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미: "진 대표님께서 제게 물으셨었는데 연봉은 얼마든 상관 없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규정한 기본급여에 따라 주시면 됩니다."인사팀 매니저: "대표님의 비서같은 경우는 기본급여가 월 사백에서 육백만원 정도 됩니다. 그럼 우선 인턴이니시까 사백만원으로 해드리겠습니다. 나중에 정규직으로 전환하실 때 다시 조정해 드리죠. 저희 회사는 반 년에 한 번씩 연봉 조정 기회가 있구요, 개인의 업무 성과에 따라 결정됩니다.""정말 감사드립니다! 사회초년생인 제게 이미 충분히 높은 월급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준미의 마음은 뭔가 복잡했다.물론 희열과 행복감도 있었다. 이번 면접은 생각보다 너무 순조로웠기 때문이었다.진아연이 어떤 경험도 없는 자신을 선택하다니 너무 뜻밖이었다.기쁨과 함께 과연 이 일을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그리고 진아연으로부터 김형문의 온 가족이 살해 당한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지도 걱정되었다....오후에 강민은 쓰레기를 들고 아파트에서 나왔다.그녀는 머리를 자르러 아파트 단지 밖에 있는 헤어샵에 들를 생각이었다.아파트 단지에서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음을 느꼈다.지금은 훤한 대낮이었고 날씨가 좀 흐리긴 했어도 주변에 많은 차들이 지나가고 있었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크게 겁먹지 않았다.그녀는 앞에 있는 골목으로 걸어간 후 바로 모퉁이를 찾아 몸을 숨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쫓아오던 남자도 골목으로 따라 들어왔다."당신 누구입니까? 왜 저를 미행하는 거죠?" 강민은 큰소리로 물었다.그 남자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여전히 당황한 눈빛을 보아낼 수 있었다.강민이 자신을 막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혹시 박시준이 보낸 사람인가요?" 강민은 추측하며 말했다. "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강민 씨는 역시 똑똑한 분이시네요. 그럼 저도 돌려말하지 않겠습니다. 전에 박 대표님을 건드리셨으니 박 대표님께서 감시하는
조순현은 무척 궁금해졌다: "무슨 좋은 소식이요?""제가 사람을 찾아서 박시준의 비서직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보게 했잖아요? 그 사람이 2차 면접을 통과했대요." 강민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저는 박시준의 취향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지금 모든 것은 다 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요."조순현: "강민 씨 지금 박시준의 사람한테 감시 당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겠네요?""움직이기는 불편하겠지만 많은 일들은 제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거든요. 만약에 제가 찾은 사람이 순조롭게 박시준의 비서가 된다면 박시준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로 알 수 있죠. 만약에 언니가 말한 그 손목에 흉터가 있는 여자가 박시준을 찾아간다면 그것도 바로 알 수 있구요." 강민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래요. 그래도 강민 씨 실력은 여전하시네요. 그럼 조심하면서 지내세요." 조순현은 자신의 걱정되는 바를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 지금 통화하는 건 안전한거죠?"강민: "하하하! 제 휴대폰 번호는 해외번호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들 저희 그 정도로 감시할 필요 없어요. 전에 언니가 했던 일들 다 제가 시킨 거니까 언니를 찾아가진 않을 거예요. 박시준도 그 일로 이미 제게 벌을 내렸으니 제가 경거망동하지만 않는다면 저한테도 무슨 짓 하지 않을 겁니다.""말이야 그렇다 해도, 박시준이 당신한테 사람까지 붙인 거 보면 분명 다른 뜻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당신을 통해 저를 찾으려는 것일 수도 있구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조순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제가 박시준의 딸이 어디에 있는지 알면 괜찮은데 저도 아무것도 모르니 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만에 하나 저를 찾아서 죽음으로 죄값을 치르라고 하면 전 어떡해요?" 조순현은 생각만 해도 겁에 질려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순현 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이 언니와 마주친다고 해도 못 알아볼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그들이 아무 단서도 찾지 못하게 잘 숨어계세요, 그렇게 쉽게 찾지 못할 거예요." 강민은 위로
