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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 화

안익준은 명품 정장을 입고 성숙한 얼굴로 밝게 웃고 있었다. 고매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양반가의 도련님 모습이었다.

그는 진보라의 손을 꽉 쥐고 있었는데, 애틋함이 가득해 보였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눈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안익준을 마주할 때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두려움, 절망, 그리고 혐오 같은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안성택을 바라볼 때 그녀의 시선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성택은 작은 몸에 군복을 입고, 머리에는 녹색 베레모를 쓰고 발에는 군화를 신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잘생기고 귀여운 얼굴이 더욱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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