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송현욱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 그는 지나치게 사악하고 음흉한 성격으로, 심지어 웃을 때조차도 차가워 보였다. A시 조직폭력배의 두목인 그는 도시 전체 조직폭력배를 통제하고 있었다. 그런 남자가 잔인한 것은 당연했다. ‘이연은 음식을 사러 갔을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송현욱을 만났지? 대체 무슨 일이야?’원아는 마음이 불안해져서 황급히 소남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었지만, 다리를 다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소남은 송현욱과 친구 사이였기 때문에 어쩔 수
이연은 매우 놀란 듯 보였다. 눈물 자국이 남아 있는 얼굴도 심상치 않았다.원아는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자마자 갑자기 화가 났다.그녀는 이연의 팔을 잡아당겨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세히 살폈다. 원아는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송현욱이 너를 괴롭혔니? 그 나쁜 놈이…….”원아는 이연에게 질문하면서도 소남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친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것을 책망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었어. 현욱은 단지 겁만 주었을 뿐이지 절대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어.” 소남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이연은 원아를 귀찮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원아가 송현욱을 알고 있다는 것을 몰랐지만, 문 대표를 떠올린 건 사실이었다. 원아를 봐서라도 문 대표가 송현욱에게 사정하여 배상금을 낮출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었다. 사실, 이연이 이렇게 놀란 얼굴이었던 이유는 송현욱이 정말 변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무서운 애완동물을 한 방 가득 키우고 있었다. 아프리카 비단뱀, 이를 악랄하게 드러낸 티베탄 마스티프 등…….대체 그녀의 어떤 말이 그의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모르지만
소남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우아한 자태로 재떨이에 털었다.“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그 사람을 찾아내. 주범이 누군지도 반드시 알아내도록 하고.”그의 목소리는 음산하고 낮아 사람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네.” 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는 대표님이 정말 화가 난 것 같았다.……소남은 다시 병실로 되돌아갔다.원아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은 데다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원민지와 함께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원아는 한참 동안 이연을 위로했고 놀란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자 동준에게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원아는 베개에 기대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딸을 위로했다.원원이 지쳐서 잠이 들자 문소남은 딸을 안고 한쪽에 마련된 침대에 눕혔다.말이 없던 훈아는 그제야 원아 앞으로 걸어왔다. 작은 손으로 엄마의 손을 잡더니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저는 지금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러면 엄마를 보호할 수도 있고, 엄마가 다치지 않게 할 수 있잖아요.”훈아의 말을 들은 원아는 무척이나 감동했다.그녀는 훈아의 부드러운 얼굴을 살짝 비틀며 농담으로 말했다.“엄마의 바람은 너랑 네 동생이 잘 자라는 거야. 엄마, 아빠가 늙으면 너희들이 책
“뭐? 소남, 너…… 그러니까 네 말은 나중에 다시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거냐? 그 애는 우리 집안을 망신시킨 애야. 나는 너희들이 같이 있는 것에 절대 반대다! 설마, 너 지금 이 여자랑 같이 있기로 완전히 결정한 거냐? 이 엄마를 죽이려고 작정했어?”그녀는 아들이 원아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매서운 눈빛은 마치 원아를 찢어버릴 듯 험악했다. 원아는 당황함에 얼굴이 굳어졌다. 사고를 당해 누워있는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녀는 소남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설도엽은 눈썹을 추어올리며 잡고 있던 영은의 드레스를 놓았다. 그녀가 자신에게 다정하게 구는 것이 의아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영은은 긴 다리로 그의 허벅지를 감았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혐오감을 억누르며 애교를 부렸다.“오빠, 오랜만이에요. 정말 보고 싶어서 죽을 뻔했어요. 대체 어디 있었길래 오늘에서야 나타난 거예요?”영은은 설도엽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의 거친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고, 옷 속에 넣은 손의 강도가 세지자 연신 폭언을 해댔다.“왜? 며칠 안보니까 못 참겠어? 역시 첫날부터
동준은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을 마승우의 코앞에 대 보았다. 숨이 끊어진 것이 확실했다.몸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살해된 지 얼마 된 것 같지 않았다.민석은 경찰 몇 명과 함께 도주범을 추적했다.예전에 그는 군대에서 몇 년 동안 척후병으로 근무했었기에 몸놀림이나 속도 모두 훌륭했다.하지만 살인자는 분명 한 수 위인 것이 분명했다.민석이 아무리 필사적으로 뒤쫓아도 그와 살인자 사이에는 늘 일정한 거리가 생겼다.그는 숲속의 각종 관목이나 덩굴 등을 이용하여 몸을 숨기며 매번 추격자들을 따돌렸다.그러다 민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