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인내심을 발휘하여 아이들이 말을 다 하기를 기다리며 일일이 그 말에 대답을 하고서야 물었다.“아빠는 어디에 있니?”원원이 위층을 가리키며 알려주었다.“아빠는 아직 2층에서 일을 하고 계세요.”“그래, 알았어. 너희들은 여기 얌전히 있어. 언니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아빠랑 일 얘기를 좀 할 거야.” 원아는 돌아오기 전에 사온 초콜릿 맛 사탕을 주머니에서 꺼내 세 아이에게 두 알씩 건네주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오늘 발생한 일에 대해 그녀는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소남에게는 알려야 한다.2층에 가서 원아는 태연하게
원아는 핸드폰을 꺼내 녹음 재생 버튼을 눌렀다.소남은 그것을 듣고 아무 표정도 없었다.“이 녹취는...”“저는 이 녹취 파일을 송 대표님에게 줄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송 대표님이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서요. 만약 송 대표님이 이번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면, 저는 송 대표님에게 이 녹취 파일을 보낼지 말지 그때 다시 생각할 거예요.”원아가 말했다.이연의 일에 대해 원아는 여전히 송현욱이 직접 처리하기를 원하지만 필요할 때는 역시 도와주고 싶었다.이 녹음은 단지 예비용일 뿐이다.소남이 원아를 바라보고 있는 눈빛이 더욱
소남은 원아가 자신에게 뒤를 맡길 것임을 알고 경찰관이 찾아와도 그녀를 숨기거나 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약간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냉정한 얼굴로 원아의 앞으로 먼저 걸었다.“가보죠, 경찰관들이 뭘 하러 온 건지.”원아는 소남의 커다란 뒷모습을 보며 얼떨떨해졌다.그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매번 그가 이렇게 자신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항상 만감이 교차한다. 씁쓸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다.원아는 소남이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얼른 따라갔다.
원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소남을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저 금방 다녀올게요.”“그래요.” 소남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원아는 경찰관들을 마주하고도 여전히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모든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것이다.원아가 이렇게 강해졌는데도 자신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소남의 대답을 듣고 원아는 그가 무언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고 경찰관들을 따라 떠났다.경찰서에 도착해 원아가 앉자마자 경찰서장 최재석이 바로 맞은편에 앉았다.아마도 원아를 데리고 돌아온 베테랑 경찰관이 미리 최재석에게 언질을 했을지도
최재석이 서둘러 대답했다.“아니요, 입건할 근거가 없으니 서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네, 네.” 최재석은 직접 원아를 경찰서 입구에서 배웅하고 그녀가 떠나는 것까지 지켜본 후 몸을 돌려 부하들을 바라보았다.“다음부터는 수사에 협조할 사람을 찾을 때 반드시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를 잘 살펴보아야 해. 범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오늘처럼 서로 시간을 낭비하면 안되잖아 알겠어.”“네, 서장님.” 베테랑 경찰관이 대답했다. 그는 CCTV 영상을 대충 보긴 했는데
사윤은 해부학 수업을 떠올렸다. 어디를 다치게 해야 특별히 더 아프게 한다는 말은 들어 본 적도 없고, 송재훈의 치료 차트에도 별다른 정보가 없는 걸 보니 뚜렷한 통증 원인이 없는 것 같았다.[배 선생님도 해보시겠습니까?]원아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사윤에게 장난을 걸어왔다.[아닙니다. 제가 직접 가서 살펴보겠습니다. 다른 의사 선생님이 통증 원인을 찾지 못하면 저에게 도움을 청할 것입니다. 저는 단지 창피하지 않도록 교수님께 미리 정확한 원인을 묻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사윤이 다시 답장했다.[저도 한 마디로 배 선생님
“검사 결과를 보여주세요.” 사윤은 창가에 서서 말했다.옆에 있던 의사가 얼른 두꺼운 검사 결과 한 묶음을 사윤에게 건네주었다.송재훈은 사윤이 느릿느릿 자기 검사결과를 보는 걸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다들 뭐 하는 거야? 검사를 한 무더기 했는데 원인도 못 찾고, 이제 이 사람을 불러와서 일부러 날 더 아프게 하려고? 진통제 달라고, 진통제!”사윤은 그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검사결과를 보고 있었다.옆에 있던 의사가 다시 한번 송재훈에게 왜 진통제를 줄 수 없는지 설명했다.“환자분, 우리가 환자분에게 진통제를 주고
잠시 후 사윤은 송재훈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을 보고 교활한 눈을 빛내며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지금 모든 사람이 송재훈에게 집중하고 있다. 약효가 어떤지 보고 있으니 아무도 사윤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사윤은 병실을 나오자마자 원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송재훈은 아파서 말할 힘도 없는 상태예요. 송재훈 담당 교수님께 그냥 진통제를 주라고 했습니다. 일부러 송재훈이 진통제에 의존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도록 이야기를 했습니다.]원아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다가 사윤의 문자를 받고 입꼬리가 방긋 올라갔다.‘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