"좋아요, 퇴근하셔야죠?" 추정호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물었다.진아연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마침 박시준이 그녀에게 퇴근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차였다."혹시 또 다른 일이 남았나요?" 진아연이 물었다."아뇨, 그런 게 아니라, 진아연 씨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요... 하지만 퇴근하셔야 하면 어서 퇴근하세요!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에요..." 추정호가 웃으며 아련하게 말했다.진아연은 그런 그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무슨 일이기에 그래요? 말씀해 보세요! 오늘은 시준 씨가 데리러 오지 않을 거라, 저도 급하지 않아요!""그렇군요, 박 대표님께선 왜 데리러 오지 않으시는 거예요? 바쁘시대요?""제가 오지 말라고 했어요." 진아연이 추정호를 바라보며 추측하며 물었다. "저한테 부탁할 일이라도 있으세요? 돈 문제인가요? 아니면..."추정호가 '풉' 하는 소리와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별일 아니에요... 우준미 씨를 왜 비서로 뽑으셨는지 궁금해서요. 저도 우준미 씨의 이력서를 봤는데, 특별히 뛰어난 점은 보이지 않았거든요. 오늘 오전에 우준미 씨를 만났는데, 낯가림이 심한 것 같기도 했고요. 그런 성격으로 비서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요?"진아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난 또 뭐라고요! 우준미 씨는 추정호 씨가 생각하는 것만큼 낯을 가리지는 않아요. 제가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말을 아주 논리정연하게 잘하더라고요. 분명 일을 하는 데에도 문제없을 거예요.""우준미 씨를 고용하기로 하신 이유가 뭔가요? 진아연 씨의 생각이 궁금해요. 면접 한 번에 바로 결정하셨잖아요. 인사부에 수많은 이력서가 쌓인 걸 봤는데, 그중 아무거나 하나를 뽑아도, 우준미 씨보다는 나을 것 같았어요." 추정호는 그녀의 일 처리 스타일과 그녀 원칙의 마지노선을 알고 싶었다.진아연이 출근하는 이상,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질 테니, 상대방에 대해 알아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우선, 전 우준미 씨의 이력서를 꼼꼼히 살펴봤어요. 경력
"우선 우준미 씨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려고요. 우준미 씨의 태도가 괜찮으면, 금방 능숙해질 거라 생각해요. 졸업하자마자 뭐든 다 할 줄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진아연이 곧바로 생각 정리를 마쳤다. "마저 식사해요!""난 이미 다 먹었어." 박시준이 수저를 내려놓으며, 그녀의 그릇에 담긴 밥을 바라보았다. "당신 아까 밥 한 젓가락을 몇 분 동안 먹고 있었어.""뭘 그렇게 과장해요?" 진아연이 얼굴을 붉히며 말을 돌렸다. "당신은 비서 채용 잘하고 있어요? 이력서를 보내온 고급 인재들이 많죠? 그럴수록 잘 골라야 해요.""인사부에서 이미 면접 일정을 잡기 시작했어." 박시준이 대답했다. "인사부의 면접에서 통과하면 내가 다시 만나볼 거야.""당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으려고요? 자기 사람을 뽑는데, 신경도 안 써요?""그냥 비서일 뿐인걸. 내가 내놓은 모집 조건을 부합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뒤떨어지는 사람일 수가 없어." 박시준이 차분하게 말했다."능력은 한 부분이에요. 대화가 잘 통하고 마음이 잘 맞는지도 아주 중요해요. 시준 씨와 지운 씨가 얼마나 잘 맞았는지 생각해 봐요!" 진아연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조지운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박시준: "처음부터 두 사람이 잘 맞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우리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지금처럼 잘 맞았어? 나와 지운이가 처음부터 잘 맞았을지는 당신이 어떻게 알고?"그의 반박에 진아연은 순간 당황했다."우리가 처음부터 잘 맞았던 건 아니죠, 하지만," 진아연은 그를 놀려 주기로 마음먹었다. "난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당신의 잘생긴 얼굴에 끌린걸요."박시준: "...""당신이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기 전에도 난 매일 같이 당신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어요. 눈으로만 본 게 아니라 손으로도..." 진아연이 뿌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너무 외모만 보고 성급하게 행동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난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은 성
