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아!" 이를 본 박시준은 바로 최기성을 불렀다.대표님의 부름을 들은 최기성은 즉시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대표님!"박시준: "잠깐 나와봐."박시준은 말이 끝나자마자 즉시 의자에서 일어났다.최기성 역시 바로 일어나 박시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밖으로 나간 후 이하늘의 어머니는 바로 딸에게 물었다: "하늘아, 기성이가 혹시 우리한테 아파트를 내어주기 싫은 것이냐? 뭐 어려운 점 있으면 우리한테 직접 말하면 된다. 무슨 고개를 그렇게까지 푹 숙이고... 거참 난감하게. 나와 너희 아버지는 그런 망신살은 못 당한다."이하늘은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렇다고 박시준이 방금 한 말이 거짓말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기성 씨 그런 사람 아니에요. 엄마, 아니면 오늘 밤에 기성 씨 별장에서 묵으시는 건 어때요! 별장 인테리어도 괜찮거든요. 매주마다 아줌마 찾아서 청소도 깨끗하게 해놓았어요..." 이하늘은 열정적으로 말했다. "그 사람 별장도 교외에 있긴 하지만 그렇게 외진 곳은 아니에요. 지금 묵으시는 호텔에서 한 시간 정도밖에 안 걸려요.""됐다, 안 가련다!" 이하늘의 어머니는 단단히 화가 났다. "우리는 호텔에서 묵으면 된다. 호텔이 얼마나 좋니, 우릴 화나게 하는 사람도 없고.""아니에요, 어머니. 일부러 어머니 아버지 화나게 할 생각 없었어요. 처음부터 기성 씨 별장에 오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거절하셨잖아요... 저도 어머니가 왜 그렇게 기성 씨한테 화가 났는지 알 수가 없네요.""내 딸을 꼬드겨 갔는데 내가 화 안나게 생겼니?" 이하늘의 어머니는 화를 내며 말했다.진아연은 점점 심각해지는 분위기를 보고 바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입을 열었다: "어머님 일단 진정하시고 화 푸세요. 앞으로 기성이가 하늘 씨 서운하게 하면 저희가 하늘 씨 도와줄게요. 절대 하늘 씨 속상하게 두지 않을 거니까 걱정마세요 어머님."진아연의 말을 들은 후 이하늘의 어머니는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었다. 미소를 지으며 진아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라엘이가 내 말은 안 들어도 당신 말은 듣잖아. 당신은 우리 딸 멀리 보낼 자신 있어? 당신도 싫잖아. 그니까 평소부터 그런 관념을 주입시켜 줘야해. 앞으로 남자친구 찾을 때 절대 외국인은 안돼, 다른 지역도 안돼.""여보, 일단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 라엘이 아직 어려요, 결혼하려면 아주 멀었어요.""여보, 당신은 내 청심환이야." 박시준은 한결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았다."하하, 그리고 이런 일은 조급해도 아무 소용 없어요. 두려워 할수록 더 현실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그래."이웃 도시.할머니가 수수를 데리고 집에 도착한 후, 수수는 가방에서 사탕 한 개를 꺼내며 조모에게 건넸다."선생님이 주셨어요."할머니는 사탕을 건네받으며 물었다: "선생님께서 사탕을 왜 주셨어? 다른 친구들한테도 다 줬니?""아무도 저랑 놀아주지 않아서 제가 울까봐 저한테만 주셨어요." 수수는 책가방을 내려놓으며 얌전하게 말했다. "저 오늘은 안 울었어요. 저랑 안 놀아줘도 이젠 그렇게 슬프지 않아요."할머니는 사탕 껍질을 벗겨 사탕을 수수의 입 속에 넣었다."수수야, 너와 친구가 되어줄 용감한 어린이도 분명 있을 거야.""할머니, 평소에 저 사탕 못먹게 하셨잖아요? 충치 생긴다고." 수수가 물었다."가끔씩 한 개정도는 먹어도 괜찮아. 우리 수수 요즘 많이 힘들어 보여서 할머니가 마음이 아프네." 할머니는 수수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향하며 말했다. "아씨는 A시로 갔단다, 아마 이제부터 그곳에서 일 할 거야. 이제부터는 할머니랑 둘이서 사는 거야.""네. 그럼 할머니 저 데리고 자주 밖에서 놀아줄 수 있어요?""당연하지! 근데 요즘은 밖에 나가 놀기엔 날씨가 너무 추워." 할머니는 밥상을 차리며 물었다. "학교에서 밥은 배불리 먹었어?"수수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감히 밥 더 달라고 못 하겠어요. 제가 너무 많이 먹으면 다른 친구들이 모자랄까 봐
