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런 생각에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꺼내 위정에게 연락했다.잠시 후, 위정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성이 상태는 어때요?""위정 씨, 피는 어디에서 구한 겁니까?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박시준은 조용한 구석으로 가서 대뜸 그에게 물었다.시은이는 요즘 계속 위정과 함께 있어위정이 가져온 피는 시은이가 헌혈한 피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이에 위정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바로 그에게 사실을 알리기 싫었다."박시준 씨, 저희한테 믿음이라는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네요. 제가 한 말을 믿으시나요? 전처럼 아연이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 줬는데 믿은 적이 있나요?" 위정은 침착하게 대응했다.박시준: "그건 이와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오늘 너무 피곤하네요. 정 궁금하시면 시은 씨한테 물어보면 되겠네요. 아마 알려드릴 겁니다." 위정은 더는 그와 말하고 싶지 않았다."제가 물어보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까? 시간이 너무 늦어 휴식에 방해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박시준은 바로 말을 이었다."네,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 저도 이제 쉬어야죠." 위정은 전화를 끊기 전에 계속 그에게 부담을 안겨줬다. "오늘 밤 병원에 보낸 피로는 아마 부족할 겁니다. 최대한 더 많은 혈액 공급자를 찾아야 합니다. 지성이의 치료를 너무 오래 지연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제가 아들을 이대로 죽게 놔둘까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박시준은 말을 잇고 싶었지만 마치 벙어리가 된 듯 입을 뗄 수 없었다.사실 그도 알고 있다. 위정도 혈액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니 그한테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잠깐의 침묵 후, 위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박시준 씨, 아연이도 상처 때문에 이곳저곳 다니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무조건 곁에서 지켜보셔야 합니다.""알았어요.""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위정은 한숨을 내쉬면서 전화를 끊었다.위정도 박시준의 힘든 상황을 이해했다. 아버지의 책임을 짊어지고
...박시준은 중환아실 밖에 있는 벤치로 걸어가 앉았다.마이크가 그의 옆에 와 앉았다."돌아가서 쉬어!" 박시준이 말을 꺼냈다."밤새우는 습관이 있어요 지금 돌아가도 어차피 잠 안 와요." 마이크는 벤치에 등을 기대고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 "지금 B국에서도 혈액 공급원 찾고 있는 중이에요... 이 특별한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아무도 헌혈하지 않는 걸까요? 우리가 제시한 가격이면 충분히 높은 거 아니야요?""모든 사람이 자신의 혈액형을 아는 게 아니야. 그리고 모든 사람이 우리가 제시한 조건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박시준의 안색은 차가웠다.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기가 없고 물이 부족한 곳에 살고 있어. 그들은 인터넷이 뭔지도 모를걸."마이크는 그를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 박시준 씨, 사실 전 여자들이 왜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아요. 당신은 능력이 좋으니까. 하지만 때때로 진짜 사람을 짜증 나게 하는 거 알아요?""자세히 얘기해 봐." 아마 한밤중이라 그런지, 그의 감정은 점차 안정되었다."제가 지운이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 알아요?" 마이크가 예를 들었다. "지운은 제게 모든 걸 얘기해줘요. 저도 마찬가지고. 우리 둘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요. 아마 대부분의 커플이 우리와 같을 거에요. 하지만 당신과 진아연은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가장 높은곳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당신한테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많은 비밀들이 많겠죠."마이크의 말은 박시준을 침묵하게 만들었다."둘이 서로 사랑하는 게 보여요. 하지만 둘 사이의 벽을 허물지 않는 이상 끝없이 다투게 될 거에요. 아이가 아무리 많아도,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 걘 결코 당신과 결혼하지 않을 거에요." 마이크가 계속 얘기했다.박시준의 동공이 약간 떨리더니 눈빛에는 무기력감이 스쳐 지나갔다."마이크, 난 걔가 나와 결혼해 주기까지는 바라지 않아. 다만 지성이가 나아져서 걔