라엘: "귀찮게 하지 마! 나 아직 숙제 안 끝났어!"지성이는 잔뜩 서운한 표정으로 움직이지도, 말을 하지도 못한 채 누나 곁에 서 있었다.그런 안쓰러운 모습의 동생을 본 라엘이가 강아지를 달래듯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누나는 아직 숙제를 덜 끝냈어! 엄마, 아빠한테 가 봐!""엄마랑 아빠는 할 얘기가 있다며 방에 들어가 버리셨어. 무슨 말을 나누는지는 몰라도, 방문까지 닫아버리셨어." 지성이가 흥 소리를 내고는 말했다.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아.""장 할머니는?" 라엘이가 물었다."장 할머니와는 놀고 싶지 않아. 내가 놀고 싶은 건 누나와 엄마, 아빠야!" 지성이가 자그만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누난 숙제를 다 못 끝냈다고 했잖아. 지금 너랑 놀면 시험을 망칠 테고, 그럼 놀러도 못 가." 라엘이는 조금 초조했다.그런 누나의 기분을 지성이가 어떻게 이해하겠는가?"놀러 가지 못하면, 집에서 놀면 되지! 누나, 난 누나랑 노는 게 제일 좋아!" 지성이가 누나의 손을 붙잡고 작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애교를 부렸다.라엘이는 동생을 향했던 안쓰러운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도리어 화가 치밀었다."저리 가! 겨울 방학 때 놀러 가지 못하면, 너랑도 못 놀아! 계속 내 숙제를 방해하면, 내가 때려줄 거야!" 라엘이의 위협에, 지성이가 엉엉 소리를 내며 눈물을 터뜨렸다.지성이는 울면서 누나의 방에서 뛰쳐나와, 부모님의 방문을 두드리러 갔다.침실 안, 막 옷을 벗어 던진 박시준과 진아연은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아들의 울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얼어붙었다.두 사람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눈빛은 착잡하고 복잡한 감정으로 흐릿해졌다."지성이가 왜 우는 거지?" 박시준이 이렇게 말했을 땐, 그는 이미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워 입은 뒤였다."저렇게 심하게 우는 걸 보니, 라엘이와 싸운 게 분명해요." 진아연은 이불을 끌어 올리며 자리에 누웠다. "당신이 가서 달래줘요, 난 좀 누워있을래요.""기다려,
몇 분 후, 진아연의 얼굴이 경악스럽고 믿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그녀는 곧바로 추정호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시죠, 진 대표님?" 추정호는 그녀의 전화를 받고 조금 놀란 듯했다. "식사는 하셨어요?""추 부대표님, 방금 부대표님께서 보내신 계획서를 확인했어요. 모델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셨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모델을 섭외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문제는 그 모델이 왜 반드시 김세연 씨여야만 하느냐는 거죠. 세연 씨가 저와 아는 사이라는 걸 모르시나요? 우리가 세연 씨에게 부탁하면, 세연 씨는 분명 계약금을 받으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몇 년 전, 진명 그룹에 한 위기가 닥쳤을 때, 김세연은 그녀를 돕기 위해 활동을 재개하여 진명 그룹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그는 진명 그룹의 드론을 위한 곡을 썼을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 제품 영상을 올리기까지 했었다.훗날 진명 그룹이 김세연과 모델 계약을 체결하려 하자, 당시 김세연은 끝끝내 계약금을 받기를 거부했다.진아연 그의 상품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냥 그렇게 그에게 모델을 부탁할 수는 없었다."진 대표님, 대표님께서 김세연 씨와 친분이 있으시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두 분이 가까운 사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현재 김세연 씨의 인기와 영향력은 어느 아이돌 스타들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김세연 씨가 우리의 모델이 되어주기만 한다면, 우리의 매출은 분명히 두 배로 뛸 겁니다. 어쩌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고요." 추정호는 이번 일을 전적으로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었다.진아연은 추정호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마음속에 들어앉은 장애물을 넘을 수가 없었다."업계에서 우리 제품의 영향력은 연예계에서 김세연 씨의 영향력과 비슷합니다. 김세연 씨가 아니면, 또 누구를 모델로 쓸 수 있겠습니까?" 추정호가 그녀에게 물었다.진아연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며 대답했다: "추 부대표님, 그렇게까지 저희 제품을 추켜세우실 필요 없어요. 거