진아연: 하하하! 기성이같은 성격도 좋죠. 전에 우리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기성이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구요. 기성이가 라엘이 곁을 잘 지켜줘서 저희도 늘 안심하고 있어요. 앞으로 무슨 문제 있으면 언제든 저희에게 연락하세요. 다 한 가족인걸요.이하늘: 알겠어요. 아연 언니도 피곤하실텐데 일찍 쉬세요.진아연: 그래요. 하늘 씨도 잘자요.메시지를 보낸 후 진아연은 자려고 했다.그때 뒤에서 박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도 안 자고 뭐해?" 박시준은 아직 잠에 들지 못했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휴대폰의 빛을 느끼고 다시 눈을 떴다."하늘 씨가 메시지를 보내서요. 하늘 씨 어머니가 그러는데 강민이 A시로 왔대요." 진아연은 몸을 돌리며 박시준을 바라보고 말했다. "비록 강민에게 지금 어떤 힘도 권력도 없지만 그래도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저번 계획을 실패하고 지금 어떤 마음을 품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잖아요.""내일 사람 보내서 감시하라고 할게." 박시준은 그녀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강민은 A국에서 제대로 된 일도 찾기 어려울 거야. 내가 이미 다 손을 써놨거든. 어디선가 나타난다면 바로 나한테 소식이 전해질 거야.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도 없는 거 보면 아직 아무 일도 안 했다는 것일 거야.""네... 어쩌면 방금 귀국했을 수도 있구요!" 진아연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 "여보, 우리 그만 자요! 저 졸려요.""그래."박시준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잠시 후, 그녀는 꿈속에 빠졌다.그녀가 잠에 든 후, 그는 부드럽게 팔은 뺀 후 등을 돌려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탐정의 번호를 찾은 후 메시지를 보냈다: 조순현의 소식은 있습니까?탐정이 답장했다: 아직 없습니다. 성형을 해서 그런지 찾기 쉽지 않습니다.박시준: 강민이 귀국했습니다. 강민에게 사람을 붙여 잘 지켜보세요. 강민도 분명 조순현을 찾고있을 겁니다. 어쩌면 이미 찾았을지도 모르구요.탐정: 알겠습니다.다음 날 오전 10시.진명 그룹.진아연은 우
"네, 사실 전 다도와 관련된 것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부모님께서 배우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배운 겁니다. 이 또한 제가 해외유학을 선택한 이유기도 하지요. 다시는 가족들에게 이끌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싶지 않거든요." 우준미는 진아연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자신의 목적을 잊지 않았다.진아연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적어도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보면 진아연은 그리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준미 씨, 손목에 흉터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볼 수 있을까요?" 진아연은 여러 번 흉터를 확인해 보았다, 아무리 봐도 손목을 그었던 흉터 같았다.우준미는 진아연이 자신의 손목을 볼 줄은 예상치 못했고 당황함을 숨길 수 없었다."제가 A국에서 대학 다니기로 결심했을 때 가족들과 크게 다투었거든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유학 가는 것을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우준미는 평온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때로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하나봐요. 이건 제가 자유를 얻기 위해 치른 대가라고 할 수 있죠."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에 자신의 손목을 그었던 순간을 떠올렸다."비록 준미 씨의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지만 그건 너무 극단적인 선택인 것 같아요. 생명은 한 번 뿐입니다,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모든 게 끝인거잖아요." 의사인 진아연은 본능적으로 이런 행위에 대해 무척 반감이었다."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저도 이렇게 극단적이지 않았을 거예요."우준미는 그때 상황이 떠올랐는지 표정이 약간 불편해 보였다."지금 가족들과의 관계는 어때요?" 진아연이 물었다."많이 좋아졌어요." 우준미는 진아연이 이 문제 때문에 고민할까봐 바로 대답했다. "지금은 제 일에 상관하지 않고 지내고 있어요.""다행이네요. 궁금한 게 하나 더 있는데, 해외유학을 결심했을 때 그 많은 나라들 중 왜 A국을 선택하셨어요? 혹시 이곳에 아는 친구라도 있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일까요?" 진아연은 이 문제를 제기한 후 물컵을 들고 물은 한