진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시은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켜져 있었지만 받질 않았다.전화과 끊긴 후 그녀는 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위정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너 몸 상태는 어때? 지성이는 어떻고?""난 괜찮아요. 지성이도 지금은 괜찮고요... 시은이가 오늘 아침 일찍 병원에 왔는데 안색이 매우 창백했다고 의사가 그랬어요. 방금 전화했는데 받지 않더라고요. 조금 걱정되네요."위정의 마음속에 사이렌이 울렸다. "지금 시은이 찾으러 가볼게.""네. 찾으면 나한테도 얘기해줘요. 평소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왜 갑자기 창백해진 거죠? 정말 상태가 나빠 보이면 병원에 데려가서 검진받아봐요.""그래." 위정은 전화를 끊고 즉시 시은의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경호원이 전화를 받았다."시은이 지금 어디 있나요? 괜찮나요?" 위정은 급히 물었다."지금 차에서 잠 들어 있습니다. 곧 집에 도착할 겁니다." 경호원이 답했다. "위정 씨, 시은 아가씨가 오늘 기색이 매우 안 좋아 보이는데,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인지 모르겠습니다."경호원은 시은이 어젯밤에 헌혈한 사실을 몰랐다.피는 위정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뽑았기 때문이다."먼저 집에 데려가 쉬게 하세요. 저도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네."...병원.박한의 세 식구가 갑작스럽게 등장해 진아연은 의외로웠다."아연아, 우린 네가 출산했다는 소식 듣고 며칠 전부터 보러 오려고 했는데, 삼촌이 네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해서 오지 않았어." 박우진이 입을 열었다. "아이는 지금 어때?"진아연: "지금은 괜찮아.""다행이네. 삼촌은 왜 여기 안 계시지?" 박우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궁금해하며 물었다."혈액 공급원을 찾으러 갔어." 진아연은 박한과 그의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는 지금 중환아실에 있어서 볼 수 없어요. 여기는 접대할 곳도 없고요.""아, 괜찮아요. 그냥 왔다가 바로 가려고 했어요." 박한의 아내는 가방에서 봉투를 꺼냈다. "이건 지성이에게 주는 거예요. 빨리 회
박시준의 저택.위정이 시은의 방으로 들어갔다.시은은 자고 있었고, 위정은 침대 옆에 서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홍 아줌마가 옆에서 말했다. "아가씨가 오늘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지성이 보러 병원에 가겠다고 졸랐어요. 아마도 평소에 이렇게 일찍 일어난 적 없었던 탓에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것 같네요.""아침에 다른 얘기는 없었나요?" 위정은 마음이 쓰렸다.그는 어젯밤 시은이가 지성이에게 헌혈해준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박시준의 책망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시은은 박시준이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배가 고프다며 빨리 아침 먹고 병원에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홍 아줌마가 말했다. "요즘 대표님도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말로는 지성이를 보고 싶다고 하지만, 아마도 대표님이 보고 싶었을 거예요."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자게 놔두세요! 깨고 나면 다시 보죠."방에서 나온 후 위정은 거실로 들어와 진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시은이는 자고 있어. 홍 아줌마 말로는 아침 6시에 일어났다고 하더라고. 너무 일찍 일어나면 몸이 안 좋았던 거 같아."진아연은 메시지를 보고 답장했다. "다행이네요. 박시준도 요즘 집에 돌아가지 않으니까, 시은이는 오빠한테 부탁해야겠네요."From 위정: 시은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같아. 새로운 혈액 공급원은 생겼어?From 진아연: 마이크가 찾으러 B국에 갔어요. 박시준은 아직 소식이 없고요.From 위정: 너무 급해 마. 희망은 있어.From 진아연: 네. 만약 정말 혈액 공급원을 찾을 수 없다고해도,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그녀가 이 메시지를 보냈을 때, 자신이 정말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예전에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고, 현실을 마주할 수 없을 줄 알았다. 심지어 앞으로도 제대로 살아갈 수조차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을 잃은 아픔도 조금씩 옅어졌다.엄마를 잊은 건 아니다. 다만 자신과 화해
