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개인적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어요. 수리비는 그쪽에서 내기로 했고요." 라엘이는 별일이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 "이 꽃 좀 봐요. 우리 집 뒷마당에서 자란 꽃인데, 엄마가 꽃병에 꽂은 거예요. 너무 예쁜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지 않고 덜컥 개인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김세연은 라엘이의 말 돌리기에 넘어가지 않았다. "얼른 돌아오려고 그냥 개인적으로 처리하기로 한 거 아니야?""난 정말 괜찮아요! 문제가 있었으면, 내가 먼저 병원에 갔겠죠. 그냥 조금 부딪힌 것뿐이에요. 에어백도 터졌고요." 라엘이가 꽃병을 안고 사실대로 말했다. "에어백이 터졌을 때 좀 놀란 게 전부예요...""에어백도 터졌다면서 무슨 조금 부딪힌 것뿐이라는 거야." 김세연은 들으면 들을수록 그녀가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까운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자.""무슨 검사를 해요! 뇌진탕인지 보려고요?" 라엘이가 그의 팔을 밀어냈다. "내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지, 왜 이렇게 사람 말을 못 믿어요?" 라엘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꽃병을 안고 거실 한가운데로 걸어가 꽃병을 티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김세연은 그녀의 고함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다투는 두 사람을 본 아주머니가 곧바로 라엘이에게 다가가, 라엘이의 팔을 끌어당기며 화내지 말라고 했다."전 지금 전혀 어지럽지 않아요. 절대 뇌진탕일 리 없어요. 게다가 밖에 비가 이렇게나 많이 오는데, 실랑이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오늘 밤에 일단 상태를 지켜보고, 내일 불편한 곳이 있으면 그때 병원에 가볼게요." 라엘이는 몰래 한숨을 쉬고는 김세연에게 말했다. "저 그렇게 나약한 사람 아니에요."라엘이의 기세가 누그러진 것을 본 아주머니가 이번에는 김세연에게 다가갔다."제가 보기에 지금 라엘 아가씨는 괜찮은 것으로 보여요. 어쩌면 정말로 별문제 없을지도 몰라요! 무슨 일 생기더라도, 여기서 병원까지 가기에도 수월하잖아요. 우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주머니가 웃
하지만 라엘이가 한발 빨랐다: "밤사이에 갑자기 두통이라도 생기면, 세연 씨를 불러야 하잖아요."라엘이의 말에 김세연은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네가 침대에서 자. 난 바닥에서 잘게." 김세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라엘이가 베개를 껴안고 성큼성큼 방 안으로 걸어 들어오더니, 동시에 방문을 닫았다."누가 볼까 봐 그래요? 우리 부모님은 이미 우리 관계를 묵인하셨어요... 아니지, 내 주변의 친척들과 친구들은 이미 우리 사이를 알고 있어요. 어차피 언젠가는 한 침대를 쓰게 되지 않겠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세연 씨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게요. 세연 씨는 아직 몸이 약한 상태이니 조심하는 게 좋죠."라엘이가 베개를 그의 베개 옆에 놓았다.나란히 놓인 두 베개를 바라보며, 김세연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얇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그의 몸은 어찌할 바를 몰랐고, 그의 마음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심정이었다.사실, 라엘이의 말이 맞았다.그가 라엘이를 집에 들인 순간부터, 그는 앞으로 남은 인생을 라엘이와 함께하기로 받아들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솔직하게 말할게요!" 라엘이가 이불을 걷고 침대 위로 올라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난 사실 잠자리를 좀 가리는데, 이야기를 나눌 사람 없이 혼자서 잠이 들려고 하면 좀 심심하단 말이에요. 밤사이에 나랑 이야기 좀 해 줘요."김세연은 그녀와 정반대였다. 몸이 약한 그는 매일 밤 깊이 잠들었다."아니면, 너희 집으로 돌아가 쉬는 게 어때?" 김세연이 침대 가로 걸어가 멈춰 서서는, 라엘이에게 협상을 시도했다."집에는 안 갈 거예요." 라엘이가 이불을 끌어당겨 다리에 덮었다. "여기서 며칠 지내다 보면 금세 익숙해지지 않겠어요? 게다가 오늘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집으로 돌아가라니. 도대체 무슨 생각이에요?"라엘이의 볼멘소리에 김세연이 머리를 긁적였다: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네가 잠을 설칠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밖에서는 잠을 잘
