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기가 제대로 오른 장정안은 무대 한 가운데서 적극적으로 몸을 붙여오는 여자들을 방종스럽게 시시덕거렸다. 완전히 카사노바가 따로 없었다.여자들에게 인기 좋은 장정안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여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왔다.이곳의 여자들은 예쁘고 애교도 많은 데다 무엇보다 그, 장정안을 사랑하기까지 했다.그런데 원아 네 따위가 뭔데?!청순한 얼굴 빼면 아무것도 아니면서!성깔도 더러운데다 남자의 환심도 살 줄 모르는, 게다가 사촌 동생이랑 아이까지 둘이나 낳은 닳고 닳은 여자가 아닌가 말이다. 자신의 발바닥에도 못 미치는 여자를
어두컴컴한 불 빛아래 술에 찌들어가는 끈적이는 밤, 장정안은 팔에 붕대를 싸맨 채 바에 홀로 앉아 있었다.짙은 검은 속눈썹에 가려진 심오한 눈 빛 덕에 잔인한 폭군 같은 기운이 좀 가신듯 했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제 도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그의 반대편에 자리잡고 앉은 뽀얀 피부의 그녀가 명함을 그의 손에 쥐어주었고 장정안은 명함을 통해 그녀가 경호 변호사 사무소의 고급 변호인 소현임을 알게 되었다.문득 떠오르는 잊고 있었던 지난 날의 기억들.장정안은 그들과 대학 동기였고 공부를 잘하기로 소문 난
어림도 없지...이른 새벽.아침 식사를 마친 문소남은 회사에 갔고 동자준은 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 했지만 아이들은 굳이 원아랑 함께 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그런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원아는 어쩔 수 없이 직접 아이들을 유치원으로 보내기로 했다.두 아이가 다니는 곳은 조건이 아주 좋은 유치원으로서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3개 국어로 수업을 하는 아이들의 다방면 발전을 도모하는 유치원이였다.실내 공간도 넉넉해서 수영장, 놀이터는 물론 한눈에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채소받과 백조 낙원도 있다. 그리고 목공구, 야외놀이
문훈아는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듯 했다. 사실 그는 유치원 수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훈아는 또래에 비해 조숙한지라 학습 능력이 뛰어났다. 아버지가 유명 가정 교사를 섭외 해 개인 수업을 쭉 받아온 훈아가 배운 지식은 사실 초등학교 4-5학년 수준이 되었다.하지만 여동생 원원이와 함께 하기 위해 훈아는 얌전히 수업을 들어야만 했지만 그는 교단에서 강의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참 멍청하게만 느껴졌고 또래 친구들은 더더욱 바보 같았다.동생 원원이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미친듯이 뛰어다닐 줄만 아는 망나니들이였고 그는 그런 아이들이
원아는 주소은에게 너무 고마워서 미소로 화답을 했다. 바로 그 때 “퍽”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얼핏 봐도 8센치는 족히 될 것 같은 화이트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또각또각 걸어들어왔다.새하얀 원피스를 세트로 맞춰입은, 손에는 서류 봉투를 들고 들어온 낯선 여자.우아하고 독보적인 미모에 은은히 비추는 섹세함까지,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건 빳빳이 쳐든 고개와 자신감과 오만을 동시에 담은 도도한 눈빛이였다.“원아 씨 맞죠?” 원아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여자, 마치 자신이 여왕이라도 된 듯 건방진 태도이다.“원아 씨,
원아는 그 숫자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 그녀와 문소남이 뜨거운 교감을 나눌 때 원아가 그에게 일부러 생일이 언제냐고 물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유독 뜨겁고 끈적이 던 그와의 밤, 거칠은 손짓과 가쁜 숨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소곤소곤 속삭이던 그 숫자, 문소남은 원아에게 특별한 숫자인만큼 꼭 기억하라고 신신당부까지 했었다!“원아야, 왜 그래?” 이연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녀에게 물었다.공과 사가 분명한 문소남인지라 공적인 일 외에 아무도 그의 사생활에 대해 알 수 없었고 회사 직원들마저 문소남의 생일이 언제인지 모르고 있
있는 얘기 없는 얘기까지 부풀려 가면서 말이다. “하 총감 님, 말도 마세요, 글쎄 능력도 안 되는 원아 씨가 대표님 빽 하나 믿고 입사한 것도 모자라 아주 회사가 놀이터인 양 제 멋대로 행동한단 말이죠, 출퇴근 시간을 안 지키는 건 기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녀한테 뭐라고 하지 못한다는 거죠... 지난 달에 MT를 갔을 대도 대표님이 원아 씨 방에 들어가서 밤을 새웠대요... 다음날 아침 방에서 나왔는데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한 표정이였던거 있죠, 쯧쯧, 심지어 목에는 키스 자국까지 진하게 남아있었는데 보는 내가 다 부
문소남은 눈썹을 찌푸렸다."하 총감, 무슨 걱정거리가 있습니까? 아니면 방금 돌아와서 시차 적응이 안 되는 건가?""방금 돌아와서 그런가 봐요. 빨리 컨디션을 조절해서 이쪽 일에 속히 녹아들도록 하겠습니다." 하지윤의 목소리는 맑고 차가웠다.문소남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하 총감의 업무 능력을 믿고 있습니다. 설계 방안은 우선 여기에 놓고 가세요. 내일 하 총감과 구체적인 실시 방안을 토론하겠습니다.”"알겠습니다." 하지윤은 표정 없는 얼굴로 몸을 돌려 나갔다. 문소남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윤은 줄곧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