"하하하! 혹시 졸업 후에 다른 일 찾아본 적 있어요?" 진아연은 그녀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아니요. 사실 전에 대학원 공부를 계속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최근에야 취업하기로 마음 먹었구요." 우준미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전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어쩌면 평생 결혼 안 할 수도 있구요. 아이 낳을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리고 힘든 일을 시키셔도 상관없습니다..."진아연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는 삽시에 굳어버렸다: "준미 씨, 왜 결혼할 생각이 없는 거죠? 저희 회사에 다니게 된다면 절대 결혼하고 아이 낳는다고 해서 받아야 할 복지를 없애고 그러지 않아요, 그리고 그만 두라고 하는 일은 더더욱 없구요. 저희 회사에 여직원도 엄청 많아요, 걱정되시면 가서 물어보셔도 괜찮아요."우준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결혼할 생각이 없는 이유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에요."진아연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죄송해요!""괜찮아요. 어차피 살아있어도 저와 결혼하지 않을 사람이거든요." 우준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은 저를 좋아하지 않거든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진아연: "..."진아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목에 뭐가 걸린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진 대표님, 당신도 제가 멍청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전 이렇게 멍청하게 그 사람만 바라봐서요? 사실 제가 생각해도 제가 너무 바보 같아요." 우준미는 진아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을 비웃으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어 보는 건 어때요? 그 친구가 준미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진짜 운명이 아니라는 뜻일 거예요." 진아연이 말했다."사실 그 사람도 저를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저랑 단둘이 있을 때는 잘해줬어요, 다만 그 사람도 자신만의 고민이 있겠죠. 진 대표님, 저희 Y국은 A국만큼 발전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의 사상도 고지식하고 개방적이지 못해요."
우준미: "좋아요! 진 대표님, 제게 소중한 기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진아연: "그래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세요."두 사람은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 후, 우준미는 사무실에서 떠났다.진아연은 책상 앞으로 걸어가 물컵을 들고 물을 마셨다.박시준은 어젯밤에 우준미를 면접본 후 어떤지 알려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그녀는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시준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은 그를 놀리며 말했다: "당신 게으름 피우고 있었죠! 무슨 전화를 이렇게 빨리 받아요?"박시준: "아니면 우리 영상통화 할까?"박시준은 말을 마친 후 바로 전화를 끊고 그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영상통화를 받았다.휴대폰 화면에는 그의 사무실이 나타났다.다만 그의 사무실에는 혼자가 아니였다, 회사 임원들이 여러 명 서있었다.박시준은 후방 카메라로 돌린 뒤 진아연에게 보여주었다.비록 임원들은 진아연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진아연은 여전히 얼굴을 붉혔다."알았어요. 당신 일하고 있던 중이었던 거 알았어요. 바쁜 거 같으니까 먼저 끊을게요. 일 마치고 시간 괜찮을 때 연락주세요."박시준: "많이 바쁘지도 않아. 당신도 나한테 볼일 있으니까 전화했을 거잖아, 당신부터 얘기해! 우리 직원들은 아무 의견 없어."임원들은 무료로 대표님과 사모님의 영상통화 내용을 들으며 하나같이 입을 다물 수 없었다."중요한 일 아니에요. 당신 어젯밤에 면접 끝나고 어떤지 알려달라고 했었잖아요? 당신 사무실에 사람도 많은데 나중에 얘기해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 진아연은 말을 마친 후 영상통화를 끊었다.박시준도 휴대폰을 내려놨다.한 임원이 물었다: "박 대표님, 사모님이 무슨 면접을 봤다는 겁니까? 사모님은 진명 그룹의 대표가 아니십니까?"다른 임원이 말했다: "사모님의 뜻은 다른 사람에게 면접을 봐줬다는 거 아닐까요? 지금 비서 모집하고 있잖아요?""네, 다른 사람을 면접 본 느낌이요... 박 대표