현이는 넘치는 언니의 사랑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언니가 정말로 그 말을 실행에 옮길 줄은 몰랐다."언니, 오늘 형부 컨디션이 안 좋아서 형부 곁에 있어 드려야 하는 거예요?" 전화를 끊기 전 든 생각에 현이가 물었다.라엘이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형부는 괜찮아. 그냥 내가 집에 같이 있어 줬으면 좋겠대.""요즘 형부가 언니 바라기가 다 되셨네!" 현이도 함께 웃었다: "언니, 요즘 행복하겠어요!""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너한테만 알려줄게, 부모님께는 말씀드리면 안 돼." 라엘이가 어제 있었던 일을 동생에게 말했다. "어젯밤에, 세연 씨 집으로 오는 길에 접촉 사고가 있었어. 다친 곳은 없는데, 세연 씨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오늘 나더러 같이 집에 있어 달라고 한 거야. 그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척하면 척이지, 뭐."현이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셨다: "언니, 정말 괜찮은 거예요?""가벼운 접촉 사고일 뿐이었어. 차만 조금 수리하면 돼." 라엘이가 동생에게 말했다. "난 정말 괜찮아. 부모님께는 절대 말씀드리지 마.""알았어요. 그럼, 오늘은 집에서 푹 쉬어. 이상 있으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고요.""하하, 내 몸은 내가 잘 챙길 테니 걱정하지 마. 세연 씨는 계속 자기가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대. 그래서 내가 어젯밤에 그랬어. 내가 반드시 잘 살아남아서 세연 씨 장례를 치러주겠다고. 그랬더니 곧바로 내 걱정을 그만두더라." 그 일을 떠올리자, 라엘이는 우스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수화기 너머 현이도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언니와 통화가 끝난 후, 현이는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조해영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의 언니가 방송국으로 정장 몇 벌을 보낸 일을 조해영에게 얘기하자, 조해영이 농담조로 말했다: "마침 방송국의 의상들을 새로 바꾸려고 했어요. 이미 신청서도 제출했죠. 의상이 도착하면 비용은 방송국에서 낼게요.""저희 언니가 산 옷들이니 그냥 받아 주세요! 저도 차마 언니의 성의를 거절하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경호원이 딸과 함께 출근하게 하는 건 어때?" 박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딸이 동의할 것 같아요? 그 애는 지금 일반인처럼 생활하고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을 거예요." 진아연은 딸에게 포장한 케이크와 식욕을 돋우는 과자를 준비했다.박시준도 자신이 딸을 어떻게 해야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가 딸의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겠다고 약속했을 때부터, 그는 앞으로도 이런 문제에 여러 번 직면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컨디션에 도움이 되는 음료수라도 준비해 줄까?" 박시준도 딸을 돕고 싶었다.딸이 이번 인턴쉽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방송 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힘들것 같아요."안 그래도 컨디션에 도움이 되는 음료수를 사주려고 했어요." 진아연도 이 점을 고려했다. "이따가 우리 둘이 함께 가요.""그래. 음료수를 사 가지고 오면 우리 둘도 좀 자자! 오늘 밤을 새워야 할 거야." 박시준은 밤을 새우는 것은 문제없지만, 진아연의 건강이 조금 걱정되었다. "사실 내일 영상을 봐도 돼. 조해영이 내일 현이의 방송 영상을 보내준다고 했어.""그래도 딸과 함께하고 싶어요." 진아연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딸이 처음 출근하는 날이고, 야근을 하는 날인데, 함께 있고 싶어요. 방송 끝나고 나서 전화로 칭찬도 해줄 거예요."박시준은 진아연의 세심한 행동에 감동했다."당신은 정말 좋은 엄마야.""당신도 좋은 아빠예요!"현이는 약 두 시간 정도 자고 나서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그녀는 평소 점심시간에 30분 정도만 잠을 자고, 학교에 있을 때는 거의 점심에 휴식하지 않았기에 지금 2시간을 자고 나니 허리가 뻐근하고 등이 아프고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그녀는 화장실에 가서 세수한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현이야? 잘 잤어? 왜 좀 더 자지 않고?" 진아연은 딸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바로 준비한 가방을 보여주며 말했다. "저녁에 출근할 때 이 가방을 가져가."현이는 소파로 가서 엄마가 자신에게 준비한 커다란 크로스백을