그의 말은 그녀의 마음 깊이 와닿았고, 깊이 새겨졌다.그는 지성의 병이 하늘이 그에게 내린 벌이라고 느꼈다.의사로서 그녀는 동의할 수 없었다.지성이가 아픈 건 조산으로 인한 탓도 있고, 아이의 몸이 허약한 탓도 있었다.임신 기간 내내 그녀는 감정이 몇 번이나 요동쳤고, 여러 번 병에 걸렸으며, 여러 가지 약물을 투여했다. 아이의 현재 상황에 그녀는 떠밀 수 없는 책임이 있었다."아연아, 최대한 2시간 이내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할게." 그는 공항에 도착한 뒤 전세기를 타기로 했다."조심해서 오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다."그래. 여기 신호가 좋지 않아. 먼저 끊을게.""그래요."어쩌면 그들은 아이가 아프기 전에 둘이 강진의 사건으로 인해 크게 다투었고, 완전히 깨졌다는 사실을 잊었을 수도 있다.이제 그녀는 지성의 병이 빨리 안정되기만을 바랐고, 다른 모든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잠시 후 조지운이 저녁 식사를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아연 씨, 식사하세요!" 조지운이 말했다. "묘비에 관해서는 경찰 측의 초반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진아연의 가는 눈썹이 치켜 올려졌다. "경찰에 신고한 거예요?""네. 대표님께서 경찰에게 묘비의 지문을 확인하여 누가 만든 건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조지운은 그녀에게 따뜻한 물 한 컵을 주었다. "묘비는 교외에 있는 한 가족이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거예요. 그곳 사장은 50대이고, 장애인 아들이 있는 데다, 연세 많으신 아버지도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묘비를 만들고, 그의 아내가 노인과 아이를 돌보고 있었어요. 그곳에는 CCTV가 없는데, 사장의 말에따르면 30대 남성이 주문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편한 옷차림에 현금을 써서 개인정보가남지 않았어요."진아연: "감히 아무런 정보도 남길 수 없었겠죠. 뒤에서 남몰래 그렇게 추악한 일을 하는데요."조지운: "경찰은 이미 사장이 얘기한 사람의 옷차림을 기반으로 인근 CCTV 영상을 확인하기 시작했어요. 배후의 범인까지 찾아내야 하는데! 그렇지
진아연은 그를 바라보며 그가 계속 말하기를 기다렸다. "대표님은 위병이 있으세요. 바쁠 때 식사하라고 알려드리지 않으면 식사하는 걸 자꾸 잊으시고, 위때문에 아파하셔요. 그래서 사무실과 차에 위약을 항상 준비해두고 있죠. 위병 외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어요. 이건 성빈 형이 저에게 알려준 거예요. 사실 평소에 대표님과 같이 있는 거로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걸 눈치채기 어려워요."진아연: "그래도 눈치챌 수 있어요. 그의 감정이 자주 불안정해 다른 사람에게 억압감을 주니까요."지운은 난감해하며 말했다. "전 익숙해져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다른 병은 없나요?" 진아연은 계속 물었다.조지운은 회상하며 말했다. "다른 큰 병은 없는 것 같네요.""예를 들면 정신상의 문제라든가요?""우울증은 포함되지 않나요?""우울증은 의학에서 정신 질환으로 간주돼요." 진아연이 대답했다."아... 아연씨가 말하는 정신 쪽 문제는 정신병원에 있는 정신이상 환자를 말하는 건가요?" 조지운은 인상을 찌푸렸다.진아연: "정신이상도 심각하지 않아 정신병원에 갈 필요 없는 게 있어요."조지운: "아연 씨는 왜 갑자기 대표님이 정신이상이 있다고 의심하는 거죠?""갑자기 의심한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의심해왔어요." 진아연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제가 의심하는 이유는 그가 제게 이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얘기하는 거 박시준 한테는 말하지 말아요.""알겠어요. 아연 씨는 의사의 입장에서 대표님께 정신이상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조지운은 복잡한 기분이었다.그는 도무지 박시준을 정신병자와 연관시킬 수 없었다.진아연: "비록 종종 절 화나게 만들지만, 그런 것 때문에 그를 정신병 환자로 취급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전 정신과 의사가 아니어서 제 말이 전부다 맞지는 않고요."저녁 식사 후 진아연은 지성을 보러 중환아실로 갔다.지성은 빈혈 때문에 다시 혼수상태에 빠졌다.다시는 깨지 못할 듯 조용하게 잠든 그의 작은 몸을 바라보는 그녀의 심장은 찢어지는
