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소남을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저 금방 다녀올게요.”“그래요.” 소남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원아는 경찰관들을 마주하고도 여전히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모든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것이다.원아가 이렇게 강해졌는데도 자신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소남의 대답을 듣고 원아는 그가 무언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고 경찰관들을 따라 떠났다.경찰서에 도착해 원아가 앉자마자 경찰서장 최재석이 바로 맞은편에 앉았다.아마도 원아를 데리고 돌아온 베테랑 경찰관이 미리 최재석에게 언질을 했을지도
최재석이 서둘러 대답했다.“아니요, 입건할 근거가 없으니 서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네, 네.” 최재석은 직접 원아를 경찰서 입구에서 배웅하고 그녀가 떠나는 것까지 지켜본 후 몸을 돌려 부하들을 바라보았다.“다음부터는 수사에 협조할 사람을 찾을 때 반드시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를 잘 살펴보아야 해. 범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오늘처럼 서로 시간을 낭비하면 안되잖아 알겠어.”“네, 서장님.” 베테랑 경찰관이 대답했다. 그는 CCTV 영상을 대충 보긴 했는데
사윤은 해부학 수업을 떠올렸다. 어디를 다치게 해야 특별히 더 아프게 한다는 말은 들어 본 적도 없고, 송재훈의 치료 차트에도 별다른 정보가 없는 걸 보니 뚜렷한 통증 원인이 없는 것 같았다.[배 선생님도 해보시겠습니까?]원아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사윤에게 장난을 걸어왔다.[아닙니다. 제가 직접 가서 살펴보겠습니다. 다른 의사 선생님이 통증 원인을 찾지 못하면 저에게 도움을 청할 것입니다. 저는 단지 창피하지 않도록 교수님께 미리 정확한 원인을 묻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사윤이 다시 답장했다.[저도 한 마디로 배 선생님
“검사 결과를 보여주세요.” 사윤은 창가에 서서 말했다.옆에 있던 의사가 얼른 두꺼운 검사 결과 한 묶음을 사윤에게 건네주었다.송재훈은 사윤이 느릿느릿 자기 검사결과를 보는 걸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다들 뭐 하는 거야? 검사를 한 무더기 했는데 원인도 못 찾고, 이제 이 사람을 불러와서 일부러 날 더 아프게 하려고? 진통제 달라고, 진통제!”사윤은 그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검사결과를 보고 있었다.옆에 있던 의사가 다시 한번 송재훈에게 왜 진통제를 줄 수 없는지 설명했다.“환자분, 우리가 환자분에게 진통제를 주고
잠시 후 사윤은 송재훈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을 보고 교활한 눈을 빛내며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지금 모든 사람이 송재훈에게 집중하고 있다. 약효가 어떤지 보고 있으니 아무도 사윤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사윤은 병실을 나오자마자 원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송재훈은 아파서 말할 힘도 없는 상태예요. 송재훈 담당 교수님께 그냥 진통제를 주라고 했습니다. 일부러 송재훈이 진통제에 의존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도록 이야기를 했습니다.]원아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다가 사윤의 문자를 받고 입꼬리가 방긋 올라갔다.‘송
원아는 자신이 냉정하게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지금 아이들을 떠나는 것은 아쉬웠다.이 분명하지 않은 생각이 그녀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이전에는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없는 상태이다.원아는 자신의 곁에 붙어있는 헨리를 살짝 밀어내고 일어섰다.이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을 밀쳐낸 것이라서 헨리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누나?”원아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설명했다.“이제 곧 밥 먹을 시간이잖아. 이제
원아는 소남을 등지고 다시 채소를 씻고 있었다. 지금 자기 움직임이 얼마나 뻣뻣한지 자신만이 알 수 있었다. “그래요? 대표님의 아이들은 편식을 하지 않으니깐, 누가 만들어도 잘 먹겠죠?” 그녀는 자신의 말이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하려고 노력했다.소남이 말했다.“우리 집 아이들은 편식을 하고 좋아하지 않는 게 많죠. 아이들은 제 엄마와 당신이 만든 것이라면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도 다 먹을 수 있어요.”“그래요? 아마도 제가 만든 음식이 맛이 좋아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애들이 제 체면을 생각해서 먹어주는 걸 수도 있어요.”
“이 일에 대해 나도 자신이 없어.”원아는 세면대를 붙잡았다. 이런 명령을 집행할 생각은 없었다.[만약 네가 하지 않는다면, 나도 기다리지 않아. 내가 직접 문소남을 망쳐도 상관없지.]안드레이가 위협했다.[원아, 내가 너만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네가 느릿느릿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내가 이미 다 안배해 놓았는데, 네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원아는 절망을 느꼈다. 안드레이가 아마도 더 많은 T그룹의 내막을 확보했을지도 모른다.‘안드레이는 그렇게 많이 알면서도 직접 소남 씨를 상대하지 않고 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