"아니에요, 엄마. 조 선생님이 저와 상의했었어요. 제가 설날에 출근하겠다고 했어요." 현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 이 인턴들 중 막내이니 서열에 맞춰서 제가 설날에 출근해야 해요."설날에 출근하려면 섣달그믐날 밤 10시에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현이는 방송국에서 해를 넘겨야 한다는 말이다.올해는 현이가 박씨 가문에 돌아온 첫해다. 진아연은 사소한 일에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돌아온 첫번째 설날을 혼자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았다."네 큰 오빠가 가장 싫어하는 게 장유유서야." 진아연은 딸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딸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너무 착하면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해. 때로는 조금 강하게 이기적으로 사는 게 더 편할 때도 있단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의 말을 들었다."엄마, 제가 익숙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현이는 그때 자신이 조 선생님의 인맥으로 이번 인턴십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힘들다는 티를 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그녀가 자기 능력을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을 때 다른 대우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날 저 혼자 출근하는 게 아니에요. 다른 스탭들도 많이 출근할 거예요.""정신 승리가 참 뛰어나구나." 진아연은 항상 딸의 마음이 안정적이고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정신 승리가 아니라 전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설날에 낮 동안은 집에 있잖아요, 사실 밤에만 몇 시간 일하고 그 뒤에는 며칠 동안 계속 쉬어요!" 현이가 엄마를 설득했다."알았어, 그때 가서 큰오빠한테 돌아와서 설 쇠라고 하마.""큰오빠가 당연히 돌아와서 설을 보내야죠, 오랫동안 큰오빠를 못 본 것 같아요." 현이는 큰오빠가 조금 그리웠다."보고 싶으면 영상통화를 하면 되지!" 진아연은 딸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오빠가 조금 무섭니?"현이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오빠한테 폐를 끼칠까 봐 그래요.""하하하! 네 큰오빠도 네 공부에 방해될까 봐 감히 영상통화도 못
라엘: 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았어. 몸도 안 좋은데 밤을 새우게 하면 안되니까.박지성: 그렇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진지한이 갑자기 나타났다. 다음에는 밤을 새우지 말고, 나중에 여동생의 방송 영상을 보도록 해.라엘: 오빠는, 좋겠어. 밤 새우지 않아도 여동생의 방송을 볼 수 있으니 말이야.진지한: 방송국 공식 홈페이지에 인턴 아나운서 선정 이벤트가 올라온 거 봤어?라엘: 무슨 선정 행사? 못 봤는데! 현이도 나한테 말한 적 없어.박시준: 나한테도 말 안 했어.진지한은 스크린샷을 그룹 채팅방에 보냈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어. 내일부터 시작할 거야."라엘: 아, 아마 여동생의 오늘 밤 방송이 끝난 후에 시작할 거야. 여동생의 이 시간대의 프로그램은 볼 수 있는 시청자가 별로 없을 텐데.진지한: 방송국 공식 앱에 리플레이가 있어. 다른 인턴들도 프로그램 시간대가 그리 좋지 않아.라엘: 오빠, 우리가 현이에게 투표하라는 말이지?진지한:아니, 그때 가서 여동생의 실제 인기가 어떤지 봐야지.라엘: ... 오빠, 내가 아는 오빠 맞지?진지한은 그룹 채팅방에서 라엘에게 답장하지 않고, 따로 문자를 보냈다. "룹 채팅방에서 투표하라는 말을 하지 마. 현이가 싫어할 거야."라엘: ...그녀의 꽉 막힌 큰오빠가 이렇게 부드럽고 자상해지다니!진지한: 그리고 따로 투표할 필요 없어.라엘:그럼 어떻게 하라고? 우리가 여동생을 도와 투표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아나운서들은 다른 사람에게 투표를 부탁할 텐데, 여동생이 지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진지한: 티켓 수를 직접 변경할 수 있어.라엘: !!!이건 확실히 오빠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라엘: 아니면 여동생의 실제 투표수부터 볼까? 우리의 도움 없이 이길 수도 있잖아?진지한: 내일 얘기하자.A국 시간 새벽 3시, 현이가 진행하는 저녁 뉴스가 곧 시작된다.현이는 흰색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안에 파란색 실크 셔츠를 입고, 머리는 하나로 질끈 묶었고 얼굴에는 깔끔한 옅
