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식재료를 구매한 후 과자 매대 쪽으로 가서 소남이 여러 가지 과자를 골라 카트에 넣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도 암암리에 머릿속으로 그 간식들을 기억했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함께 계산대로 갔다. 직원은 모든 물품을 쇼핑백에 담아주었다. 원아가 움직이기 전에 소남이 핸드폰으로 계산을 마쳤다.원아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원래 자신이 계산하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그가 먼저 계산해버렸다.집에 돌아오자 세 아이가 소남과 원아를 에워쌌다.헨리가 귀여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아빠, 과자 사오셨어요?”“그럼,
아이들이 밥을 다 먹은 후, 원아는 보온병에 죽을 담아 들고 병원으로 출발했다.소남이 온라인 미팅을 마친 후 쟁반을 들고 내려오자 오현자가 받아서 들어 주방 쪽으로 가져갔다. 그는 무의식중에 원아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헨리는 소파에 앉아 그림책을 보다가 소남을 보고 말했다.“아빠, 찾아봤자 누나는 없어요. 누나는 이미 나갔어요.”“나갔어?”소남은 눈살을 찌푸리고 아들의 곁에 앉았다.“네. 밥을 먹고 나서 바로 나갔어요. 연이 이모를 보러 간다고 했어요.”헨리는 아주 정확하게 원아의 말을 전해주었다.“그럼 왜 아빠를
“정말 괜찮아요.”이연은 의사를 찾으려는 현욱의 모습을 보고 얼른 말리고 ‘초설’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날 믿지 못하겠으면 초설 씨에게 맥을 짚어달라고 할게요. 초설 씨 실력은 문 대표도 인정했잖아요.”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연에게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현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한번 봐볼까요?”현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아의 실력이라면 믿을 수 있다.원아가 손을 뻗어 이연의 맥을 짚자 병실의 분위기가 조용해졌고, 잠시 후에 원아가 손을 거두었다.현욱 조심스럽게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때요?”“약간의
송재훈이 자기 일을 돌려서 말하는 것을 보고, 원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원아의 눈에 혐오가 가득했다.“이연은 네가 납치했지?”송재훈은 냉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이연이 송현욱에 의해 구조된 것이 불쾌한데 원아가 갑자기 나타나 제게 총을 겨눈 셈이다.기왕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분풀이를 하려 하는 거라면, 송재훈은 자신도 피하지 않고 그 마음속에 있는 화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염초설, 지금 날 비난하는 거야? 내가 정말 이연을 납치했다면 지금 경찰이 날 가만히 뒀겠어? 내가 여기에 올 수 있었을까?”송재훈은 기세등등했다
원아는 계속 송재훈을 자극했다. 바로 그가 직접 자신이 이연을 납치했다고 인정하는 것을 녹음하고 싶었다.송현욱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걸 원아도 알고 있었지만, 송재훈과 같은 쓰레기가 계속 다른 사람을 해하고 잘못을 저지르는데 응당한 벌을 받지 않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죽을래!”송재훈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들어 원아의 얼굴에 날리려고 했다.원아는 반응이 빨라 얼른 피하고 그가 격노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았다.“하, 이제 손까지 올려? 왜, 이연이 옳은 선택을 한 걸 보니 마음이 달갑지
원아는 인내심을 발휘하여 아이들이 말을 다 하기를 기다리며 일일이 그 말에 대답을 하고서야 물었다.“아빠는 어디에 있니?”원원이 위층을 가리키며 알려주었다.“아빠는 아직 2층에서 일을 하고 계세요.”“그래, 알았어. 너희들은 여기 얌전히 있어. 언니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아빠랑 일 얘기를 좀 할 거야.” 원아는 돌아오기 전에 사온 초콜릿 맛 사탕을 주머니에서 꺼내 세 아이에게 두 알씩 건네주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오늘 발생한 일에 대해 그녀는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소남에게는 알려야 한다.2층에 가서 원아는 태연하게
원아는 핸드폰을 꺼내 녹음 재생 버튼을 눌렀다.소남은 그것을 듣고 아무 표정도 없었다.“이 녹취는...”“저는 이 녹취 파일을 송 대표님에게 줄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송 대표님이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서요. 만약 송 대표님이 이번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면, 저는 송 대표님에게 이 녹취 파일을 보낼지 말지 그때 다시 생각할 거예요.”원아가 말했다.이연의 일에 대해 원아는 여전히 송현욱이 직접 처리하기를 원하지만 필요할 때는 역시 도와주고 싶었다.이 녹음은 단지 예비용일 뿐이다.소남이 원아를 바라보고 있는 눈빛이 더욱
소남은 원아가 자신에게 뒤를 맡길 것임을 알고 경찰관이 찾아와도 그녀를 숨기거나 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약간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냉정한 얼굴로 원아의 앞으로 먼저 걸었다.“가보죠, 경찰관들이 뭘 하러 온 건지.”원아는 소남의 커다란 뒷모습을 보며 얼떨떨해졌다.그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매번 그가 이렇게 자신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항상 만감이 교차한다. 씁쓸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다.원아는 소남이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얼른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