"네." 전화를 끊자, 진아연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휴대폰 배터리가 20%밖에 남아 않아, 그녀는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충전 케이블을 찾아 휴대폰을 충전했다.충전을 마친 후, 그녀는 방에서 나왔다.별장 안은 매우 조용했다. 그녀는 딸의 방을 지나가다가, 방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라엘이가 작은 인기척을 듣자마자 고개를 돌렸다.엄마를 보자마자 라엘이가 방금 일어난 일을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제가 동생을 울렸어요. 동생이 자꾸 놀아달라며 시끄럽게 했거든요."진아연이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도 알고 있어. 엄만 널 탓할 생각도 없단다.""엄마가 저를 탓하지 않을 거라는 건 저도 물론 알고 있어요." 라엘이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동생 말로는, 엄마가 아빠랑 방 안에서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던데, 무슨 이야기를 했어요?"진아연이 입술을 오므리고는 몇 초 동안 당황하더니, 이내 목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곧 구정이잖아. 우리가 B국으로 가서 오빠와 함께 모이는 것이 좋을지, 오빠에게 결석계를 내고 돌아오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아빠와 상의했어. 우리가 구정일 때 오빠는 휴일이 아니잖아.""아... 그런 거였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데 문은 왜 닫으셨어요? 동생은 엄마, 아빠가 문을 닫으셔서 저한테 왔다고 했거든요."진아연이 머리를 긁적였다: "아까 엄마, 아빠가 조금 다투었거든. 아빠는 우리가 B국으로 가자고 하셨는데, 엄마 생각엔 너무 번거로울 것 같았어. 지성이는 아직 어리고, 멀리 가 본 적이 거의 없잖아. 엄마 생각엔 오빠가 결석계를 내고 돌아오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 그런데 아빠 말씀으로는, 너희 오빤 지난번에도 결석계를 내고 왔으니, 계속 오빠에게 결석계를 내게 하면 오빠 공부에 지장이 될 것 같으시대...""아... 그런데 이게 싸울 일이에요?" 라엘이가 아리송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 때문에 두 분이 집에서 다투시는 건 조금 바보 같지 않아요? 그냥 오빠 생각은 어떤지 오빠한테 물어보면 되잖아요
"무슨 일인데?" 박시준이 옷을 벗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부대표가 세연 씨를 우리 회사 제품의 모델로 섭외하고 싶대요. 세연 씨의 인지도가 마음에 드나 봐요. 세연 씨를 모델로 섭외하면, 우리 매출이 크게 성장할 거래요." 진아연이 고민 중이던 문제를 말했다.박시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데?""내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당신은 나를 몰라요?" 진아연이 한숨 쉬며 말했다. "내가 세연 씨를 찾아가면, 세연 씨는 분명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난 조금 부탁하기가 어려워요. 세연 씨는 분명 정상적인 금액의 모델 계약금을 받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 이러면 내가 세연 씨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정 그렇게 걱정되면, 부대표의 계획서를 반려하면 되잖아." 박시준은 전적으로 그녀의 생각을 지지했다. "인기 있는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되지.""그렇지만 부대표가 고른 건 세연 씨예요. 세연 씨의 인기가 다른 연예인들보다 많은 것 같대요.""그건 두 사람의 편견이야. 두 사람은 세연 씨가 우주 제일 대스타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까?" 박시준이 반문했다. "세상에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데. 모든 연예인의 팬들은 자기 아이돌이 연예계에서 제일 잘나간다고 생각할걸.""당신 말도 일리가 있네요." 진아연이 수줍은 듯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나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그건 당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박시준은 진아연이 아니기에, 그녀의 가설에 따라 대답할 수 없었다."그냥 한번 그렇게 가정해 볼 수는 없어요?" 진아연이 그를 노려보았다.박시준: "가정이야 할 수 있지. 그런데 내가 당신이라면, 난 다른 문제를 더 생각할 거야.""무슨 문제요?""내가 당신이었다면, 누구를 남편으로 택했을까?" 박시준이 자기 생각을 꺼내놓았다.진아연은 어처구니가 없었다."됐어요. 더는 당신한테 묻지 않을래요. 세연 씨와 관련된 일이라면, 당신은 항상 이상해져요.""당신이 저번에 세연 씨