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임무를 빨리 완수한 이유도 바로 원아의 곁으로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 원아를 보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온통 그 남자 생각뿐이다.알렉세이는 원아를 따라 걸었다.티나가 마주 걸어오다가 알렉세이를 발견한 순간 눈앞이 밝아진 듯, 웃으며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했다.“교수님, 점심 드시러 내려오셨어요?”“네.” 원아는 고개를 끄덕였다.티나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알렉세이를 훑어보며 다시 물었다.“그럼 이분은?”“아, 제 동생, 알렉세이예요. 알렉세이, 내 동료, 티나.”원아가
“혹시 그 사람하고 지금 아가씨랑 함께 살고 있어요?” 알렉세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원아와 문소남이 다시 함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원아는 바로 이 남자 때문에 이런 곤란에 빠졌는데, 만약 그녀가 정말 다시 문소남과 함께 있다면, 앞으로 결코 적지 않은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아니야. 나 혼자 살아. 전에 살았던 아파트에서 나온 이유는 안드레이가 그곳에서 경비원 한 명을 죽여서 그렇지. 지금 네가 사는 곳도 아주 좋고, 회사와 가까워서 출퇴근하기 편해.”원아는 알렉세이가 이사 와서 자신과 함께 살 생각을
“정확히 말하자면, 예전에 친한 친구였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도 다시 나와 친한 친구가 됐어. 알렉세이, 지금 내가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이연을 납치한 사람이 전에 나를 납치한 적도 있기 때문에, 이연을 구하지 않더라도 이 남자를 상대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야.”원아가 말했다.알렉세이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전에 B시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자신은 A시 이쪽의 상황에는 별로 주의를 돌리지 않았다. 원아가 납치되었던 것도 전혀 몰랐다.“아가씨가 납치를 당했다고요?”“다 지난 일이야
“동생?” 소남은 하던 일을 멈추었다.“네, 서구적인 얼굴의 남자분이라고 들었어요.” 동준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보고를 이어갔다.소남은 낯빛이 어두워졌다. ‘원아는 어제 알렉세이가 돌아올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 당장 그 남자와 밥을 먹었다고... 그렇게 급했던 건가? 나같은 좋은 남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걸 모르나? 그 무슨 동생이라고 해도 진짜 동생도 아닌 남자와 밥을 먹으러 가다니...’동준은 소남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얼른 말했다. “대표님, 별일
“대표님, 저에게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아이들이 염 교수가 이사한 것을 듣고 축하 파티를 하고 싶다고 했어. 그러니 염 교수가 퇴근 후에 채소와 고기 같은 걸 좀 사서 직접 요리를 만들든지, 아니면, 가사도우미에게 시켜서 준비해도 되고요. 지금 도우미 아주머니도 별장에 있어요.”소남이 말했다. 원아가 혼자서 그렇게 많은 음식을 준비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네.” 원아는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거절할 수는 없어서 바로 승낙했다.비록 자신이 아이들의 곁에서 매 순간 돌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
안방은 계단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원아는 들어가 서류들을 내려놓고 얼른 다시 나왔다.뭔가를 느낀 듯 그녀는 고개를 돌려 다른 방도 한 번 둘러보았다.환기를 할 생각으로 원아는 다른 방의 문을 다 열어 두었었는데, 지금은 그 방들의 문이 다 닫혀 있었다.‘설마 오늘 오현자 이모님이 방을 다 치우고 문을 닫아 둔 건가?’원아는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문을 열어보지 않고 그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이 셋에 어른 둘, 오늘 자신이 해야 할 요리는 좀 많은 편이다. 지금부터 만들기 시작하면 이따가 아이들이 도착했을 때 식전
원아는 당부하며 원원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훈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훈아는 한 손에는 디저트를 들고 한 손은 자기 머리 위에 놓았다.‘우리 엄마 손은 여전히 이렇게 따뜻하구나...’원아가 주방에 들어서자 한화수는 농담을 했다.“교수님, 아이들은 교수님이 직접 만드신 디저트를 좋아했나요?”“좋아하는 것 같아서 하나씩 챙겨 먹였어요.”원아는 조리대 옆으로 가서 고기를 썰기 시작했다. “훈아 도련님은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만약 훈아 도련님도 드셨다면, 아이들이 교
“누나, 나 걱정 안 해도 돼요. 아빠는 제가 애가 아니라 사나이니까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헨리는 숟가락을 들고 말하면서 얼른 국물을 떠먹었다.원아는 헨리의 게걸스러운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이 문씨 가문 사람들이 헨리를 학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광경을 보고 오해를 했을지도 모른다.그녀는 남은 국그릇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원원이 식탁 옆으로 가서 원아 옆자리에 앉으려고 했지만 훈아에게 끌어당겨졌다.어린 소녀인 원원인데도,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