우준미: "진 대표님께서 제게 물으셨었는데 연봉은 얼마든 상관 없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규정한 기본급여에 따라 주시면 됩니다."인사팀 매니저: "대표님의 비서같은 경우는 기본급여가 월 사백에서 육백만원 정도 됩니다. 그럼 우선 인턴이니시까 사백만원으로 해드리겠습니다. 나중에 정규직으로 전환하실 때 다시 조정해 드리죠. 저희 회사는 반 년에 한 번씩 연봉 조정 기회가 있구요, 개인의 업무 성과에 따라 결정됩니다.""정말 감사드립니다! 사회초년생인 제게 이미 충분히 높은 월급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준미의 마음은 뭔가 복잡했다.물론 희열과 행복감도 있었다. 이번 면접은 생각보다 너무 순조로웠기 때문이었다.진아연이 어떤 경험도 없는 자신을 선택하다니 너무 뜻밖이었다.기쁨과 함께 과연 이 일을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그리고 진아연으로부터 김형문의 온 가족이 살해 당한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지도 걱정되었다....오후에 강민은 쓰레기를 들고 아파트에서 나왔다.그녀는 머리를 자르러 아파트 단지 밖에 있는 헤어샵에 들를 생각이었다.아파트 단지에서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음을 느꼈다.지금은 훤한 대낮이었고 날씨가 좀 흐리긴 했어도 주변에 많은 차들이 지나가고 있었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크게 겁먹지 않았다.그녀는 앞에 있는 골목으로 걸어간 후 바로 모퉁이를 찾아 몸을 숨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쫓아오던 남자도 골목으로 따라 들어왔다."당신 누구입니까? 왜 저를 미행하는 거죠?" 강민은 큰소리로 물었다.그 남자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여전히 당황한 눈빛을 보아낼 수 있었다.강민이 자신을 막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혹시 박시준이 보낸 사람인가요?" 강민은 추측하며 말했다. "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강민 씨는 역시 똑똑한 분이시네요. 그럼 저도 돌려말하지 않겠습니다. 전에 박 대표님을 건드리셨으니 박 대표님께서 감시하는
조순현은 무척 궁금해졌다: "무슨 좋은 소식이요?""제가 사람을 찾아서 박시준의 비서직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보게 했잖아요? 그 사람이 2차 면접을 통과했대요." 강민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저는 박시준의 취향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지금 모든 것은 다 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요."조순현: "강민 씨 지금 박시준의 사람한테 감시 당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겠네요?""움직이기는 불편하겠지만 많은 일들은 제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거든요. 만약에 제가 찾은 사람이 순조롭게 박시준의 비서가 된다면 박시준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로 알 수 있죠. 만약에 언니가 말한 그 손목에 흉터가 있는 여자가 박시준을 찾아간다면 그것도 바로 알 수 있구요." 강민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래요. 그래도 강민 씨 실력은 여전하시네요. 그럼 조심하면서 지내세요." 조순현은 자신의 걱정되는 바를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 지금 통화하는 건 안전한거죠?"강민: "하하하! 제 휴대폰 번호는 해외번호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들 저희 그 정도로 감시할 필요 없어요. 전에 언니가 했던 일들 다 제가 시킨 거니까 언니를 찾아가진 않을 거예요. 박시준도 그 일로 이미 제게 벌을 내렸으니 제가 경거망동하지만 않는다면 저한테도 무슨 짓 하지 않을 겁니다.""말이야 그렇다 해도, 박시준이 당신한테 사람까지 붙인 거 보면 분명 다른 뜻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당신을 통해 저를 찾으려는 것일 수도 있구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조순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제가 박시준의 딸이 어디에 있는지 알면 괜찮은데 저도 아무것도 모르니 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만에 하나 저를 찾아서 죽음으로 죄값을 치르라고 하면 전 어떡해요?" 조순현은 생각만 해도 겁에 질려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순현 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이 언니와 마주친다고 해도 못 알아볼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그들이 아무 단서도 찾지 못하게 잘 숨어계세요, 그렇게 쉽게 찾지 못할 거예요." 강민은 위로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