"네, 시계를 차도 되는 줄은 몰랐어요!" 수진은 자신을 비웃었다."이상한 게 아니면 얼마든지 착용할 수 있어요. 만약 착용하기에 부적합한 것이라면, 저희가 미리 알려드릴 거예요. 귀걸이, 목걸이 착용도 가능해요. 디자인이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 돼요."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커다란 화면 속의 현이를 다시 보았다. "쟤가 착용한 저 시계는 가격이 싸지 않겠죠?""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대학교 1학년 학생들은 분명 명품을 살 돈이 없겠죠?" 스태프가 대답했다."쟤가 살 돈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사줬을 수도 있어요... 박현은 대인 관계가 아주 좋으니까요." 수진이는 해맑은 표정으로 말했다.스태프: "맞아요, 우리 주임님도 그녀를 아주 좋아해요. 사실 주임뿐만 아니라 우리도 그녀를 매우 좋아해요. 그녀뿐만이 아니라 인턴들 모두를 좋아해요. 요즘 학생들의 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니까요!"수진은 웃으며 대답했다. "능력으로 따지면 현이가 대단해요. 그녀가 처음 입학했을 때, 말투도 지방 사투리를 썼었는데 지금 방송하는 것을 보세요, 얼마나 잘해요! 겨우 반년밖에 안 됐는데 말이에요. 노력도 노력이지만 재능이 뛰어난 것 같아요. 저는 저 아이와 비교하면, 정말 부끄럽네요."수진은 현이를 칭찬한 후 스튜디오를 떠났다.질투도 질투지만, 현이는 확실히 능력이 있었다.예전에는 인맥으로 들어왔다고 추측했지만, 인제 보니 인맥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그녀의 실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30분 후에 현이의 방송이 끝났다.현이는 스튜디오에서 나온 후 즉시 휴대폰을 켰다.엄마는 그녀가 전화하겠다고 말했다.휴대폰을 켠 후 그녀는 먼저 가족들이 단체방에서 채팅하는 것을 보았다."선정 이벤트가 있다니..." 현이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투표 홍보를 해야 하나? 됐어, 신경 쓰지 말자. 자기 일을 잘하면 되는 거지."진아연이 이때 전화를 걸어왔다.현이는 엄마의 전화를 보고 곧 전화를 받았다."현이야, 지금 퇴근해?""네. 옷 갈아입고 돌아갈 수 있어요."
현이는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뜻밖에도 선배가 아직 있었다.현이는 스태프가 방금 자신에게 한 말이 떠올라 수진에게 다가가 말했다. "선배님, 왜 아직도 퇴근 안 해요?""이 시간에 차가 없어." 수진이는 현이를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현이야, 전에 내가 널 오해했어. 주변 친구들이 네가 인맥으로 인턴 자리를 얻었다고 해서 나도 네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오늘 너의 방송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현이는 이미 그녀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선배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내심 기뻤다."선배님, 선배님도 대단해요. 저도 오늘 밤 선배님의 방송을 봤어요.""하하하, 너 그때 원고 외우기로 했잖아. 원고를 열심히 외우지 않았네?"수진이가 조롱 조로 말했다."밤 10시가 넘어서 왔는데 방송할 때 이미 거의 다 외웠어요." 현이는 외투를 벗고 옷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수진: "현이야, 학교 근처에 살아? 이 시간에 버스도 지하철도 없는데 어떻게 돌아갈 거야?"현이는 멍해 있다가 대답했다. "택시 타요."수진: "여기서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가려면 비싸. 나는 6시 넘어서까지 여기에 있다가 지하철을 타고 돌아갈 예정이야."현이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일하는 게 처음이라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택시비를 주셨어요.""오... 집이 꽤 부유한가 보네." 수진이가 부러워했다. 인턴 아나운서 인기투표하는 거 알아? 스태프에게 물어보니 왕년에 가장 인기가 높았던 인턴 아나운서들이 모두 방송국과 정규직 계약을 맺을 수 있었대.""아, 아직 시작 안 했죠?""내일 낮 12시에 투표 통로가 열린대. 실명제 투표라서 주민등록증 하나에 한 표만 투표할 수 있다던데." 수진이는 좀 걱정이 되었다. "아직 어떻게 표를 모을지 정하지 못했는데,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현이는 고개를 저었다. "선배님이 말씀해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그렇구나, 너희 부모님은 네 일을 많이 지지해 주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