요가 없어요.”소남이 앉아서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원아에게 일러주었다.“오늘 저녁은 ML그룹의 만찬에 참석해야 해요.”계약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반드시 축하 만찬에 참석해야 한다.원아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네.”동준은 이런 만찬에 익숙해할 말이 없었다.세 사람은 조용히 아침을 먹었다.경찰서 증거물보관실 도난 사건에 대한 뉴스 보도 이후, 오늘 ML그룹과 T그룹 간의 계약식을 보도했다.뉴스에 나온 경제 전문가들은 두 대기업의 계약 체결이 가져올 경제 발전과 다양한 혜택을 분석했
송재훈이 자신이 한 말에 충실히 하는 사람이라 경호원도 바로 입을 다물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비록 경호원의 보스가 송현욱이지만 자신이 정말 송재훈의 손에 일이 생기면 반드시 공평하고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어쨌든 송현욱은 결국 송재훈의 친형이었다.경호원은 송재훈이 사람을 해치는 무기로 사용할까 봐 버려진 유리를 처리하려고 쟁반을 들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이 유람선은 그들 말고도 상주하는 선원들이 있었다.송현욱이 다가와 쟁반을 들고 있는 경호원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고정하자 깨진 유리가
현욱은 재훈의 말에 자극을 받아 욱했지만, 재훈과 달리 아무리 화가 난 상황에서도 이성이 남아 있었다.“재훈이 기절시킨 뒤 묶어서 방에 가둬.”현욱이 경호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막 들어온 경호원 한 명은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얼른 말했다. “대표님, 그래도 괜찮을까요?”“묶어!” 현욱은 재훈과 계속 이렇게 시간만 낭비할 인내심이 전혀 없었다.경호원들이 재훈을 힐끗 보고는 그중의 두 명이 바로 그를 에워싸고 사과했다.“실례하겠습니다. 재훈 도련님.”재훈은 다가오는 경호원들을 보고 화를 내며 의자를 밟았다.
현욱은 싸움으로 난장판이 된 선내를 바라보면서 미간을 찌푸리며 지시했다.“여길 청소해.”“네.” 웨이터 두 명이 청소하러 올라갔다.현욱은 자기 방으로 돌아와 이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이연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현욱의 뒤로 보이는 장식을 보고, 눈에 약간의 실망이 배어났다.[아직도 유람선에 있는 거예요?]“응, 왜? 나 보고 싶어?” 현욱은 이연이 자신을 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기분이 좋아졌다.[전혀요, 당신이 없는 동안 내가 얼마나 자유롭게 살고 있는데요. 당신을 생각할 시간조차도 없어요!]이연은 그에게
“날 속일 생각 말고 솔직히 말해. 그동안 밥 잘 못 먹었지?” 현욱은 이연의 야윈 얼굴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춘미 이모님이 당신한테 말했어요?] 이연은 혀를 내둘렀다. 황춘미는 현욱이 지금 이연과 같이 살고 있는 별장에서 일하고 있는 도우미이고, 주로 청소와 요리를 담당하고 있다. 실은 이연이 요즘 별로 식욕이 없었던 이유는 주로 현욱이 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고...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파악하기 전에 이연은 자신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정말로 밥도 넘어가지 못할 정도로 현욱이 그리웠다. “이모님은 아무
두 형제간의 일은 자신이 경호원으로서 뭐라 말하기도 어려우니 잠자코 지시를 따르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다른 곳.계약식이 끝난 뒤 문소남은 마르코스와 짧은 인터뷰를 했다.원아는 무대 위에 있는 소남을 보면서 의기양양하고 냉엄하고 도도한 모습에 설렘을 느꼈다.그녀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힐끗 쳐다보았다.마르코스가 옆에 서 있어도 많은 여성 기자들의 시선은 계속 소남에게 갔고, 몇몇 기자들은 소남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계속 손을 들기도 했다.소남이 어제 왜 깁스를 풀자고 주장했는지 원아는 순간 깨달았다.많은 사람의
그 자리에 있던 T그룹의 다른 직원도 맞장구를 쳤다.“제가 전에 이 나라 귀족들이 사는 저택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는데요. 그런 저택들은 거의 다 지난 세기에 지어진 고급스러운 정원식 저택이었어요.”“그래요?”“네. 마르코스 대표님의 가문은 R국 쪽에서는 손꼽히는 거대한 가문으로 어마어마한 재산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최고의 명문가 집안이죠.”장 변호사가 옆에서 말을 이어갔다.마르코스의 저택에서 열리는 만찬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 T그룹의 직원들은 매우 기뻐 보였다.반면에 원아는 묵묵히 그곳에 선 채 직원들의 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