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진이 자신의 아이가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고 확신한 이유는 이후 장인숙을 여러 번 찾아갔기 때문이었다. 반드시 그녀가 당시의 진실을 밝혀야 했다!장인숙은 귀찮아하며 비웃듯이 말했다.“주희진, 네 딸이 태어났을 때 산소가 부족해서 질식한 상태였어. 온몸이 파랬고 울지도 않았어. 물론 호흡이 없었던 건 당연했고. 우리는 모두 그 아이가 죽은 줄 알고 마음 아파했어. 그리고 결국 그 아이를 병원 근처의 쓰레기통에 버렸어. 그때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설령, 그 아이가 살아있었다고 해도 얼어 죽었을 거야…….”당시 주희진은 그녀를 죽이
딸이 친모를 찾았으니 틀림없이 자기들 곁을 떠나겠지?사실 안수지는 이미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고 있었다.그녀가 중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이웃 사람의 실수로 자신이 부모님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수지는 울며불며 친부모를 찾아달라고 떼를 썼다.안씨 부부는 좀 더 자라면 그때 친부모를 찾으라고 설득했지만, 수지는 음식을 거부하며 부모님을 협박했다.당시 안씨 부부는 너무 놀라 저축한 돈을 모두 찾아 안수지의 친부모를 찾았다.그렇게 이 년 동안을 찾았지만 결국, 돈만 다 써버리고 친부모는 찾지 못했다. 양어머니
문씨 고택.이번 식사는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원아가 가장 놀랐던 것은 이번에는 장인숙이 전처럼 자신의 결점을 들추어내며 신랄하게 비판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다만, 소남과 닮은 눈으로 가끔 노려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원아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식사를 마치고 소남과 원아는 쌍둥이를 개인교습 받는 곳으로 보냈다.아이들을 데려다준 후, 소남은 차를 돌려 익숙한 길로 향했다.그곳은 번화한 금용 중심지로, 넓지만 매우 혼잡한 도로였다.특히 오늘은 주말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원아는 소남과 함께 참을성 있게 신호를
원아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그리고 혼인관계증명서를 손에 들고 정신이 몽롱해졌다.‘우리 둘, 정말 부부가 됐다!’ ‘이제 정말 합법적인 부부가 된 것이다.’소남은 고개를 돌려 원아를 바라보았다.정오였지만 날씨가 흐리지도 그리 뜨겁지도 않아 적당했다. 바람이 불어와 원아의 머리카락이 얼굴로 흩날렸다. 그는 손을 뻗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그녀의 귀 뒤로 넘겨주었다.소남의 길쭉한 손가락은 마치 그림을 그리듯 가볍게 그녀의 눈썹과 눈을 만졌다.그녀의 얼굴에 감미로운 보조개가 꽃을 피웠다.소남은 전
임영은은 하이힐을 신고 또각거리며 서 교수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얼른 문을 닫았다. 서 교수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영은은 그의 책상 앞으로 걸어가 선글라스를 벗었다.“임영은 씨, 더 궁금한 게 있습니까?” 서 교수는 몸을 곧게 펴고 안경을 썼다.영은은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분홍색 가방에서 2억짜리 수표를 꺼냈다.그리고 수표를 그의 앞에 내밀었다.“교수님,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말씀하세요.” 서 교수는 왠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그녀는 웃으며 말했지만, 그 내용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서 교수는 딸보다 더 어린 계집애에게 이렇게 협박을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사람들 모두 임 지사의 딸인 임영은이 교양 있고 도리에 밝으며 얌전한 데다 순진하기까지 하다고 칭찬하더니, 전부 다 가짜였다!그녀는 정말 악마 같은 여자였다!서 교수는 얼굴에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분노로 몸을 떨었다. 하지만 자신의 앞날과 곧 출국할 딸 그리고 얼마 전에 산 전원주택을 생각하니…….결국, 그는 이성을 누른 채 떨리는 손으로 책상 위의 수표를 집어 들었다.“좋아, 당신이 원하는 걸 들어주기로 약속하지요. 하지만 당신도 비밀을 꼭
안수지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지만, 곧바로 이성을 찾았다. 자신이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 원아 덕분이었다.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자신의 능력으로는 지원 즉시 탈락하고 말았을 것이었다. 설령 자신이 명문대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었다. 안수지는 자기의 능력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T그룹의 인재 선발 제도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지원자의 학력은 최소 석사 이상은 되어야 했기 때문에 아마 자신은 첫 번째 단계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자신의 행운을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원아가 열심히
안수지는 고개를 들어 팀장인 김훈과 주소은 그리고 이연이 앉은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일하다 말고 고개를 들어 안수지의 불안한 눈을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안수지는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졌다.그녀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는 원아를 바라보며 문소남이 그녀와 결혼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온유하고 이해심이 많은 여자, 청순하고 우아하며 마치, 말을 알아듣는 활짝 핀 꽃 같은 여자, 이런 여자를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그러나 자신도 그리 별 볼 일 없지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