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괜찮아요.”이연은 의사를 찾으려는 현욱의 모습을 보고 얼른 말리고 ‘초설’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날 믿지 못하겠으면 초설 씨에게 맥을 짚어달라고 할게요. 초설 씨 실력은 문 대표도 인정했잖아요.”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연에게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현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한번 봐볼까요?”현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아의 실력이라면 믿을 수 있다.원아가 손을 뻗어 이연의 맥을 짚자 병실의 분위기가 조용해졌고, 잠시 후에 원아가 손을 거두었다.현욱 조심스럽게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때요?”“약간의
송재훈이 자기 일을 돌려서 말하는 것을 보고, 원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원아의 눈에 혐오가 가득했다.“이연은 네가 납치했지?”송재훈은 냉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이연이 송현욱에 의해 구조된 것이 불쾌한데 원아가 갑자기 나타나 제게 총을 겨눈 셈이다.기왕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분풀이를 하려 하는 거라면, 송재훈은 자신도 피하지 않고 그 마음속에 있는 화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염초설, 지금 날 비난하는 거야? 내가 정말 이연을 납치했다면 지금 경찰이 날 가만히 뒀겠어? 내가 여기에 올 수 있었을까?”송재훈은 기세등등했다
원아는 계속 송재훈을 자극했다. 바로 그가 직접 자신이 이연을 납치했다고 인정하는 것을 녹음하고 싶었다.송현욱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걸 원아도 알고 있었지만, 송재훈과 같은 쓰레기가 계속 다른 사람을 해하고 잘못을 저지르는데 응당한 벌을 받지 않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죽을래!”송재훈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들어 원아의 얼굴에 날리려고 했다.원아는 반응이 빨라 얼른 피하고 그가 격노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았다.“하, 이제 손까지 올려? 왜, 이연이 옳은 선택을 한 걸 보니 마음이 달갑지
원아는 인내심을 발휘하여 아이들이 말을 다 하기를 기다리며 일일이 그 말에 대답을 하고서야 물었다.“아빠는 어디에 있니?”원원이 위층을 가리키며 알려주었다.“아빠는 아직 2층에서 일을 하고 계세요.”“그래, 알았어. 너희들은 여기 얌전히 있어. 언니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아빠랑 일 얘기를 좀 할 거야.” 원아는 돌아오기 전에 사온 초콜릿 맛 사탕을 주머니에서 꺼내 세 아이에게 두 알씩 건네주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오늘 발생한 일에 대해 그녀는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소남에게는 알려야 한다.2층에 가서 원아는 태연하게
원아는 핸드폰을 꺼내 녹음 재생 버튼을 눌렀다.소남은 그것을 듣고 아무 표정도 없었다.“이 녹취는...”“저는 이 녹취 파일을 송 대표님에게 줄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송 대표님이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서요. 만약 송 대표님이 이번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면, 저는 송 대표님에게 이 녹취 파일을 보낼지 말지 그때 다시 생각할 거예요.”원아가 말했다.이연의 일에 대해 원아는 여전히 송현욱이 직접 처리하기를 원하지만 필요할 때는 역시 도와주고 싶었다.이 녹음은 단지 예비용일 뿐이다.소남이 원아를 바라보고 있는 눈빛이 더욱
소남은 원아가 자신에게 뒤를 맡길 것임을 알고 경찰관이 찾아와도 그녀를 숨기거나 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약간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냉정한 얼굴로 원아의 앞으로 먼저 걸었다.“가보죠, 경찰관들이 뭘 하러 온 건지.”원아는 소남의 커다란 뒷모습을 보며 얼떨떨해졌다.그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매번 그가 이렇게 자신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항상 만감이 교차한다. 씁쓸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다.원아는 소남이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얼른 따라갔다.
원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소남을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저 금방 다녀올게요.”“그래요.” 소남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원아는 경찰관들을 마주하고도 여전히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모든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것이다.원아가 이렇게 강해졌는데도 자신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소남의 대답을 듣고 원아는 그가 무언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고 경찰관들을 따라 떠났다.경찰서에 도착해 원아가 앉자마자 경찰서장 최재석이 바로 맞은편에 앉았다.아마도 원아를 데리고 돌아온 베테랑 경찰관이 미리 최재석에게 언질을 했을지도
최재석이 서둘러 대답했다.“아니요, 입건할 근거가 없으니 서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네, 네.” 최재석은 직접 원아를 경찰서 입구에서 배웅하고 그녀가 떠나는 것까지 지켜본 후 몸을 돌려 부하들을 바라보았다.“다음부터는 수사에 협조할 사람을 찾을 때 반드시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를 잘 살펴보아야 해. 범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오늘처럼 서로 시간을 낭비하면 안되잖아 알겠어.”“네, 서장님.” 베테랑 경찰관이 대답했다. 그는 CCTV 영상을 대충 보긴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