그 말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랐다.그가 누군가를 죽였다고 말하면 믿을지 몰라도, 그가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그의 권세는 A국에서 하늘을 찔렀고, 그의 신분과 지위로는 그 누구에게도 머리를 숙일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예전과 달랐다. 침묵은 곧 인정을 의미했다.진아연은 갑자기 그가 전화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그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벌이 아이에게 내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그녀는 코끝이 시큰해져서 그를 끌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빠져나갔다."어떻게 된 거예요?" 두 사람이 떠난 직후 조지운이 경호원에게 물었다."혈액형이 맞는 그 사람은 50대 아줌마였어요. 시골에 사는 사람인데, 헌혈하면 수명이 짧아진다 생각하더라고요. 돈을 줘도 싫다고 했어요. 죽는 게 두렵다고. 대표님께서 계속 설득해도 효과가 없어서, 결국 무릎을 꿇고 빌었어요."경호원은 인상을 찌푸린 채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전 대표님이 그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분명히 피를 얻을 방법은 많은데, 대표님께서는 가장 굴욕적인 방법을 선택하셨어요!" 경호원은 계속 얘기했다.조지운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대표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이제 아이가 있으니까, 아이에게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신 거죠."이 말은 경호원을 설득하지 못했다.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박시준의 행동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대표님께서 이 아이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셨는데, 진아연이 계속 뭐라 하면 정말 선 넘는 거예요!" 경호원이 화를 내며 말했다."진아연도 사리 분별 못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지성이가 나아진다면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조지운은 말을 마친 후 벤치에 앉았다.이번에 박시준이 가져온 혈액은 300 ml리리터였다.지성의 혈액을 교체하기에 충분한지는 알 수 없었다.진아연은 박시준을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박시준의 얼굴에 상냥한 미소가 떠올랐다. "오빠가 요즘 너무 바빠서 돌아오지 못했어. 오늘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며?""아침에 일어난 뒤로 잠이 안 와서. 근데 낮에 오래 잤어." 그녀는 오늘 하루 집에서 쉬어서 기색은 아침보다 많이 좋아 보였다. "오빠, 지성이는 어때?""오늘 피를 구해왔어. 내일까지는 괜찮을 거야." 그 말을 할 때 그는 마음속으로 불안함을 금치 못했다.혈액 공급원이 많았으면 좋을텐데.그러면 지성이가 어느 날 다시 위독해질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오빠 정말 대단해!" 시은은 그의 손을 잡고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빠 살이 많이 빠졌어. 가슴 아파! 홍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하고 있어. 많이 먹어야 해!"시은은 그를 끌고 다이닝 룸으로 걸어갔다."오빠, 지성이는 분명히 괜찮아질 거야. 나한테 고모라고 부르는 것도 가르쳐 줄 거란 말이야!""넌 최고의 고모가 될 거야." 박시준의 눈썹이 펴졌다."그럼 오빠는 최고의 아빠겠네." 시은은 뒤를 돌아보며 그를 향해 웃었다. "위정 씨가 지성이가 오빠를 많이 닮았다고 했는데,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어. 오빠, 지성이가 정말 오빠 어렸을 때랑 닮았어?""응."시은이가 갑자기 상상했다. "내가 나중에 아기를 낳아도 나와 똑같이 생겼겠지?"시은의 말은 박시준의 마음을 긴장시켰다.그냥 무심코 말한 건가, 아니면 정말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싶은 건가?"시은아, 넌 누구랑 아이를 낳고 싶어?" 박시준이 태연한 척하며 물었다.그는 시은이가 애를 낳게 하고 싶지 않았다. 출산으로 인한 큰 고통 외에도 시은이의 병이 아이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시은은 고개를 저었다. "오빠, 나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있겠어?"박시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오빠, 나 결혼해도 돼?" 시은은 또 불현듯 물었다.박시준의 느슨해진 마음이 다시 긴장했다. "너 누구와 결혼하고 싶어? 위정?"지금 그녀는 매일 위정을 만나고 있었기에,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